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국에 소비·유통 ‘뚝’
확진자 발생에 유동인구 ‘뚝’

[시사포커스 / 오훈 기자] 25일 오후 금요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사포커스 / 오훈 기자] 지난 22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서울 주요 상권을 무너뜨리고 있다. 서울에서 유동인구가 많은 곳으로 꼽혔던 홍대와 이태원, 경리단길은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 찾는 이들이 줄어들었고, 코로나19 확진자가 방문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더욱 말라가기 시작했다.

지난 22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이태원 인근 경리단길은 점심시간임에도 손님을 찾기 어려웠다. 평소 외국인과 젊은이들로 북적거렸던 곳이지만 지난달 말~이달 초 있었던 황금연휴 기간에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발한 이후 사람들이 발길이 뚝 끊겼다. 22일 낮 12시 기준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는 총 215명으로,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서만 194명이 발생했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 9일 서울시내 클럽·감성주점·콜라텍·룸살롱 같은 모든 유흥시설에 무기한 집합 금지명령을 발령했다. 유흥업소가 서울시의 집합금지 명령을 무시하고 영업을 할 경우 업주와 방문자는 고발조치 된다. 서울시는 또 집합금지 명령을 위반하고 영업을 하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을 경우 구상권도 청구한다는 방침이다.

이로 인해 클럽과 관련 없는 주변 일반 상인들도 큰 피해를 입게 됐다. 유흥업소가 문들 닫으면서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줄어들었고, 자연스레 일반 상점을 방문하는 사람도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임대문의 현수막이 걸려있는 상점도 눈에 띄게 늘어났다.

최근 몇 년 사이 급격히 진행된 젠트리피케이션 때문도 있지만, 다시 시작해보려는 경리단길 상인들의 의지마저 코로나19가 꺾어버린 것이다. “바닥인 줄 알았는데 지하가 있었다”는 어느 상인의 말을 실감했다.

[시사포커스 / 오훈 기자] 25일 오후 금요일 서울 마포구 홍대 일대 거리에는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사포커스 / 오훈 기자] 지난 22일 서울 마포구 홍대 일대 거리에는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울 마포구 서교동 홍대 인근 거리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홍대 술집의 경우 이태원 클럽발 확진자와 같은 노래방을 이용한 사람이 방문하면서 코로나19가 전파됐고, 신촌 술집에서는 이태원 클럽을 다녀온 외국인 3명이 다녀간 뒤 확진자가 줄줄이 나왔다.

가뜩이나 인근 대학교들이 문을 열지 않아 유동인구가 줄어들었는데, 확진자까지 발생하면서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해가 지고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전날 밤 홍대 거리는 이런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삭막했다. 사람들을 피해서 길을 걸어가야 했던 이곳은 뜀박질을 해도 사람과 부딪칠 일이 없었다.

홍대에서 작은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손님이 너무 없어서 상인들끼리 서로 팔아주고 있다”며 “학교가 개학을 안 해서 가뜩이나 손님이 줄었는데 코로나 확진자까지 나오면서 하루에 몇 만원 벌기도 어려워졌다”고 토로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정훈 연구위원은 “소비 심리가 위축돼있고 긴급재난지원금도 식재료 등 주로 생필품 구입에 사용될 것으로 보여 업종 전반의 매출 정상화는 당분간 쉽지 않다”며 “특히 여행, 항공, 숙박, 레저, 유흥업은 올해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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