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1차냐, 결선이냐’ 좌우할 초선 표심 주목…野 ‘당 진로·지역·무소속 복당’ 등 입장 변수로

(시계방향 순서로)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전해철, 정성호 후보와 미래통합당의 김태흠, 이명수, 주호영 후보. ⓒ포토포커스DB
(시계방향 순서로)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전해철, 정성호 후보와 미래통합당의 김태흠, 이명수, 주호영 후보.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차기 원내대표 경선이 목전으로 다가오면서 누가 21대 국회에서 여야의 새 원내사령탑에 오를 것인지 정치권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거워지고 있다.

우선 오는 7일 경선을 진행할 민주당에선 친문인 김태년(4선), 전해철(3선)과 비주류인 정성호(4선) 후보의 3자구도로 대진표가 확정되어 있는데, 총선 압승으로 민주당이 180석을 차지하게 된 21대 국회의 첫 여당 원내대표로 정국을 이끌게 된다는 점에서 어느 때보다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된 만큼 누가 되는지 여부에 야권조차 벌써부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뿐 아니라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의 새 원내사령탑에 누가 오르게 될지 여부에도 적잖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 전국위원회 가결에도 불구하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가 임기 연장을 위한 당헌·당규 개정은 하지 못한 ‘반쪽짜리’란 점에 대해 김 위원장이 난색을 표하면서 사실상 표류하게 되자 결국 이를 어떻게 할지 분명히 결론내지 못하고 그 공이 차기 원내대표에게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다만 오는 7일과 8일 각각 치러질 민주당과 통합당 원내대표 경선 모두 초선 당선인들의 표심이 어느 쪽으로 기울지 가늠하기 어려운데다 선거일까지 남은 시간도 촉박하다는 점에서 ‘깜깜이 선거’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과연 어떤 결과가 나올 것인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 41.7% 이르는 ‘초선 표심’ 잡아야 당선

이번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은 여대야소의 21대 국회에서 정국 주도권을 쥘 수 있는 원내대표란 점에서 대외적으로도 의미가 깊지만 대내적으로는 민주당 내 세력구도를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특히 총선 승리에 있어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정부 대응이 높게 평가받았다는 점에 힘입은 바 적지 않았던 만큼 사실상 경선에 출마한 민주당 후보들에 대해서도 친문이냐, 비문이냐로 나누기보다는 당내에서 주류인지, 비주류인지로 구분되고 있다.

한 발 더 나아가 김태년 후보의 경우 친문이지만 이해찬 대표 측 당권파로 꼽히고 있는 반면 전해철 후보는 양정철·이호철 등과 함께 이른바 3철이라 불리던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 중 한 명으로 ‘친문 핵심’이란 점에서 차이가 있고, 정성호 후보는 사실상 당내 비주류를 대표해 나왔다는 점에서 이번 경선은 이해찬계·친문핵심·비주류 간 대결로 비쳐지기도 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만일 비주류 후보의 득표율이 높게 나올 경우 친문 독주를 견제하는 분위기가 흐르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시각도 없지 않은데, 다만 직전 원내대표인 이인영 의원의 경우 비록 친문이라기보다 고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 중심의 ‘GT계’였음에도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를 비롯해 어느 친문계 의원 못지않게 청와대와 정부에 발을 맞춰 나갔다는 점에서 꼭 출신만으로 해석하려는 건 성급하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고민정 당선인 등 21대 총선을 통해 국회에 처음 입성한 초선 표심이 원내대표 경선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포토포커스DB
고민정 당선인 등 21대 총선을 통해 국회에 처음 입성한 초선 표심이 원내대표 경선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시사포커스DB

또 이번 총선을 통해 고민정 등 청와대 출신 인사를 비롯한 상당수의 친문 인사들이 원내 입성에 성공했다는 점에 비추어 봐도 원내대표로 누가 당선되든지 결국 당정청 관계를 강화해나가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 역시 이런 지적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호중 의원이 김태년 후보와 단일화에 합의해 경선에 불출마하고 노웅래 의원이 정성호 후보의 출마에 경선 도전을 접는 등 재선 이상 의원들의 경우엔 특정 후보에 표를 몰아줄 가능성이 적은데다 알단 경선 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 163명의 당선인 중 초선 의원들이 41.7%인 68명에 이른다는 점에서 결국 출신이나 계파보다는 초선 표심이 후보 간 희비를 가를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총선 직후 원내대표 경선이 치러지다 보니 홍보나 준비기간이 다른 때보다 상대적으로 짧아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깜깜이 선거’로 만들면서 후보들의 속을 태우고 있는데, 재도전에 나선 김 후보와 친문 핵심인 전 후보, 야당과의 협치를 경쟁력으로 내세운 정 후보 중 어느 1명도 1차 투표에서 과반(82명) 득표를 이루지 못하면 최소 득표자는 낙선하고 나머지 2명이 결선까지 가 맞붙는 만큼 1차에서 끝날 것인지, 결선까지 가게 될 것인지 여부도 이번 민주당 경선의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 통합당 원내대표, 김태흠·이명수·주호영 도전…김종인 비대위·지역구도 등 변수

한편 차기 원내대표직을 놓고 벌어지는 통합당 내 경쟁 역시 점점 치열해지고 있는데, 지난 1일 충청권 4선(21대 당선 포함)의 이명수 의원이 보도자료를 통해 원내대표 출마 의사를 밝힌 데 이어 마찬가지로 충청권 출신인 3선의 김태흠 의원도 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관리자가 아닌 개척자가 필요하다. 투쟁과 협상의 리더십을 갖춘 사람이 필요하다”며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특히 김 의원은 같은 날 저녁 서울 여의도 모 식당에서 이 후보를 비롯한 4선 이상 당선인 9명 참석하는 만찬 회동도 의식한 듯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는 타이밍이다. 최다선들이 원내대표에 나선다는 것은 시대의 흐름에 모순”이라고 견제구를 던졌는데, 이 자리에 참석했던 5선의 서병수 당선인은 차기 원내대표와 관련해 “저희들이 결론 낼 것은 아니고 어디까지나 우리 의원들이 결정할 문제”라며 말을 아꼈지만 4일엔 당내 최다선이자 이 회동에 참석했던 5선의 주호영 의원까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출마를 선언했으며 조해진·권영세 당선인도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경선은 영남권 외엔 대부분의 지역에서 통합당 후보들이 낙선하면서 계파색도 과거보다 많이 옅어진 만큼 계파 색채가 분명히 갈렸던 20대 국회와 달리 경선 결과를 예측하기가 한층 어려워 졌는데, 총선 참패 이후 당의 진로 문제를 매듭짓지 못한 채 차기 원내대표에 공을 넘기고 심재철 대표 권한대행을 비롯한 현 지도부가 물러나는 만큼 전국위원회에서 가결된 ‘김종인 비대위’에 대한 추진 여부 역시 경선 결과에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일단 공식 출마한 후보들 중에선 이명수 후보와 김태흠 후보의 경우 김종인 비대위보다는 자력갱생 쪽에 무게를 두고 있으며 주호영 후보는 당선자 총회에서 의견을 모은 것을 중심으로 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데, 아직 출마를 고심 중인 권영세, 조해진 당선인은 김종인 비대위에 대해 각자 찬성과 반대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종인 비대위를 어떻게 할 것인지 여부와 관련해서도 차기 원내대표가 누구로 선출되느냐에 따라 운명이 갈릴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포토포커스DB
김종인 비대위를 어떻게 할 것인지 여부와 관련해서도 차기 원내대표가 누구로 선출되느냐에 따라 운명이 갈릴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시사포커스DB

다만 그간 자강론을 외쳤던 김 후보조차 3일 출마 선언 직후엔 “원내대표가 되더라도 개인 생각만으로 결정할 수 없고 제 의견은 있지만 의견을 물어 결정할 것”이라고 중립적 자세를 취했으며 이 후보도 전국위에선 김종인 비대위에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는데, 김종인 비대위에 대한 초·재선 의원들의 입장을 알기 어려운데다 이들이 당락 여부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의식한 모양새로 비쳐지고 있다.

또 다른 변수는 지역 구도인데, 21대 총선 당선자들이 영남권에 집중된 상황에서 현재 영남권 인사로는 대구 수성을의 주 후보만 나온 상황이고, 이명수·김태흠 후보는 충청권 출신이지만 출마를 접은 울산의 김기현, 수도권의 유의동 대신 경남에서 밀양·의령·함안·창녕의 조해진 당선인이 나오거나 수도권의 권영세 당선인까지 뛰어들 경우 구도는 한층 복잡해질 수 있다.

대신 각 후보들은 이런 변수를 최소화할 방안으로 정책위의장 후보를 내세우고 있어 주 의원만 해도 4일 “지역 안배를 고려하고 있다. 대구·경북 지역 밖의 후보”라고 밝혔으며 충청권 출신인 두 후보는 영남권 당선인을 러닝메이트로 고려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 심지어 조해진 당선인은 수도권 출신 러닝메이트를 구하는 문제로 출마 여부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끝내 이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출마를 포기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밖에 무소속 복당이나 미래한국당과의 통합 문제 등도 차기 원내대표가 풀어가야 할 과제로 꼽히는 만큼 이 역시 각 후보들 간 입장차가 중요할 것으로 비쳐졌는데, 일단 미래한국당과 관련해선 김 후보가 3일 “이해득실이나 전략적 측면에서가 아니라 선거법으로 인한 기형적 정당이기 때문에 반드시 합당해야 한다”고 밝혔으며 같은 날 이명수·주호영 등이 참석한 4선 이상 당선인 모임에서도 미래한국당과의 통합에 대해선 “가급적 빠른 시간 내에 하는 게 좋겠다”는 입장이 나와 별 이견은 없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마찬가지로 무소속 복당 문제 역시 김 후보가 3일 “무소속 당선인들은 공천후보자들과 경쟁했는데 선거 끝나자마자 받는 것은 정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으며 주 후보도 지난달 16일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분들이 복당하는 과정들을 예전에 보면 상당 기간 지난 다음에 복당이 결정됐다”고 강조하는 등 조속한 복당과는 거리가 있는 목소리를 내놓고 있어 별 차이는 보이지 않고 있는데, 그러다보니 여대야소 국회에서 어떻게 원내전략을 펼쳐나갈 것인지 여부가 그나마 후보 간 차이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3명의 후보 중 이 후보가 가치를 담은 대안을 제시하고 합리적 정책으로 국민 화합을 이끄는 ‘일하는 국회’에 방점을 뒀다면 김 후보는 소속 국회의원 모두에게 공정한 기회와 치열한 경쟁이 보장되는 원내 운영, 원내 의사결정 구조와 절차의 정당성이 보장되는 의원총회를 약속했으며 주 후보는 자신의 경쟁력인 대여협상력을 내세우는 한편 당의 이념 좌표 설정과 당원 교육 등으로 당원 역량을 극대화해 ‘강한 야당’을 만들겠다고 공언했는데, 과연 이들 중 누가 최종 선택을 받게 될 것인지 세간의 이목이 통합당으로도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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