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6월 양주점 등 3곳 폐점
‘집 가까운 곳’ 재배치하겠다던 마트
출근 2시간 반 걸리는 김포한강점으로

폐점을 앞둔 롯데마트 양주점 근로자들이 당초 가까운 점포에 배치할 것이라는 롯데마트 측 설명과 달리, 대중교통 이용 시 최대 2시간 30분이 소요되는 먼 점포에 배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롯데마트 양주점. ⓒ롯데마트 양주점 홈페이지
폐점을 앞둔 롯데마트 양주점 근로자들이 당초 가까운 점포에 배치할 것이라는 롯데마트 측 설명과 달리, 대중교통 이용 시 최대 2시간 30분이 소요되는 먼 점포에 배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롯데마트 양주점. ⓒ롯데마트 양주점 홈페이지

[시사포커스 / 임현지 기자] 폐점을 앞둔 롯데마트 양주점 근로자들이 가까운 점포에서 근무하게 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대중교통 이용 시 최대 2시간 30분이 소요되는 김포한강신도시점 등에 배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출퇴근 시 왕복 최대 5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노조의 반발이 예상된다. 롯데마트 측은 애초 40km 내외 점포를 기준으로 하고 있으며, 인근 지점에 자리가 없으면 먼 곳으로 배치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15일 본지 취재 결과 내달 폐점을 앞둔 롯데마트 양주점 근로자들은 서울역점과 청량리점, 김포한강신도시점 등으로 배치됐다. 가장 가까운 점포로는 동두천점과 의정부점이 있지만 이곳엔 한 명도 배치되지 않았다.

마트산업노동조합 롯데마트지부(이하 노조)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가까운 동두천과 의정부를 놔두고 50km가 넘는 점포에 보내졌다”며 “이는 나가라는 얘기밖에 더 되겠느냐”라고 토로했다.

양주점에는 100여 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노조에 따르면 근로자들 대부분 점포 인근에 거주하고 있다. 점포가 폐점되면서 가까운 동두천이나 의정부점으로 배치될 것을 기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들이 배치된 매장은 양주점으로부터 39km~53km 이상 떨어진 점포들이었다. 청량리점은 대중교통으로 1시간 5분, 서울역점은 1시간 30분, 김포한강신도시점은 무려 2시간 30분이 넘게 소요된다. 오전 시간 교통 체증 및 지하철 혼잡까지 고려하면 시간은 더 길어질 수 있다. 

자동차로 이동해도 마찬가지다. 청량리점과 김포한강신도시점은 차로 1시간이 넘게 걸리며 서울역점은 1시간 30분이 걸린다. 역시 교통 체증을 고려하면 더 긴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반면 인근 점포인 동두천점과 의정부점은 대중교통으로는 30~1시간, 차로 이동하면 10~30분이면 도착한다.

노조에 의하면 롯데마트는 점포 폐점 등과 관련해 노조와 구체적인 협의를 진행하지 않았다. 노조가 ‘연내 15개 점포를 정리한다’는 언론 보도를 보고 해당 내용에 대해 설명을 요청했으나 ‘확정된 사항이 없다’는 답변만 받았다. 이후 점포 배치와 관련 직원 처우에 대해 협의를 제안하자 “인력 구조조정 계획이 없는 만큼 협의할 대상이 아니다”라는 답이 돌아왔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은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고 말하지만 노조 입장에선 그렇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며 “양주점 근로자들은 가까운 동두천과 의정부 점포에는 한 명도 보내지지 않았는데, 같이 폐점 수순을 밟고 있는 천안아산점과 VIC신영통점도 비슷한 상황이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2월 롯데쇼핑은 모바일 쇼핑 강세와 중국인 관광객 감소에 따라 마트와 슈퍼를 비롯한 비효율 오프라인 점포 30%를 정리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는 700여 개 점포 중 200여 개를 정리하는 수준이다. 이에 양주점과 천안아산점, VIC신영통점이 내달 폐점을 하게 됐다. 

당시 마트산업노동조합 롯데마트지부는 성명을 발표하고 “회사는 우리 노동조합과 한마디 상의도 없이 엄청난 일을 진행하고 있다”며 “앞으로 희망퇴직 등 사실상의 해고 수순으로 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롯데쇼핑 측은 줄곧 “인력 구조조정은 없다”고 밝혀왔다. 당시 본지 취재에서는 “정리되는 점포 인력들은 인근 점포로 재배치해 집과 가까운 곳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노조는 우려가 현실이 됐다는 반응이다. 실제 근로자들은 집과 가까운 곳이 아닌 기존 점포와 1~2시간 이상 떨어져 왕복 최대 5시간이 걸리는 점포에 배치된 상황이다. 

이에 대해 롯데마트 관계자는 “인력 배치 기준은 기존 점포에서 40km 내외”라며 “가장 가까운 점포에 배치할 자리가 없으면 더 먼 곳으로 배치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협의에 대해서는 “대표 협상권을 갖고 있는 다른 노조와 계획 정도는 협의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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