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 안고 시장직 한다는 것은 도리 아냐…피해자 분께 사죄”

오거돈 부산시장이 발언하고 있다. ⓒ포토포커스DB
오거돈 부산시장이 발언하고 있다. ⓒ포토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오거돈 부산시장이 23일 “저는 한 사람에게 5분간 짧은 면담 과정에서 불필요한 신체 접촉을 했고 이것이 해서는 안 될 강제추행으로 인정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며 시장직에서 사퇴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오 시장은 이날 오전 부산시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 저는 오늘부로 부산시장직을 사퇴하고자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경중에 관계없이 어떤 말로도, 어떤 행동으로도 용서받을 수 없다. 이런 잘못을 안고 위대한 시민 여러분께서 맡겨주신 시장직을 계속 수행한다는 것은 부산시장으로서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350만 부산시민 여러분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책임에 대해 이루 말할 수 없는 송구함을 느끼고 있으나 한 사람에 대한 책임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그 한 사람에 대한 책임이 너무 크기 때문에 이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 시장은 “어려운 시기에 정상적인 시정 운영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모든 허물을 제가 짊어지고 용서를 구하면서 나가고자 한다”며 “공직자로서 책임지는 모습으로 피해자 분들께 사죄드리고 남은 삶 동안 참회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다. 시민 여러분들의 기대를 저버린 과오 또한 평생 짊어지고 살겠다”고 역설했다.

한 발 더 나아가 그는 “한 가지만 간절하게 부탁하는데 피해자 분께서 또다른 상처를 입지 않도록 이 자리에 계신 언론인 포함해 시민 여러분들께서 보호해 달라. 모든 잘못은 오로지 저에게 있다”며 “이런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드리게 되어 너무 죄송스럽지만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이 바로 사퇴라고 생각한다. 정말 죄송하다”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한편 지난 2018년 6·13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부산광역시장에 당선된 오 시장은 임기 4년 중 2년을 채 넘기지 못하고 이번 회견을 끝으로 시장직에서 물러나게 됐는데, 지자체장 보궐선거도 함께 진행한 4·15총선이 얼마 전 끝난 직후여서 2년 뒤 대선까지는 별 다른 선거일정도 없는 만큼 남은 2년여 임기 동안 부산시장직은 공석으로 남아있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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