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총 "해운생태계 악영향, 국가 물류 경쟁력 악화 단초 제공"
2000년 이후 대기업 물류 자회사 최대 840배 성장불구 해운업135개사 1.8배 성장 그쳐
선주협 "게이트 하나 더 만들고 업계 고혈을 쥐어짜겠다는 의미"
공공운수노조 "과거 대기업 진출 사례에서 피해 경험, 이번에는 꼭 막아야"

포스코 "해운업 진출 계획 없어"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제52기 포스코 정기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포스코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제52기 포스코 정기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포스코

[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포스코가 물류법인 연내 설립을 발표하자 해운업계와 물류 업계의 반발이 거세다. 

포스코는 8일 이사회에서 물류법인 설립을 의결했고 12일에 보도자료를 배포해 물류주선업을 영위하는 법인을 연내에 출범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포스코는 분산된 물류 운영 관리로 통합하는 법인 설립일 뿐 해운·물류업 진출은 아니라고 반발을 일축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과거 사례를 들면서 적극 반대하고 있다. 대기업의 모든 계약관계가 한 군데로 모아지면서 해운·물류업계는 협상력이 저하되고 이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 되는 등 혼란이 가중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국해양산업총연합회(이하 한해총)는 그간 대기업의 물류자회사가 계열사 물량과 3자 물류시장을 대거 흡수해 17년 동안 28배 급성장 했다고 밝혔다. 이 자료에 따르면 롯데의 롯데로지스틱스는 2000년도에 40억 원 규모에서 2018년에 3조3672억 원으로 840.8배 성장했고, LG의 판토스는 2000년 1000억 원 수준에서 3조9676억 원으로 39배 성장했으며 현대글로비스는 2005년 1조5400억 원에서 2018년 16조8655억 원으로 10.95배 증가하면서 덩치를 키웠다. 반면 해운업계 135개사 매출은 2010년 이후 하락세를 보였는데 2000년 16조80억 원에서 2018년 29조5379억 원 수준으로 1.8배 성장하는 데 그쳤다.

한해총은 지난달 28일 청와대와 국회,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에 포스코 물류주선자회사 설립 반대의견을 제출했고 지난 7일 포스코에 물류회사 설립계획 철회를 건의한 바 있다. 아울러 오는 19일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포스코 물류자회사 설립 관련 합동기자회견을 열고 '포스코 물류자회사 설립이 해운⋅항만⋅물류업계에 미치는 영향' 등을 성토할 계획이다.

한해총은 "포스코의 물류주선업 진출은 결국 해운업 진출로 이어질 것이 자명하고 향후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도 같은 수순을 밟을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해 국내 해운 생태계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포스코는 해외 대량화주들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가물류보다는 3자물류를 활용해 수송하는 상생 사례가 다수 존재하고 있음을 주지해야 하며 물류 자회사 설립은 정부의 3자물류 육성정책과 전면 배치돼 국가 물류 경쟁력 약화 및 국민 경제 악영향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선주협회 관계자는 "현대글로비스 등 대기업이 물류 자회사 설립이후 업계는 커다란 손실을 경험했는데 포스코의 이번 물류 자회사도 같은 형태를 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백 번 양보해서 포스코의 단순 물류주선업 진출이라는 주장을 받아들인다고 해도 화주와 직접거래하던 업계 입장에서는 중간 수수료를 받는 업체가 하나 더 생기면서 실적이 악화 될 것은 뻔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포스코는 국내기업 중 연봉이 탑클래스에 속하는 데 자회사라고 해도 이에 준하는 임금을 줄 것으로 예상되고 기타 제반비용을 포함해 회사가 이익을 내려면 단순 추산으로도 2000억 원 이상의 매출이 발생해야 된다"며 "억지스럽지만 포스코가 설립한 자회사의 건강한 재무구조를 위해 해운·물류업계가 고스란히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이는 물류 일자리를 뺏고 업계의 고혈을 쥐어짜는 행위로 상생과는 거리가 멀다"고 덧붙였다.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는 18일 포스코 본사앞에서 시위를 예고했다.

노조측 관계자는 "과거 현대글로비스 LG의 판토스 등 대기업이 물류 자회사 설립 후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라며 "저항 없이 물류법인이 설립된다면 향후 있을 후폭풍 규모는 예상도 되지 않는 바 포스코 물류자회사 설립은 꼭 막는다는 입장이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해양수산부는 대형화주 해운업 진출시 정책자문위원회의 의견을 들은 후 등록토록 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통상적으로 위원회에서 반대의견을 밝혔는데 해운업 신규 등록 강행은 어렵지 않겠느냐는 반응이다. 일각에서는 반대 의견을 듣더라도 행정소송 등을 강행해 해수부가 패소하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해운업 등록이 가능하다는 의견도 있다.

포스코는 "물류 법인 설립은 분산돼 있는 물류운영관리 부분을 한 곳으로 통합하는 것으로 해운업 진출 계획은 없다"고 업계 내 의견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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