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LG 벨벳 최대 50% 선할인 프로그램 기획
이동통신업계 “예전부터 해왔던 프로모션…선할인 얘기는 듣지 못했다”

LG전자가 7일 오전 10시 'LG 벨벳'런칭 행사를 온라인으로 공개했다. ⓒLG전자
LG전자가 7일 오전 10시 'LG 벨벳'런칭 행사를 온라인으로 공개했다. ⓒLG전자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LG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LG 벨벳’의 할인 프로그램이 논란에 휩싸였다. 비싸다는 여론을 의식해 일부러 할인금액을 부각시켰다는 것과, 이동통신 3사와 미처 얘기가 되지 않은 ‘선할인’ 문제가 대두된 것이다.

LG 벨벳의 출시일이 오는 15일로 예정된 가운데 8일부터 14일까지 이동통신 등에서 사전예약이 진행된다. 이에 앞서 LG전자는 7일 ‘LG 벨벳 온 더 디지털 런웨이’라는 이름의 온라인 런칭쇼를 진행했다.

LG 벨벳의 출고가는 89만9800원으로, 비싸다는 여론을 의식했는지 LG전자는 이동통신 3사와 협업한 ‘고객 혜택 프로그램’을 통해 체감가를 낮췄다고 발표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고객이 LG 벨벳을 구매해 24개월간 사용한 후, LG전자의 프리미엄 단말기를 구매하는 조건으로 최대 50%를 할인받을 수 있다.

그러나 LG전자가 대대적으로 홍보한 이 프로그램은 사실 이동통신 3사가 ‘SK 클럽’, ‘KT 슈퍼체인지’, ‘LG유플러스 중고폰 가격보장 프로그램’ 등의 이름으로 꾸준히 진행했던 프로그램이다. 최근 출시한 삼성전자의 ‘갤럭시S20’도 이 프로그램이 적용돼있고, 과거 삼성전자의 S 시리즈, 노트 시리즈, LG전자의 V·G 시리즈, 애플의 아이폰 모두 마찬가지다.

이 프로그램은 반납할 때의 단말기 상태 등에 따라 할인요율이 달라지기 때문에 50% 전부를 할인받기는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제조사들은 스마트폰 신제품을 홍보할 때 해당 내용을 굳이 강조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LG전자가 경쟁사들의 중저가 스마트폰 출고가가 현저히 낮은 것을 의식해 할인 프로그램을 부각시킨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최근 출시한 삼성전자의 갤럭시A31과 A51의 출고가는 각각 37만4000원, 57만2000원이고 애플의 아이폰SE는 53만9000원으로, LG 벨벳과 비교하면 30~50만원가량 저렴하다.

A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LG전자의 홍보 내용에 틀린 부분이 없기는 하지만 사실 할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통신사 입장에서는 고객 혜택을 강화하기 위해 계속 진행해왔던 프로그램인데 LG전자가 해당 내용을 일부러 부각시킨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B 이동통신사 관계자도 “(LG전자 스마트폰이) 워낙 시장에서 밀리니까 그러는 것 같다”며 “이게 시장에 얼마나 반영되는지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지켜봐야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LG전자가 직접 통신 3사와 협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그동안 하지 않았던 프로모션이라 홍보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 ‘LG 벨벳’ ⓒLG전자
LG전자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 ‘LG 벨벳’. ⓒLG전자

여기에 ‘선(先)할인’에 대해서도 LG전자와 이통 3사의 입장이 다른 상황이다.

일반적으로 중고 단말 보상 제도는 반납하는 시점에 여러 조건을 따져 할인금액을 돌려주는 구조인데, 이번 LG 벨벳은 구매 시점에 할인을 받는다고 LG전자는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이통 3사는 ‘금시초문’이라는 반응이다.

LG전자 관계자는 “구매할 때 50% 할인율을 반영, 49만9900원에 구매할 수 있게 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라며 “고객들의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선할인을 실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A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선할인이라는 표현은 사실 문제가 있을 수도 있고 실제로는 후할인이라고 봐야 한다”며 “선할인이 실제로 이루어진다면 방통위에서 규제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우리는 절대 그런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상반된 태도를 보이고 있다.

B 이동통신사 관계자 역시 “선할인은 전혀 근거가 없는 얘기”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규제에 걸릴 수도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그는 “구매할 때 할인해주는 건 이미 공시지원금이라는 이름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왜 그렇게 얘기하는지 모르겠다”며 “선할인의 선 자도 얘기가 안 됐다”고 말했다.

한편 방송통신위원회는 선할인에 대해 “가능은 하다”는 입장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가능은 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예측이 어려운 부분이기 때문에 조건을 상당히 까다롭게 제시하고 고객들에게 고지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예를 들어 LG 벨벳 단말기를 반납하지 못하거나, 단말기 상태가 좋지 않거나, 2년이 되기 전에 반납한다거나, 반납 후 다른 제조사의 단말기를 구매하는 등 다양한 경우에 대한 해결방안을 고객들에게 투명하게 고지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설령 모든 부분을 고지하더라도 실제 이행이 되지 않는다면 분쟁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도 “통신사업자나 제조사가 제품을 그런 식으로 설계했으면 그들의 결정이기 때문에 가능할 수도 있다”면서도 “사업자분들이 홍보를 먼저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직 LG 벨벳과 관련한 상품설명 등을 전달받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LG전자의 스마트폰사업부는 지난해 1조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올 1분기도 2378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20분기 연속 적자를 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LG전자가 야심차게 내놓은 LG 벨벳이 출시하기도 전에 여러 가지 이슈를 만들어내고 있다. LG 벨벳이 어느 정도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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