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실패 ‘피츠’ 단종 수순…롯데주류 ‘사실무근’
오비맥주 희망퇴직 “구조조정 아닌 노조 협의 사항”
“하이트진로 호실적은 전년 比 기저효과” 의견도

왼쪽부터 롯데칠성 ‘피츠’, 오비맥주 ‘카스’, 하이트진로 ‘테라’ ⓒ각 사
왼쪽부터 롯데칠성 ‘피츠’, 오비맥주 ‘카스’, 하이트진로 ‘테라’ ⓒ각 사

[시사포커스 / 임현지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회식·모임 감소로 주류사업이 휘청이는 가운데, 기업별로 희비가 엇갈리는 분위기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불어닥친 일본 불매 운동으로 롯데칠성 주류 부문 실적이 하락했으며, 오비맥주 역시 4주간 청주 공장을 중단하기로 했다. 반면 증권업계에서는 하이트진로가 지난해 ‘테라’와 ‘진로 이즈백’ 등 신제품 효과를 통해 올 1분기 호실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류 제조사는 최근 한 달간 매출이 전년 대비 30% 이상 축소됐다. 코로나19 발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로 회식과 모임이 증발된 까닭이다. 일각에서는 집에서 혼자 술을 마시는 ‘혼술·홈술’ 트렌드가 주류업계 실적 하락의 쿠션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업계에서는 실제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주류업체 중 가장 고심이 깊은 곳은 롯데칠성이다. 일본 불매 운동 여파로 지난해부터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보이콧 여파가 올해까지 이어져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5.4%, 68.3% 하락한 5438억 원, 61억 원으로 전망했다. 특히 맥주 매출액은 200억 원, 소주는 170억 원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까지 가세하자 롯데칠성이 지난 2017년 야심차게 출시했던 맥주 ‘피츠’ 단종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대신 주력 제품이었던 ‘클라우드’에 힘을 모아, 기존 대비 도수가 5도가량 낮은 ‘클라우드 드래프트’ 출시한다는 설도 흘러나왔다. 그러나 롯데주류는 현재 어떤 계획도 갖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피츠는 현재도 생산하고 있으며 단종 계획은 없다”며 “클라우드 신제품 출시에 대해서도 확인된 바 없다”고 말했다. 

오비맥주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잠시 주춤한 상태다. 외식산업이 축소되자 생산 공장 3곳 가운데 1곳인 청주 공장을 지난 6일부터 4주간 중단하기로 했다. 공장 전체가 문을 닫는 셧다운이 아닌 제품 생산만 중단하는 방식으로 알려졌다. 청주 공장은 유흥·외식업소에 들어가는 ‘카스’ 제품을 주로 생산한다.  

이달 중순에는 희망퇴직 신청도 받았다. 오비맥주는 그동안 노동조합과 협의를 통해 매년 하반기 쯤 근속 10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아왔다. 신청 기간이 따로 정해지진 것은 아니나 주로 하반기에 진행돼왔다. 지난해 11월에 이어 7개월 만에 다시 희망퇴직 신청을 받자, 일각에서는 경영 상황 악화로 인해 구조조정 시기를 앞당긴 것이라는 추측도 나왔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코로나19 영향으로 제품 판매 속도가 예전과는 다르기 때문에 공장 가동을 중단하게 됐다”며 “2016년부터 인원수는 더 늘었기 때문에 희망퇴직으로 인한 인력 감축 등 구조조정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반면 하이트진로는 증권가 사이에서 1분기 호실적 기대감이 새어 나온다. 지난해 상반기 출시한 맥주 ‘테라’와 소주 ‘진로 이즈백’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높이면서다. 특히 테라는 당사 소주 제품인 참이슬과 섞어 마시는 ‘테슬라’ 마케팅을 펼치면서 인기를 누렸다. 

대신증권은 하이트진로의 올 1분기 연결 매출액은 전년 대비 28% 상승한 5406억 원, 영업이익은 흑자로 돌아선 327억 원으로 추산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업소용 주류 시장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음에도 테라와 진로 판매량은 전분기(2019년 4분기) 대비 각각 2%, 29% 증가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유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장기간 적자가 불가피했던 맥주 사업 부문의 올해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며 “소주 역시 진로 이즈백 판매 호조 지속이 예상되며, 올해 말 기준 소주 시장점유율 70%를 초과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하이트진로의 이 같은 호실적을 지난해 1분기 대비 기저효과로 보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테라를 출시하기 전부터 대표 맥주 제품이었던 ‘하이트’의 마케팅을 서서히 축소하고 신제품 출시를 위한 투입 금액을 확대했다. 이에 지난해 1분기 판매비와 관리비는 1671억 원으로 전년(2018년) 동기 대비 150억 원 늘었다. 실적은 연결기준 매출 역시 4229억 원, 영업 손실 -41억 원을 기록한 바 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주류 업계는 전반적으로 위기 상황”이라며 “올 1분기 하이트진로 실적은 테라와 진로 이즈백 효과를 보기 전인 지난해 1~3월과 비교했을 때의 기저효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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