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직원 “그만 괴롭혀라” 유서 남기고 극단 적 선택
시민단체 오리온 회장 서울남부지검에 고발 “묵인·방조해”
오리온 “노동부 조사 중…결과 따라 엄격 조치 할 것”

오리온 익산 공장에서 일하던 20대 직원이 직장 내 괴롭힘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과 관련, 오리온이 고용노동부 조사 결과에 따라 책임져야 할 부분이 있다면 책임을 감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은 고인이 작성한 유서. ⓒ뉴시스
오리온 익산 공장에서 일하던 20대 직원이 직장 내 괴롭힘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과 관련, 오리온이 고용노동부 조사 결과에 따라 책임져야 할 부분이 있다면 책임을 감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은 고인이 작성한 유서. ⓒ뉴시스

[시사포커스 / 임현지 기자] 오리온 익산 공장에서 일하던 20대 직원이 직장 내 괴롭힘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과 관련, 오리온이 고용노동부 조사 결과에 따라 책임져야 할 부분이 있다면 감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리온은 21일 입장문을 내고 “먼저 고인과 유가족분들께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한다”며 “회사와 전 임직원은 이번 사건에 관해 큰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운을 뗐다. 

앞서 오리온 익산공장 청년 노동자 추모와 진상 규명을 위한 시민사회모임(이하 시민사회모임)에 따르면, 지난 3월 17일 오리온 익산공장에서 근무해 왔던 서 모(향년 22세)씨는 사망 전 직장 내 괴롭힘 등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사회모임은 “서 씨는 ‘그만 괴롭혀라’라는 유서를 남기고 목숨을 던졌다”며 “고인은 생전 사내 유언비어와 부서 이동 등으로 괴로움을 호소했고 남성 상급자들로부터 성희롱도 당했다”고 주장했다.

고인이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유서에는 ‘오리온이 너무 싫어’, ‘돈이 뭐라고’, ‘초라하다 내 자신이’ 등의 비관적인 내용이 담겨있었다. 또 상급자의 실명과 직책이 거론한 후 ‘그만 괴롭혀라’ 등의 내용도 담겨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오리온은 해당 사건을 노조에서 조사한 결과 직장 내 괴롭힘이나 부당 업무 지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답변을 내놨다. 이에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을 직장 내 괴롭힘을 묵인·방조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했다.

오리온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이 사건과 관련해서 두 차례에 걸친 경찰 조사가 있었으며 고인의 자살 동기와 회사는 직접적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회사 내부 조사에서도 공장 내 일부 경직된 조직 문화는 문제가 있으나 극단적 선택의 동기는 회사 외 다른 데 있는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고용노동부의 조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결과에 따라 회사가 책임져야 할 부분이 있다면 어떠한 책임도 감수하고 문제가 된 임직원이 있다면 법과 규정에 따라 엄격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추가로 제기된 2018년 10월 성희롱 사건은 지금부터 1년 7개월 전의 일로 당시 회사는 이에 대해 인지하지 못한 건”이라며 “현재 조사 및 징계를 위한 절차가 진행되고 있으며 조사 결과와 내용을 유족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오리온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을 더욱 철저히 준수하고 이를 실천해나갈 것을 약속했다. 이번 일로 공장 내 일부 경직된 조직 문화가 존재함을 발견해, 향후 지속적 교육과 지도를 통해 개혁해 나가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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