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시중은행들이 부동산 매각을 통해 현금 확보에 나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한 경기 침체와 영업점 통폐합 등으로 인해 부동산을 매각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가장 많은 26곳을 매물로 내놨다. 서울 중구 을지로4가점을 포함해 서울과 부산, 대구 등의 유휴 영업점을 처분하려는 것이다. 최저입찰가 기준 매각가는 총 1262억5900만원에 달한다.

KB국민은행도 서울, 부산, 대전 등 351억원 규모의 상가 9곳의 매각을 진행 중이다. 서울 노원구 옛 상계지점 건물은 최저입찰가 159억8600만원, 대전 원동 지점 47억원, 서울 북아현동 지점 36억원으로 설정된 상태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충북 진천연수원 부지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2011년 진천군 광혜원면에 연간 10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전국 최대 규모 연수원을 짓겠다는 투자협약을 했다. 당시 신한은행은 2015년까지 3180억원을 들여 31만㎡부지에 8만5000㎡규모의 연수원을 짓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지난해 사업 백지화를 선언하며 부지 매각에 착수한 것이다. 매각가는 약 5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은행들이 이달에만 1600억원이 넘는 부동산을 매각하려는 이유로 비대면 거래 활성화로 인한 방문객 감소, 재택근무 및 디지털화로 인한 점포 통폐합의 가속화 등이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오프라인 은행을 찾는 고객은 급격히 줄어들었다. 이에 인근에 영업점이 있거나 수익성이 낮은 점포를 내놓는 것이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 역시 코로나19의 영향 아래에 있기 때문에 매각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의 이번 매물들은 적게는 1번, 많게는 13번의 유찰 경험이 있고, KB국민은행의 매물들도 아직 유찰되지 않은 매물 4건을 제외하면 1번에서 12번의 유찰 경험이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언택트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영업점 통폐합이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며 “코로나의 영향이 없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코로나 때문에 부동산을 매각한다는 것은 과장된 표현”이라고 밝혔다.

◇ 하나은행이 내놓은 부동산 매물 (PC버전에서 최적화)

◇ KB국민은행이 내놓은 부동산 매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