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이사회서 사임 결정
계열사 10곳 중 5곳 이사직 내려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이 롯데문화재단 이사장직에서 물러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롯데지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이 롯데문화재단 이사장직에서 물러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롯데지주

[시사포커스 / 임현지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롯데문화재단 이사장직에서 물러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한 유죄 판결에 의해 재단법인 임원으로서의 결격사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 회장은 지난해 말 롯데문화재단 이사장직을 사임했다. 초대 재단 이사회 위원이자 4·15 총선에서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을 역임한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새 이사장을 맡게 됐다.

앞서 신 회장은 지난 2015년 당시 친형인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와의 경영권 분쟁을 겪으며 악화한 여론을 돌리기 위한 사회공헌 일환으로 사재 100억 원을 출연해 롯데문화재단을 설립했다. 롯데그룹 공익법인이 주로 장학과 사회복지 사업 위주인 반면, 롯데문화재단은 그룹의 첫 문화예술 중심 사업이었다.

업계에서는 신 회장이 공익법인설립운영에관한법률상 임원직을 수행할 수 없어 이사장직을 물러난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법상 금고 이상의 형을 받고 집행이 종료되거나 집행을 받지 않기로 확정된 후 3년이 지나지 않은 자는 공익법인의 임원이 될 수 없다. 

신 회장은 지난해 10월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의 대법원 확정 판결을 받았다. 이후 롯데문화재단과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호텔롯데, 롯데건설 등 롯데 계열사 5곳의 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이에 롯데 계열사 10곳의 이사직 중 롯데지주와 롯데캐미칼, 롯데제과, 에프알엘코리아(유니클로), 캐논코리아비즈니스솔루션 등 5곳의 이사직을 유지하게 됐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롯데문화재단 사임은 지난해 말 열린 이사회에서 결정된 것”이라며 “롯데쇼핑 등 다른 계열사를 사임하면서 같이 진행됐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8일부터 출근을 재개한 신 회장은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해 빠른 실행력과 신 성장 동력 마련에 나설 것을 임원들에게 지시했다. 귀국 후 첫 주말인 지난 23일에는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몰을 깜짝 방문해 몰과 롯데월드 어드벤처와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등 사업장을 살폈다. 포스트 코로나 전략을 위해 직접 현장 경영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신 회장은 지난 임원회의에서 “코로나19가 종식돼도 기존 생활로는 돌아갈 수 없을 것이며 완전히 새로운 시장 법칙과 게임의 룰이 자리 잡게 될 것”이라며 “향후 예상되는 트렌드 변화와 우리 사업의 성장성을 면밀히 분석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미래 성장이 가능한 분야에 대한 투자를 집중적으로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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