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항공업 전체 손실의 50.8% 최악
대한항공, 566억 원 영업손실에도 박수...조원태 회장 직원에 편지 "여러분들 덕"
LCC 정부지원금으로 일단 버티기..."적시 지원 중요"

ⓒ인천공항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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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국내 대형항공사(FSC) 2곳과 저비용항공사(LCC) 4곳의 1분기 실적이 영업손실 4236억 원, 순손실 1조5000억 원대의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전세계적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한 2분기 적자폭은 더 커질 전망이고 실적 회복도 완만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어서 암울하다. 항공업계의 화두는 실적 회복 보다는 '버티기'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아시아나 최악실적, 인수에 걸림돌 되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가장 큰 적자폭을 보인 곳은 아시아나항공이다. 항공사 6곳 1분기 영업손실액의 50.8%에 해당하는 영업손실 2082억 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은 5490억 원을 기록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악화 원인에 대해 2월부터 급감한 수요로 국제선 운항편수가 기존 계획대비 8%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 적자폭이 커지면서 HDC현대산업개발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해외에서의 기업결합심사 승인이 난 후 인수 절차를 진행한다고 밝히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 단기간 실적회복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에 따라 망설이고 있다는 것. 또 아시아나항공에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투입한 돈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 모두 HDC현대산업개발 몫이 되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포기하면 계약금인 2500억 원을 손해를 보게 되지만 인수시 채권단이나 영업가치 하락 등 짊어져야 할 짐이 더 많아진다.

■500억 원 대 영업손실, 박수 받는 대한항공

대한항공은 1분기에 566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업계에서는 전사가 노력한 위기관리 능력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여객수요 감소에 따른 실적악화를 임원 임금반납, 무급휴직, 화물실적 개선 등으로 당초 2000억 원 대 손실 예상치를 대폭 축소한 실적을 보였다.

대항항공은 모든 임원이 최대 50% 급여를 반납했고 운휴노선 확대에 따른 휴직 등으로 적자폭을 최소화 했다고. 여객사업에서 전노선 수요 급감으로 전년대비 수송실적이 29.5%감소했고 화물사업은 화물기 가동 확대 및 화물 적재율 개선으로 전년대비 수송실적이 3.1% 증가했다.

이에 조원태 한진그룹회장은 18일 임직원에게 편지를 보내 감사를 표했다. 조회장은 편지를 통해 "시장이 우려했던 것보다 선방한 실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자신의 입장과 목소리를 내세우기 보다는 회사의 어려운 상황을 십분 이해하며, 저마다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양보와 희생을 통해 위기 극복에 기꺼이 동참한 임직원 여러분 들 덕분"이라면서 "여러분의 소중한 헌신과 희생이 결코 헛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며 삶의 터전이자 땀과 열정이 서려있는 모든 사업장을 함께 지키면서 이번 위기를 극복하고, 대한항공의 정상화를 추진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위기의 LCC, 출구있나?...우선 정부 지원으로 버티기

저비용항공사(LCC)중 제주항공이 영업손실 638억원, 당기순손실 995억원, 에어부산은 영업손실 385억원, 당기순손실 618억원, 진에어는 영업손실 313억원, 당기순손실 458억원, 티웨이항공은 영업손실 220억원, 당기순손실 343억원의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일본 불매운동부터 시작된 장기 침체가 코로나19를 만나 극대화 되고 있다. 특히 국내 수요도 완전히 얼어붙으면서 도무지 출구가 없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LCC 업계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수익은 국제선에서 발생이 많이 되지만 국내수요도 얼어붙어서 버티기도 힘든 상황이다. 정부의 유동성 지원 계획 발표를 환영하고 보다 적시에 지원 될 수 있도록 시기를 앞당길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산은은 LCC에 지원키로한 3000억 원 대 금융지원이 이달 내로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국토부의 적극적인 지원 의지와 달리 산은 등은 그동안 담보능력이 떨어지고 재무구조가 안정적이지 못해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18일 금융권 및 항공업계에 따르면 LCC 5곳에 총 1400억 원 가량이 지원된 상태다. 지난 3월 아시아나항공을 통해 에어서울과 에어부산에 각 200억 원, 300억 원을, 티웨이항공에 60억 원을 지원했다. 지난달 30일까지 제주항공에 400억 원, 진에어에 300억 원의 운영자금 지원했고 에어부산은 아시아나 항공을 통해 에어부산에 대한 280억 원 추가지원을 앞두고 있다.

이스타항공 인수자금으로 제주항공에 1000억 원, 티웨이 항공에 추가지원 등이 남아 있다.

LCC 추가지원은 다음달 지원 될 기간산업안정기금에서 다뤄진다. 일자리 지키기를 우선하는 국토부의 LCC 지원의지가 확고한 만큼 신청시 추가 지원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그렇지만 LCC측의 의지가 중요하다.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조건은 고용 총량 90% 유지, 기업 정상화 이익 공유, 이익 배당·자사주 취득 제한 등을 이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회복시기가 불확실하고 속도도 더딜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일단 버티면서 상황이 좋아지길 기대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18일 한국항공협회가 운영하는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항공 여객 수는 135만3747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 1014만3008명에 비해 86.7% 감소했다. 4월 항공 여객 수는 통계가 작성된 1997년 이래 가장 적다. 해외에서 코로나19 확산이 심화되고 국내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창이었던 탓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2분기 항공사 실적은 더 낙폭이 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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