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성, 충전 문제 극복한 차세대 배터리…삼성 ‘덴트라이트’ 문제 해결
삼성 “협력 확대 기대”, 현대차 “신 기술 동향 공유 자리”
LG화학 “2020중반 쯤 샘플 나올 듯, 배터리 보다 전기차 인프라 선행돼야”

“뉴 삼성 선언한 이재용, 전고체 배터리 띄우기 나선 것”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오른쪽)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13일 삼성SDI 천안사업장에서 단독회동을 가졌다. 사진은 지난 1월 서울시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신년 합동 인사회에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오른쪽)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13일 삼성SDI 천안사업장에서 단독회동을 가졌다. 사진은 지난 1월 서울시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신년 합동 인사회에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재계 1,2위 수장인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첫 단독회동에 전산업계가 들썩였다. 삼성이 공개한 전고체 배터리 기술에 정의선 부회장 관심에 이재용 부회장 초대로 화답해 둘의 만남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과 정의선은 지난13일 삼성SDI 천안사업장을 방문해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현정점검했다.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은 전기차 분야의 핵심인 차세대 배터리 기술 방향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후 개발 현장 등을 둘러 봤다. 이날 삼성SDI와 삼성종합기술원 임원이 글로벌 전고체 배터리 기술 동향과 삼성의 전고체 배터리 개발 현황 등에 대해 설명하고 이재용과 정의선이 이에 대한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전고체 배터리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쏠렸다.

전고체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 내 부 액체 전해질을 고체로 바꾼 것으로 리튬이온 배터리는 과도한 열이나 충격을 받으면 액체 전해질이 흘러내려 폭발하는데, 전고체 배터리는 내부에 인화성 액체가 없어 폭발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아울러 전고체 배터리는 내부에 분리막도 없어 크기도 기존 배터리의 절반 수준으로 줄일 수 있고 얇게 만들어 구부릴 수도 있다. 삼성종합기술원은 지난 3월에 네이처에너지에 전고체 배터리 핵심 기술을 공개했다. 배터리 수명을 낮추는 덴트라이트 문제 해결을 위해 '석출형 리튬음극 기술'을 세계 최초로 적용했다는 내용이다. 삼성에 따르면 전고체 배터리 연구결과 1회 충전으로 800km 주행, 1000회 이상 재충전 가능하다고.

일본 후지경연구소는 전고체 배터리 시장이 2035년 38조원 규모로 성장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현대자동차는 2025년까지 친환경차 44종을 출시할 계획이며 이중 23종을 전기차로 채운다. 현대차에는 현재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리튬이온 전기차 배터리만을 사용하고 있다. 삼성과 현대는 과거 국내 완성차 시장에서 경쟁관계에 놓여있었기 때문에 협업을 한 사례가 없다. 삼성이 전고체 배터리를 양산할 수 있게 되면 처음으로 현대차와 협업을 이룰 수 있게 될 가능성이 타진 되고 있는 것. 또 삼성 입장에서는 대해 현대차를 고객사로 맞으면 자율주행 시스템, 전장사업 등 자동차 후방산업에서 실적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반가운 소식이다.

한 자동차업계관계자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충전, 안전성 문제에서 제한적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도요타와 파나소닉, GM과 LG화학, 폭스바겐과 SK이노베이션 등이 합작사를 설립하거나 기술을 이전하는 방식으로 전고체 배터리 관련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데 현대차도 우수한 배터리 업체를 러닝메이트로 들이면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현대차도 상당부분 전고체 배터리에 관심을 갖고 투자를 선행한 바 삼성과 협업을 하더라도 향후에는 완성체 업체로서 주도권을 쥐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재계 관계자는 “새로운 삼성으로 태어나겠다고 머리 숙인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삼성의 미래 먹거리를 챙기며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하는 모습으로 보인다”며 “그 일환으로 최근 정부가 발표한 3대 뉴딜 사업중 하나인 전기차 분야의 차세대 배터리라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띄우기'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방문은 차세대 배터리 기술 방향성과 신기술 현황 등을 공유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 관계자는 “양 사간 협력이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고 말했다.

한편 국내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은 전고체 배터리의 대중화까지 최소 10년 이상 걸린 것이라 판단하고 있다. LG화학은 올해 초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2020년대 중반쯤 돼야 샘플이 나올 것이라 예상했다. 아울러 현재의 현 차세대 전지 기술이 리튬이온 전지 기술 수준보다 부족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1회 충전시 주행 가능 거리는 500㎞ 정도면 충분한 성능이기 때문에 충전속도 개선 등 부차적인 기술이 뒤따라야 한다며 현재는 리튬이온 전지 인프라가 구축되는 단계로 전고체 배터리가 개발돼도 리튬이온 전지와 사용이 병행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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