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2020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 발표
숙박·음식·운수·서비스업 등 민간소비 대폭 하락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2분기 실물·고용충격 우려

민간소비 부진으로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이후 텅 빈 명동거리. ⓒ오훈 기자
민간소비 부진으로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이후 텅 빈 명동거리. ⓒ오훈 기자

[시사포커스 / 임현지 기자]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코로나19 쇼크가 현실화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약 1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로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민간소비 부진이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1.4% 감소하며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던 2008년 4분기(-3.3%)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실질 국내총소득(GDI)도 같은 기간 0.6% 줄었다. 

항목별 성장률을 살펴보면 코로나19 영향이 뚜렷하다. 민간소비가 전기 대비 6.4% 감소했으며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로 운수가 12.6% 대폭 하락했다. 서비스업도 –2.0%, 도소매 및 숙박음식이 –6.5%, 문화 및 기타서비스가 –6.2%를 기록했다. 

다만 민간소비를 제외한 나머지 항목은 비교적 증가세를 보였다. 정부는 지출을 확대하면서 0.9% 증가했다. 건설투자는 토목건설을 중심으로 1.3% 늘었다. 설비투자는 운송장비 확대 효과로 0.2% 증가했다.

수출은 반도체 등이 늘었으나 자동차와 기계류, 화학제품 등이 줄어 2.0% 감소했다. 수입은 원유 등 광산품과 자동차 등이 줄어 4.1% 하락했다. 

경제활동별로 살펴보면 제조업과 서비스업이 모두 감소세로 전환했다. 특히 제조업은 반도체가 늘었으나 운송장비와 1차금속제품이 줄어 1.8% 감소했다. 서비스업은 도소매 및 숙박음식업, 운수업, 문화 및 기타서비스 등을 중심으로 2.0% 줄었다. 전기와 가스, 수도사업은 전기업을 중심으로 5.7% 증가했다. 

한국은행은 “정부소비와 건설 및 설비 투자 증가폭이 둔화된 가운데 민간소비와 수출이 감소로 전환했다”며 “다만 이번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은 속보치로, 분기 최종월의 일부 실적치 자료를 이용하지 못해 추후 공표될 GDP 잠정치와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분기부터는 글로벌 경기 침체가 본격화하면서 실물·고용충격이 확대될 우려가 점증되고 있다고 내다봤다.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대응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위기관리대책회의 모두 발언에서 홍 부총리는 “지난해 말부터 잠시 이어졌던 투자·수출 회복세가 1분기 성장세 둔화를 다소 완충해 준 측면이 있다”며 “4~5월에는 고용 충격 대응 및 위기·한계기업 지원을 집중 점검한 뒤 하반기 경제정책방향과 3차 추가경정예산안 등을 집중적으로 챙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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