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의 수술은 환자가 아닌 해당 전문의(專門醫)가 함이 올바른 절차

ⓒ노병한 칼럼니스트
ⓒ노병한 칼럼니스트

2020년 5월 8일 원내대표 경선을 앞둔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에 출마한 주호영·이명수·김태흠 등 후보들이 하나같이 내세운 슬로건이 바로 자강(自强)론이다. 자강(自强)·자강불식(自强不息)은 스스로 힘쓰고 몸과 마음을 가다듬어 쉬지 아니하고 노력한다는 의미의 사자성어다.

자강불식(自强不息)은 주역(周易)·건괘(乾卦)·상전(象傳)에 나오는 천행건·군자이자강불식[天行健·君子以自强不息]에서 유래한 말이다. 예컨대 하늘이 건실하게 운행되고 있음이니, 군자는 이를 본받아 스스로 강해지기 위해 쉬지 않아야 한다는 말이다.

하늘의 운행이 건실하다는 천행건[天行健], 군자도 최선을 다하여 스스로 힘쓰고 가다듬어 쉬지 아니하며 수양(修養)에 힘을 기울여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한다는 군자이자강불식[君子以自强不息]이라는 구절에서 유래한 말이 자강불식(自强不息)이다.

우주만물 중에 천체(天體)는 언제나 자연의 법칙대로 한 치의 어긋남도 없이 운행한다. 천체(天體)의 운행에 어긋남이 있다면 우주의 질서를 깨뜨리는 아주 불미스러운 일이다. 자연의 법칙은 언제나 우주의 질서 안에서 규칙적 반복적으로 이루어지는 까닭에 조화로움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요소다.

높은 학식과 덕행을 가진 군자·정치지도자라면 당연히 천행건[天行健]을 본받아 삶·사회·정치의 질서를 깨뜨리지 않고 스스로 심신을 닦고 단련·수련하여 자신·공동체·사회·나라의 목적을 위해 힘쓰는 자라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자강불식(自强不息)은 오늘 보다는 내일이 더 낳기를 바라며 매순간 최선을 다하여 자신·공동체·사회·나라의 목적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 할 것이다. 공자가 ‘안다는 것은 알고 있는 것을 실천하는 것이 진실로 아는 것이다’라고 했음인데 이게 바로 자강불식(自强不息)의 정신이다.

자강(自强)론의 본체는 자강불식(自强不息)이다. 각종 선거에서 나쁜 성적이 나올 때마다 정당(政黨)들이 내세우는 단골손님이 바로 선거패배의 책임론이고 정당혁신이다.

그런데 2020년 4·15총선에서 처참하게 참패한 통합당이 처한 현실에 비추어 보면 자강(自强)론은 전혀 사리에 맞지 않다는 점이다. 그러함의 이유는 스스로 자신에게 회초리를 들겠다는 게 잘못을 해 벌(罰)을 받겠다는 입장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늘 도돌이표가 되는 통합당의 자강(自强)론 글쎄요? 자신들의 손으로 자신을 수술하겠다는 자강(自强)론? 환자의 수술은 환자 스스로 하는 게 아니라 의사가 그 것도 해당 전문의(專門醫)가 하는 게 올바른 순서이고 절차라고 여겨진다.

그래서 통합당의 원내대표에 출마한 후보들이 내건 자강(自强)론은 말잔치로 끝날 확률이 높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5월 8일 통합당의 원내대표 당선자는 통합당의 환부(患部)를 몽땅 들어낼 수 있는 카리스마와 경험을 가진 외부인사의 손에 비상대책위원회를 맡기는 게 옳은 선택일 것이다.

그래야만 대한민국에 건강한 제1야당의 토대가 만들어짐으로써 코로나19로 인해 피폐해진 경제상황도 나아질 수 있고 건강한 보수로의 재(再)활로를 탐색할 수 있는 계기가 될 터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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