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이사 후보자에 김옥찬 전 KB금융지주 사장 결정
이사회 단독 후보 결정·공모일 변칙 연장에 ‘잡음’

홈앤쇼핑은 이사회를 개최하고 대표이사 후보자로 김옥찬 전 KB금융지주 사장(왼쪽)을 결정했다. 주총 및 이사회를 거쳐 대표이사로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홈앤쇼핑
홈앤쇼핑은 이사회를 개최하고 대표이사 후보자로 김옥찬 전 KB금융지주 사장(왼쪽)을 결정했다. 주총 및 이사회를 거쳐 대표이사로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홈앤쇼핑

[시사포커스 / 임현지 기자] 중소기업 제품 판로 확대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공영 쇼핑 채널 ‘홈앤쇼핑’ 대표이사 후보자로 금융인 출신 김옥찬 전 KB금융지주 사장이 결정됐다. 사회공헌 명목으로 마련한 기부금 일부를 여권 고위 인사에게 뇌물로 건넸다는 의혹으로 최종삼 전 대표가 불명예 퇴진한지 6개월 만이다.

그러나 이번에 결정된 김 후보에 대해 ‘낙하산 인사’라는 잡음이 발생하고 있다. 차기 대표 선출 과정이 비공개로 실시된 것을 비롯해 후보자 지원 마감 기한을 주주사에 통보도 하지 않고 3일 연장해 김 후보자를 밀어줬다는 의혹이 나오면서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홈앤쇼핑은 이날 2020년 제5차 이사회를 개최하고 대표이사 후보자로 김옥찬 전 KB금융지주 사장을 결정했다. 홈앤쇼핑은 당사에 필요한 리더십인 ‘지속 가능성’, ‘혁신과 성장’과 함께 고객 관리능력, 협력업체 관리능력 등을 중요하게 고려해 후보자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모 방식은 기존 방식과 달리 주요 주주인 중소기업중앙회, 농협경제지주, 중소기업유통센터, IBK기업은행 등 4곳을 중심으로 한 비공개 방식을 택했다. 마감시한에 임박해서 후보 추천 공문을 띄운 터라 중기중앙회와 농협만 후보를 추천했다. 중기중앙회는 김 전 사장을, 농협은 하준 전 현대그룹 전무를 추천했다.

위원장 3인의 사외이사로 구성된 대표이사추천위원회는 사전회의와 추천위원회를 여러 차례 개최하고 서류 전형과 면접을 거쳐 이같이 결정했다. 김 후보자는 서울보증보험 사장을 비롯해 KB금융지주 사장과 KB국민은행장 직무대행을 역임한 금융인 출신이다.

홈앤쇼핑 대표이사추천위원회는 “경영리스크 해소를 위해서는 회사의 안정에 필요한 역량과 경륜을, 시장 침체에서 탈피하기 위해서는 회사의 성장에 필요한 계획과 전략을 기준으로 후보자를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소액주주와 협력사들 사이에서는 주요 주주에만 추천권을 부여해 후보 검증이 미흡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최종삼 전 대표가 기부금 유용으로 지난해 경찰 수사를 받아 퇴진했던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강남훈 전 대표 역시 지난 2018년 채용 비리 논란으로 대표 이사직에서 물러난 바 있다. 이에 투명하고 공정한 대표 선출 과정이 요구됐다. 

일각에서는 유통과 방송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한 시점에 정통 금융맨인 김 전 사장이 대표로 선임된 것에 대해서도 의문을 품고 있다. 앞서 김 후보자는 2014년 SGI서울보증보험 사장으로 취임할 당시에도 ‘보증업무를 모르는 이가 선임됐다’며 노조의 반발을 산 바 있다.

대표 선임과 관련해 신뢰도가 떨어진 가장 큰 요인은 바로 후보 접수 과정에서 지원서 마감 시한을 3일 연장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시사저널은 지난 18일 홈앤쇼핑이 지원서를 작성하지 못한 특정 후보를 위해 변칙적으로 일정을 변경했다는 취지의 보도를 했다. 해당 매체에 따르면 지원자 마감일은 4월 26일 오후 6시였으나, 주주사에 공식 통보도 없이 27일로 사흘 연장됐다. 

그러나 홈앤쇼핑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마감 기간을 3일 연장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김 후보자는 향후 주주총회와 이사회 등을 거친 뒤에 대표이사로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홈앤쇼핑이 TV홈쇼핑 시장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적합한 대표이사 후보를 추천하기로 의결해온 만큼, 대표 선임 이후에는 점유율 확보 및 새로운 홈앤쇼핑 구축을 위한 방안 마련에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 

한편, 2011년 설립된 홈앤쇼핑은 TV방송 판매 상품 80% 이상을 중소기업 상품으로 구성한 중소기업 전용 홈쇼핑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4074억 원, 영업이익은 409억 원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실적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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