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형제들, ‘딜리타워’ 시범 서비스 진행
빌딩 내 입점 가게 로봇이 사무실 자리까지
야외 자율주행 로봇 개발도…커넥터 ‘움찔’

우아한형제들은 실내 자율주행 배달로봇 ‘딜리타워’의 시범 서비스 진행한다. ⓒ우아한형제들
우아한형제들은 실내 자율주행 배달로봇 ‘딜리타워’의 시범 서비스 진행한다. ⓒ우아한형제들

[시사포커스 / 임현지 기자] “미국의 경우 일자리 47%가 기계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은데 제조업이나 단순 사무직뿐 아니라 물류나 서비스업 등도 자동화 영향을 받는다. 말이 더는 운송이나 농업에 활용되지 않는 것처럼, 미래에 기술로 인해 인간이 필요 없게 되는 순간이 올 수도 있다”

일자리전망 전문가로 꼽히는 칼 프레이 영국 옥스퍼드대 마틴스쿨 교수는 지난 2017년 세계경제연구원이 주최한 강연에서 ‘4차 산업혁명이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이같이 진단했다. 그는 단순 사무직과 같은 중간 난이도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저숙련·저부가 일자리와 고숙련·고부가 일자리로 양극화가 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유통업계 전반에도 자동화가 급격히 진전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자연스럽게 ‘비대면 사회’로 변화하면서 그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점쳐진다.

우아한형제들은 18일 실내 자율주행 배달로봇 ‘딜리타워’의 시범 서비스 진행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딜리타워는 엘리베이터에와 연동돼 스스로 호출하고 타고 내릴 수 있다. 사전 입력된 여러 이동경로를 활용해 주문자가 있는 곳까지 음식이나 물품을 배달하는 로봇이다. 

이번 시범 서비스는 임직원이 사내 카페 음료나 간식을 주문하면 딜리타워가 각 층 사무실과 회의실로 배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딜리타워는 카페 주문접수 시스템을 비롯해 자동문, 엘리베이터와 연동 돼 있어 주문자가 있는 층으로 스스로 이동한다. 주문자는 자신의 휴대전화번호를 로봇 스크린에 입력해 적재함을 열고 음식을 수령할 수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딜리타워를 오피스, 호텔, 공동주택 등으로 빠르게 상용화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비대면 주문, 배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로봇 도입을 희망하는 곳이 30여 곳에 이를 정도로 실내 배달로봇 딜리타워에 대한 문의도 증가하고 있다.

배달소요 시간도 단축시킬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실제 중국의 한 배달앱의 경우 실내 배달로봇을 도입해 라이더가 배달하는 시간을 건당 10~15분을 단축했다. 전체 배달시간으로는 30%가 줄어들었다. 우아한형제들은 딜리타워를 1층에 배치하면 라이더가 건물 진입 및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해 기다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어 더 많은 배달을 수행할 수 있는 만큼, 라이더에게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로봇 상용화가 일자리에 위협을 끼칠 것이라고 우려하는 시각도 있었다. 우아한형제들이 딜리로봇 외에 야외에서 배달을 하는 자율주행 배달로봇 서비스 ‘딜리드라이브’를 개발 중에 있기 때문. 이륜차를 이용해 배달하는 라이더와 도보·자전거·전동킥보드 등을 통해 근거리를 배달하는 배민커넥터들의 일거리가 줄어들 수 있다는 의견이다. 

배민 커넥터 A씨는 “실내든 실외든 로봇이 상용화 된다면 큰 건물들이 모여 있는 오피스 상권이나 아파트 상권 배달 일자리는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라이더유니온 관계자는 “본격적으로 상용화되는 추세가 아니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논의한 바는 없지만 상용화된다면 커넥터들에게 어느 정도 영향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이 같은 우려를 일축했다. 로봇을 둘러싼 더 많은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로봇의 개발로 엘리베이터 대기 등 라이더들의 불편 사항을 개선, 오히려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배달앱이 생기면서 라이더라는 새로운 일자리가 생겼듯 부가적으로 발생하는 새로운 일자리가 더 많을 것”이라며 “6~7년 전만 해도 70여명에 불과했던 우아한형제들 직원 역시 현재 1000명이 넘는 것처럼 다른 일자리가 더 많이 생길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자율주행 배달로봇은 법률적인 문제 등 해결할 과제가 많아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의견에 힘을 보태는 전망도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은 ‘직업의 미래 2018’ 보고서를 통해 로봇이 2022년까지 7500만개의 일자리를 사라지게 하는 한편, 1억3300만개의 인간 일자리를 새롭게 창출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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