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성적표 ‘부진’ 매출·영업이익 모두 감소
대형 집객시설 기피·소비 심리 축소로 ‘타격’
소비 훈풍 기대했지만…이태원 코로나 ‘찬물’

사진은 지난 2월 23일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입구. 확진자 방문으로 인한 임시 휴점 안내문이 붙어있다. ⓒ임현지 기자
사진은 지난 2월 23일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입구. 확진자 방문으로 인한 임시 휴점 안내문이 붙어있다. ⓒ임현지 기자

[시사포커스 / 임현지 기자] ‘유통 공룡’으로 불리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코로나19 여파에 부진한 1분기 성적표를 받았다. 감염 우려로 인한 대형 집객시설 기피 현상과 소비심리 축소로 인해 일제히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확진자 방문으로 인해 여러 차례 휴점을 진행한 것도 실적 하락에 영향을 끼쳤다. 

각 사는 추락한 실적을 상쇄하기 위해 점포 구조조정 등 특단의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2분기 실적에도 여파가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74.5% 하락하며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백화점 영업이익이 82.1%나 추락했다. 고마진 패션 상품군을 중심으로 매출이 하락했으며 확진자 방문으로 방역 및 휴점을 진행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때 유통업계 캐시카우로 떠올랐던 마트도 흔들렸다. 롯데마트는 매출은 1조 6023억 원, 영업이익 218억 원을 기록하며 소폭 성장하는데 그쳤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온라인 매출액은 42.5% 증가했으나 오프라인 집객 감소로 전체 매출은 줄었다. 

다만 이 같은 어려움 속에서도 슈퍼와 홈쇼핑은 선방했다. 근거리 쇼핑 영향으로 슈퍼는 전년대비 매출이 3.6% 신장했으며 영업이익도 112억 적자 개선했다. 홈쇼핑은 헬스케어 및 감염 예방 상품이 매출 증가세를 보여 매출 16.0%, 영업이익 10.6% 늘었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80.2% 급락한 149억 원을 기록했다. 총 매출은 449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7% 감소했으며 당기순이익도 239억 원으로 64.4% 줄었다. 
 
백화점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한 영업환경 악화 영향으로 역신장했다. 순매출액은 3926억 원으로 17.7% 줄었고 영업이익은 984억 원으로 65.3% 감소했다. 

다행히 면세점에서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 1분기 동대문점을 오픈하면서 면세점 매출은 8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4% 늘었고, 지난해 1분기 236억 원을 기록했던 영업 손실은 194억 원으로 42억 원 줄어 소폭 개선됐다.

신세계는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다. 1분기 영업이익이 97%나 쪼그라들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신세계 1분기 매출은 21.1% 감소한 1조1969억 원, 당기순이익은 무려 99.8% 줄어든 16억 원, 영업이익은 32억8700원으로 집계됐다. 

백화점 사업 영업이익은 57.7% 줄어든 226억 원, 순매출액은 3311억 원으로 11.7% 줄었다. 기존점은 12.7% 역 신장했다. 백화점 온라인 매출은 21% 늘고 명품과 가전도 각각 10%, 5% 성장했다. 그러나 남성 패션(-13%), 여성 패션(-29%)과 식품(-20%), 아동(-22%), 잡화(-27%) 등 대부분 품목이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하늘길이 막히면서 면세사업은 적자 전환했다. 신세계디에프는 올해 1분기 영업 손실 324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액도 30.5% 줄었다. 특히 공항점 매출이 40% 감소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도 화장품 수요 감소와 패션 소비침체로 영업이익이 172억 원 줄어든 120억 원에 그쳤다.

이마트는 초반 확진자 방문으로 잦은 휴점을 진행했지만, 이후 사재기 현상과 온라인 몰 수요가 늘며 직전 분기 대비 매출이 7.8% 늘어나며 선방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매출이 13.6% 늘었고 영업이익은 34.8% 감소했다. 

유통업계는 황금연휴 이후 잠들었던 소비심리가 깨어날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이태원 클럽 발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다시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확진자 방문 및 직원 양성 판정으로 롯데백화점 본점과 현대백화점 중동 점 등이 영업을 조기 종료하거나 휴점하는 사태도 발생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일부 사업 부분은 매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2분기 안에 실적 개선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오프라인 점포에는 다시 방역과 직원 개인위생 체크 등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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