담배권 불허가 점포 50m 내 출점 제한 규약
이마트24 협약 무시하고 두 달째 영업 중?
국민청원 “편의점 출점에 혼란 주는 행위”
편의점주협 “피해 사례 모아 기자회견 열 것”

이마트24가 ‘편의점 자율규약’을 어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시사포커스DB
이마트24가 ‘편의점 자율규약’을 어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임현지 기자] 이마트24가 편의점 과잉출점을 제한하기 위해 마련된 ‘편의점 자율규약’을 어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자율규약에는 담배소매권 없이는 인근 편의점 50m 내에 출점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에 해당 매장을 철수할 것을 촉구하는 국민청원도 게시됐다. 한국편의점주협의회는 이마트24에 항의하기 위한 집회를 열 계획이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편의점협회 회원사로서 이마트24가 협회의 자율규약을 지키도록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게시됐다. 내달 9일 마감되는 이 게시물은 이날 오후 3시 기준 374명의 동의를 얻었다. 

편의점 자율규약에 따르면 출점 예정지 인근에 경쟁사 편의점이 있을 경우 주변 상권과 특성, 담배소매인 지정거리 기준을 종합해 출점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경기도의 경우 소매인영업소간 거리 50m 미만으로는 출점이 제한된다. 이는 편의점 과밀화 해소와 점주 경영여건 개선을 위해 마련됐다. 

이마트24를 비롯한 GS25, CU, 세븐일레븐 등 각 편의점 본사들은 자율규약에 서명함으로써 이를 지키기로 했다. 그러나 해당 협약은 말 그대로 자율규약인 만큼 강제성 및 법적 구속력은 없다. 

이마트24가 ‘편의점 자율규약’을 어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편의점협회 회원사로서 이마트24가 협회의 자율규약을 지키도록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도 게시됐다. ⓒ국민청원 홈페이지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편의점협회 회원사로서 이마트24가 협회의 자율규약을 지키도록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도 게시됐다. ⓒ국민청원 홈페이지

청원인에 따르면 경기도 고양시 일산 동구에 위치한 한 이마트24 점포는 인근 점포와 49.45m 떨어져 있어 담배소매권 지정 신청 불허가가 확정됐다. 그러나 해당 점포는 시설 집기를 철수하지 않고 두 달째 영업을 지속하고 있다. 

청원인은 “법적 구속력이 없다 해도 이를 준수하지 않는 것은 곧 지자체의 조례를 지키지 않는 것이자 각 회원사를 무시하는 행위”라며 “영업 행태를 시정하지 않는다면 자율규약은 무의미해지고 향후 타 브랜드 간 편의점출점에 있어서 혼란스러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자율규약 협약을 무시한 채 담배소매권이 불허가가 났음에도 기존 점포 바로 앞에서 영업을 계속하고 있는 것은 국가의 행정이념에 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원인은 자율규약 심의위원회에 심의 신청을 하고 GS25와 세븐일레븐 등 4개 회원사의 담당자를 만나 점포 철수를 촉구했다. 

하지만 해당 이마트24 점주는 행정소송을 해 담배소매권을 획득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출점을 위해 거리를 쟀을 때와 구청 공무원이 쟀을 때의 거리에 차이가 있어, 담배소매권을 허가 받지 못한 것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고 구청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마트24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경영주는 담배권이 나오지 않은 것에 대해 정확한 확인을 받고자 행정소송을 준비 중”이라며 “자율규약 위반인지 아닌지는 소송 결과를 보고 판단해야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편의점주협의회는 청원인에게 공감한다는 뜻을 밝히고 기자회견을 예고했다. 이마트24가 행정소송을 벌이며 시간끌기를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심의위원회에서 철수하라고 권고해도 사실상 강제성이 없어 담배 없이도 운영이 가능하다. 이에 협의회는 이마트24 본사 대표에게도 관련 내용증명을 보내놓았으며 집회 등을 통해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편의점주협의회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담배소매권 허가 여부와 상관없이 각 지자체 담배 거리에 준해서 출점해야하며 경기도의 경우 50m가 기준”이라며 “비슷한 사례를 수집하고 피해자와 함께 집회 및 기자회견 등을 열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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