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포스트코로나 대책 봇물
재계, 인센티브, 법 개선 등 근본조치 필요
산업계, 그룹별 분석·변화·투자·집중에 포인트

[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정부와 경제계 등 각 계에서 포스트코로나를 중심에 둔 향후 방향성을 제시하며 위기를 기회로 삼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아야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정부는 고용안정망 확보, 신산업 육성, 산업환경 변화에 따른 선제적 대응, 한국형 뉴딜에 대해 강조했다. 재계는 각사별로 내부역량강화, 사회적 가치 재창출 방안, 미래산업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 선택과 집중 경영 등으로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3주년 연설을 통해 포스트코로나 대책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3주년 연설을 통해 포스트코로나 대책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청와대

■ 정부, 포스트코로나 대책 쏟아내…대한상의 “법제 개선, 인센티브 등 근본조치 필요”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취임 3주년 연설을 통해 전시상황에 준하는 현실을 직시하고 포스트코로나를 위한 향후 국정운영 방안에 대해 밝혔다.

문 대통령은 "각자도생의 자국중심주의가 더욱 커질 수 있다. 선도형 경제로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개척하겠다. 고용안전망 수준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하고 한국판 뉴딜의 국가프로젝트화, 인간안보에 중심을 국제 협력을 선도해 나가겠다"며 "시스템반도체, 바이오, 헬스, 미래차 등 3대 신성장 산업을 강력하게 육성하고 기업유턴과 해외첨단산업 투자 유치를 위한 과감한 전략을 추진하겠다. 또 전국민 고용보험시대와 국민취업지원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문 대통령의 연설에서 밝힌 내용을 11일에 대책회의 등을 통해 한 번 더 강조했다.

성윤모 산업자원부장관은 11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차 포스트 코로나 산업전략 대화에서 포스트코로나 개척을 위해 ▲대일 100대품목→대 세계 338개 품목으로 ▲기업들의 수급다변화 지원 등 국가 차원의 수급체계 구축 ▲GVC 재편 과정에서 첨단산업의 세계공장으로 변화를 3대 정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비대면 산업 육성, K-방역·바이오 글로벌 진출, 글로벌 협력리더십을 위한 정책도 함께 진행한다.

아울러 산자부를 포함한 13개 정부부처와 관계기관이 참여한 비상경제중앙대책본부인 ‘산업·기업 위기 대응반’을 본격 가동해 포스트 코로나 대비 정책패키지를 마련한다한다는 방침이다.

이재갑 고용노동부장관은 11일 '고용노동 위기대응 TF 대책회의'에서 "포스트코로나 최우선 과제는 고용안전망을 확대·정비"라고 말했다.

고용노동부는 특고노동자, 예술인 등에 대한 고용보험 적용을 신속히 추진하기 위해 올해 안에 관련 법 개정을 마무리 한다는 방침이다. 내년부터 이들이 고용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 자영업자 고용보험 가입 적용시기 및 방안은 이해관계자의 의견수렴을 거쳐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또 국민취업제도를 조속시행해 취업준비 중인 청년들과 장기 실직상태 국민을 위한 2차 고용안전망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내년 R&D투자를 코로나 경제위기 극복을 중심으로 중소기업과 디지털 비대면 육성에 선제적으로 투자한다.

과기부는 11일부터 14일까지 더케이호텔 서울에서 각계 전문가 104명으로 구성된 전문위원이 참여한 사업설명회를 열어 내년도 국가연구개발 예산 배분 조정에 착수했다.

김성수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이날 코로나19발 경제 위기 조기극복을 위한 과학기술 역할 확대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경상 대한상의 경제조사본부장은 "낡은 법제 개선, 선진국 수준의 인센티브 체계 마련 등 민간 역동성 회복을 위한 근본적인 조치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대외의존도가 세계 최상위권 수준인 우리나라는 수출 피해가 경제에 엄청난 충격을 주고 있다”며 "새로운 투자와 혁신을 통해 최대한 일자리문제에 기여할 수 있도록 선제적이고 과감한 제도적 지원과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롯데지주는 임직원에게 '코로나19 전과후, BC and AC'를 배포했다. ⓒ롯데지주
롯데지주는 임직원에게 '코로나19 전과후, BC and AC'를 배포했다. ⓒ롯데지주

■ 산업계 포스트코로나 선제 대응…분석·변화·투자·집중

산업계도 포스트코로나를 위한 분석·변화·투자·집중의 키워드로 선제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롯데는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신속하고 유연한 대응을 위해 임직원 들의 인식과 이해도를 높이는 등의 내부 역량 강화에 나섰다.

롯데지주와 롯데인재개발원은 지난 3월부터 사회학, 경영학, 사회심리학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과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고 국내외 코로나 관련 도서 및 논문 등 문헌연구를 진행해 지난달 말 '코로나19 전과후, BC and AC'를 배포했다.

롯데에 따르면 이 책은 과거에 있었던 판데믹, 20세기의 경제위기 등을 코로나19와 비교하고 코로나19 종식이후 예상되는 사회경제적 변화의 모습을 다양하게 짚어냈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 3월 비상경영회의에서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위기 상황이 예상되는 만큼 우리 비즈니스 전략을 효과적으로 변화시켜야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SK그룹은 코로나19로 드러난 현 시스템의 취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더블바텀라인 ▲공유인프라 전환 ▲사회성과인센티브 제도 도입을 제안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8일 한국고등교육재단에서 열린 '코로나19 위기와 대응, 그리고 미래' 컨퍼런스에서 "불확실성이 가득한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며 "우리 사회의 시스템 곳곳에서 취약점이 드러났는데 특히 당장 이윤만 추구한 민간 시스템의 한계와 정보전달시스템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협력과 상호신뢰에 따른 국제관계도 배타주의와 폐쇄성이 앞서게 되면서 지금까지 사회를 지탱한 규율제도로는 더 이상 지속가능한 발전을 담보 받지 못하게 됐다"며 "이런 상황을 견딜 수 있는 사회 전반의 시스템을 변혁시키는 것이 기업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이를 위해 "SK는 사회적 가치 창출을 경영목표에 반영하는 더블바텀라인(DBL) 도입과 비즈니스모델 혁신을 추구할 측정시스템을 만들었다"며 "기업의 각종 유무형 자산을 많은 사회적 구성원과 함께 사용하는 공유인프라 전환을 모색해야 한다"면서 "SK는 사회적 가치를 화폐화해 기업을 지원하는 사회성과인센티브 제도와 다양한 사회주체들의 자원과 역량을 결집해 사회적 가치 창출을 배가시킬 수 있는 사회적가치얼라이언스 등도 진행했다"고 밝혔다.

현대자동차 그룹은 전동화, 자율주행, 모빌리티 등 미래차 부문에 5년간 100조 원 규모의 추자를 진행한다. 특히 수소차 부문에서 완성차 판매와 연료전지시스템을 다른 기업에 공급하는 등 새로운 산업생태계를 조성한다. 2025년까지 관련 차종을 44개까지 늘려 확실한 미래먹거리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한 유동성 확보를 위해 재고관리, 비용절감, 비대면 판매채널 활성화 등 수익개선 활동에 집중하는 비용절감 노력을 병행한다.

또 현대자동차그룹은 현대오토에버와 함께 구축한 비대면 IT 플랫폼을 통해 IT 협력업체의 업무방식을 비대면으로 바꾼다. 이 플랫폼은 소프트웨어 개발에 필요한 각종 인프라를 외부에서 접속할 수 있도록 클라우드 방식을 적용했다. 현대차그룹은 업무 효율성과 만족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으며 관련 인력을 순차적으로 비대면으로 바꿔 나갈 계획이다.

LG그룹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 집중한다.

구광모 LG그룹 대표는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불확실한 경영환경이 이어지고 있지만 모든 어려움에도 기회가 있다. 슬기롭게 대처해 위기 이후의 성장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구 대표 취임이후 LG는 2018년에 LG각 계열사에서는 로보스타 포함 4개사 인수, 작년에는 CJ헬로비전 포함 2개사 인수 및 각 계열사 사업정리 3건, 자회사 청산 1건, 생산기지 이전 1건 등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고 신사업에 적극 투자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LG그룹의 변화는 코로나19 이후에도 같은 행보를 보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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