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영원한 루저의 길 걸을 수밖에 없어”

민경욱 의원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 /오훈 기자]

[시사포커스 / 박고은 기자] 민경욱 미래통합당 의원이 ‘서초을 투표용지가 분당을 지역에서 발견된 것’을 사전투표 조작의혹 증거로 주장하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11일 “그 난리 바가지를 치고 증거는 쥐새끼 한 마리”라고 비꼬았다.

진 전 교수는 이날 본인 페이스북을 통해 “고작 해야 그냥 선관위에 투표용지 관리 잘 하라고 하고 끝낼 일을”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근데 음모론이라는 것은 결코 반박되지 않는다. 반박된다면 성공적인 음모론이 아니다”라며 “전국의 투표함을 다시 다 까집어 이상이 없음을 확인해도, 음모론적 상상력은 결코 멈추지 않는다. 그때는 재검표 자체도 조작됐다고 또 다른 음모론을 펴겠지요”라고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음모론의 문제는, 그것을 주장하는 진영의 현실감각을 마비시켜 버린다는 데에 있다”며 “자신들의 주관적 믿음과 객관적 괴리를 심정적으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기에, 아예 현실을 떠나 주관적 망상 속으로 집단적으로 망명을 가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다음 투표도, 그 다음 투표도, 망상이 아니라 현실에서 이루어지는 게임”이라며 “결국 현실에서 그들은 영원히 패하게 된다는 얘기”라고 했다.

진 전 교수는 “일단 패배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패인을 분석할 수 있다”며 “패인을 알아야 다음에라도 이길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현실 자체를 부인하니, 영원한 루저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며 “모든 언론사의 여론조사는 물론이고, 심지어 자기들이 한 여론조사에서도 크게 지는 것으로 나타나는 바람에 투표일 며칠 앞두고 급거 심판론에서 견제론으로 방향전환을 했거늘”이라고 썼다.

진 전 교수는 “개표고 나발이고, 개표마감 한 시간 전에 집계되는 방송사 출구조사의 결과도 여당의 압도적 승리를 말해주고 있었다. 개표결과도 그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며 “출구조사도 조작했다고 할 건가. 개표결과가 여론조사나 출구조사 결과와 현저히 다르게 나타나기라도 했다면 의심을 해볼 만도 하지만, 그런 경우도 아니다. 이번 건은 의혹제기의 전제조차도 갖추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민 의원은 이날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4·15 총선 의혹 진상규명과 국민주권회복 대회’를 열고 “투표관리인 날인 없이 기표되지 않은 비례투표용지도 무더기로 발견됐다”며 “이번 총선에서 혼표가 있었을 가능성이 커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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