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점포 200여 개 폐점…절반 연내 실행
백화점·할인점 등 전체 직원 수 400여 명 감소
신동빈 ‘변화에 민첩한 대응·빠른 실행력’ 강조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전경.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롯데쇼핑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전경.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롯데쇼핑

[시사포커스 / 임현지 기자] 롯데쇼핑의 오프라인 점포 구조조정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오프라인 700여 개 점포 중 30%에 달하는 200여 개 점포를 폐점하는 강도 높은 ‘다운사이징(Downsizing)’ 전략을 발표했는데, 이중 절반이 연내 진행될 예정이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최근 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연 콘퍼런스 콜에서 연내 백화점 5개, 할인점 16개, 슈퍼 75개, 롭스 25개 등 121개점을 정리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할인점의 경우 당초 15개 점포가 폐점될 것으로 알려졌으나 1곳 더 늘었다. 

업계에서는 점포가 모두 정리되는 시점을 길게는 5년 정도로 바라봤지만 대폭 단축될 것으로 점쳐진다. 오는 6월에만 롯데마트 3곳이 문을 닫기로 해 현재 고별 행사 중이다. 해당 매장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기존 점포에서 40km 내외까지 떨어진 점포로 뿔뿔이 흩어지고 있다.

본격적인 오프라인 폐점 소식에 인력 감축 우려도 발생한다. 롯데쇼핑 측은 ‘인력 감축은 아니다’라고 못을 박았지만 전 분기 대비 직원 수는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내 롯데쇼핑 보고서를 살펴보면 지난 12월 말 대비 올해 1분기 직원 수는 축소됐다. 백화점과 할인점 등을 포함한 직원 현황은 2019년 12월 31일 기준 2만5298명이었으나, 지난 3월 31일 기준 2만4761명으로 537명이 줄었다. 3개월 만에 500여 명이 롯데 점포를 떠났다. 단시간 근로자 및 기간제 근로자는 총 193명이 줄었다.

롯데마트 노조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어느 곳이 폐점 점포가 될지 직원들은 미리 알지 못 한다”며 “인력 감축이 없을 것이라고 회사는 말하지만 노조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폐점 점포 직원 일부는 너무 먼 거리에 배치돼 자진 퇴사하는 경우도 있었다는 게 노조 측 설명이다. 

이처럼 감원이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점포 구조조정 사이클엔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두 달간의 일본 체류를 마치고 국내로 복귀하면서 본격적인 ‘포스트 코로나’ 대비에 나서면서다. 신 회장은 지난 19일 열린 임원회의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사회·경제·문화적 변화에 맞춰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사업 발굴”을 지시했다.

신 회장은 “변화에 대한 민첩한 대응, 고정관념을 깨는 사고의 전환, 빠른 실행력을 통해 임직원 모두 미래 성장을 위한 준비를 철저히 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롯데는 미래 먹거리 중 하나인 온라인과 이커머스 사업에 집중하기로 방향을 틀었다.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은 지난 20일 충북 진천에 위치한 롯데글로벌로지스 물류 센터 건립 현장을 직접 방문하고 공사현장을 살피기도 했다. 최근 출범한 ‘롯데ON’이 바로배송, 선물배송 등 총 4가지에 달하는 배송 서비스를 펼치면서 온라인 사업에 집중도를 높이는 분위기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유통 대기업들이 오프라인 사업을 접고 이커머스 시장으로 진출하는 것은 당연한 추세”라며 “온라인 사업이 확장되며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겠지만, 그에 앞서 점포 축소에 따른 대규모 인력 감축이 먼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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