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선물 마이너스 호가 인식오류로 손실…소송전 갈 수도

사상 첫 마이너스 유가에 키움증권 HTS가 먹통이 됐다. ⓒ키움증권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사상 첫 마이너스 유가에 일부 증권·선물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 전산 장애가 발생했다. 특히 키움증권 고객들의 피해가 컸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37.63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17일 종가 18.27달러에서 305% 폭락했으며, 국제유가가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도 사상 처음이다.

HTS에 문제가 발생한 증권·선물사 대부분은 선물 가격이 마이너스가 되기 전에 포지션을 청산하거나 즉각적으로 시스템을 수정하면서 실제 피해는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키움증권은 HTS 주문창에 마이너스 가격 입력이 되지 않아 매매중단이 발생, 일부 투자자들이 월물교체를 하지 못하는 문제가 나타났다. 결국 선물가격 하락으로 인해 일부 투자자는 손실액이 증거금을 넘어서면서 강제청산이 진행됐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에 거래 장애가 발생한 상품은 미니 크루드 오일 선물로 계약단위는 500배럴”이라며 “키움증권 측은 거래 중지 발생 기준 호가 0~-9달러 건에 대해 계약당 4500달러를 보상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키움증권은 이번 사고에 대해 피해 고객 수나 피해액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으나 해당 선물의 거래 비중이 크지 않아 사측 부담액이 최대 수십억원 수준을 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면서도 “다만 피해 투자자들이 금감원 민원을 제기하거나 혹은 사측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할 경우 사측 비용 부담은 당초 예상보다는 커질 여지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키움증권 측의 예상대로 피해 보상이 이루어질 경우 이번 사고가 동사 실적에 미칠 영향은 매우 제한적이지만 동사의 평판 일부 훼손은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이번 사고뿐만 아니라 지난달에도 동사 HTS에서 일시적인 주식거래 장애가 나타났던 만큼 HTS 시스템 전반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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