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일철강, 3년 연속 1%미만 마진… 40년 넘은 협력관계 올해 끝
성암산업, 노사갈등 벽 넘지 못하고 폐업수순
철 스크랩 구매 중단, 협력업체들 폐업위기…창사 이래 2번째 감산

포스코 협력업체들이 잇따라 사업권을 포기하는 사례가 생기고 있다. ⓒ시사포커스DB
포스코 협력업체들이 잇따라 사업권을 포기하는 사례가 생기고 있다.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포스코와 긴 기간 동안 거래하던 협력업체들이 잇따라 사업권을 포기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사업권 포기 이유가 서로 다르지만 협력업체들은 어려워진 경영환경을 버티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포스코와 40년 넘게 거래해 오던 부일철강이 사업권을 포기하고 올해까지만 운영키로 했다. 부일철강 아산공장은 경동이, 사업권은 대창스틸이 인수한다.

6일 철강업계 등에 따르면 부일철강은 포항공장에서 생산한 철판을 납품처(삼성전자, LG전자) 요구에 맞게 자른 뒤 납품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절단 및 판매수수료가 부일철강의 주 수입원이었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작년 부일철강 매출액은 846억 원 영업이익은 2억8664만 원으로 영업이익률은 0.3%에 불과하다. 2017년과 2018년에도 영업이익률은 1% 미만이다. 극히 낮은 영업이익이 사업권 포기의 원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일철강은 연 매출 1000억 원을 유지하던 때도 있었지만 삼성·LG전자가 공장을 해외로 이전하면서 포스코 철강 사용비중이 매년 줄었고 부일철강 실적도 매년 감소했다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포스코가 해외로 판매망을 넓히며 국내 협력사들의 위기가 심해졌으며 코로나19 영향으로 자동차 등 전방산업 부진 영향이 협력사들에게 바로 타격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1985년부터 운송업무를 수행했던 성암산업은 노사갈등의 벽을 넘치 못하고 사업권을 포기했다. 성암산업은 이달말까지 1·2차 사업권을 네 군데 협력업체에 넘긴 뒤 법인 폐업수순을 밟는다.

유재각 성암산업 대표는 "매년 반복되는 노사분규와 노조활동으로 과도한 경영권 간섭에 더 이상 포스코 협력작업을 정상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돼 협력작업권을 반납하게 됐다"고 밝혔다.

성암산업은 노조에 기준급 5.7%인상, 일회성 격려금 70만 원 지급하는 안을 제시했고 노조는 기준급 7.9% 유지 및 4조 2교대 시행을 주장하면서 대립했다. 이후 노조는 지난 3월 8일 파업을 하게 됐고 현재는 고용유지를 위한 시위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포스코가 코로나19사태 장기화에 따른 전방산업 부진으로 철강수요가 급감함에 따라 조강 생산을 줄이는 전략을 세우고 광양제철소에서 사용하는 철 스크랩 구매를 중단하는 내용이 담긴 공문을 협력업체들에게 지난달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납품 재개 시점은 정해지지 않아 관련 업체 들은 사실상 폐업위기에 놓이게 됐다. 올해 포스코 철 스크랩 구매 계획은 70만 톤이었다.

한편 포스코는 1968년 창사 이래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18년 12월 부터 2019년 1월까지 생산량 10%인 57만톤을 줄인 이후 두번째 감산이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