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전략싸움 치열’…숨가쁜 공수만

서울 종로에 출마하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황교안 미래통합당 후보.[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박고은 기자] 4·15 총선을 앞두고 표심을 흔들기 위한 여야의 프레임 전쟁이 치열하다.

정치는 프레임 싸움이기 때문이다. 싸움에서 밀리면 모든 것을 잃는 것은 자명하다. 특히 이번 싸움은 여야 모두 밀리면 벼랑 끝으로 떨어져 치명상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는 생각이 지배적이기에 총력을 다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더불어민주당은 선거 여부에 따라 후반기 국정동력과 정권 재창출에 영향을 받을 수 있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무엇보다 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국정 동력이 급속도로 상실할 가능성이 있다. 이럴 경우 레임덕 우려도 높다. 가뜩이나 야당은 ‘정권 심판론’을 총선 키워드로 내세우고 있다. 미래통합당이 승리할 경우에는 정권을 향한 칼을 더욱 빼들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통합당은 청와대로서는 난감한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하명(下命)수사' 의혹이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가족 관련 수사에 박차를 가하게 할 가능성이 높다. 더군다나 통합당에서는 국정조사와 특검을 고리로 대통령 탄핵 추진 의사를 밝혔기 때문에 민주당으로선 질 수 없는 싸움인 것이다.

미래통합당 역시 이번 싸움에서 질 경우 피해가 만만치 않다. 당장 선거 패배의 책임을 놓고 네탓 공방이나 계파 간 갈등 등 당내 갈등이 표면화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나 통합당 잠룡군에 속하는 황교안 대표의 경우 황교안 대세론이 시험대에 설 공산이 크고 수도권 영향력이 미미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통합당 내부에서 대안 후보를 찾으려는 기류가 가시화될 수 있다. 또 한번의 극심한 내홍이 예고 되는 것이다.

때문에 여야 모두 총선의 최대 화두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 이슈를 선점하고 상대방의 아킬레스건을 공격하는데 사생결단식 대결구도를 보이고 있다.

민주당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이 긍정효과를 가져오면서 코로나19국면이 정부여당에 유리하다는 판단이 작용, 총선 홍보 유세 콘셉트를 ‘코로나 극복’, ‘국난 극복’으로 정했다.

이에 따라 이낙연 상임공동선대위원장도 7일 “여야가 의견이 다르더라도 우선 몇 달간이라도 싸우지 말고 지혜를 모아 코로나19 고통을 우선 이겨놓고 봐야 한다”면서 선거보다 코로나19 대응에 더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위원장은 이날 서울 종로 재동초등학교 앞 유세에서 “코로나 국난을 하루라도 빨리 극복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싸우려고 준비하는 사람보다는 일할 준비부터 갖춘 사람을 뽑아주기 바란다”고 민주당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반면 통합당은 코로나 초기 방역 실패로 맞불을 놓고 있다. 또한 문재인 정부 들어 가장 많이 질타를 받은 ‘경제’ 부문에 대한 난맥상을 꼬집고 민주당의 지지층을 흔들어놨던 조국 사태를 꺼내들어 정권 심판론으로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황 대표도 지난 6일 서울 강서구 티브로드방송 강서제작센터에서 열린 종로구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최 토론회에서 “이번 총선은 경제를 살리느냐 아니면 조국을 살리느냐 하는 평가가 이뤄지는 선거”라며 “국가 재건 수준의 대수술로 망가진 경제를 살려놔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3년간 이 정권은 총체적 난국 초래했는데도 불구하고 자화자찬으로 일관하고 있는 무책임한 정권”이라며 “거짓말로 일관하면서 정의와 공정 무너뜨린 제2의 조국같은 세력에게 국민을 대변하는 기회를 준다는 건 있을 수 없다”고 정권 심판론을 강조했다.

◆민주당, ‘이 시국에 조국?’ VS 통합당, “조국 살리자는 논리 나와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사진 / 오훈 기자]

통합당이 ‘조국 대 반조국’ 구도를 만들자 민주당은 ‘이 시국에 조국’이냐는 듯한 기찬 반응을 보이고 있다.

양정철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장은 7일 “이번 총선은 철 지난 '조국 대전'이 아닌 엄중한 '코로나 대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 원장은 이날 경기 남양주병 민주당 김용민 후보와의 정책 협약식에서 “우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고, 앞으로는 코로나발(發) 전세계 경제위기와의 전쟁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래통합당은 이에 대한 대안이 없으니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이야기만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양 원장은 “지금 상황에서 각 당은 코로나 극복을 위한 대안과 비전으로 유권자들에게 선택을 받아야 하는데 통합당은 말 그대로 '아무런 대책이 없는' 분들”이라면서 “난국을 극복할 수 있도록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에 힘을 하나로 모아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한 반론도 나왔다. 김종인 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7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공격이 굉장히 세지 않나”라며 “다 조국과 연관돼 있는 사항이라고 우리는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윤석열 대 조국’ 프레임을 내보였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직접 얘기하지 않았지만, 자매정당이라고 하는 비례정당들이 그런 얘기를 한 건 사실”이라며 “조국을 왜 이런 선거판에 이슈로 내걸었느냐에 대해 나는 상당히 좀 의아하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경제상황을 놓고 봤을 때 막중한 경제상황 속에서 조국을 갖다가 살려야 한다는 그런 논리가 나오니깐 자연적으로 조국을 살리느냐, 경제를 살리느냐라는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통합당이 조국사태 프레임으로 젊은층과 중도층이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공정과 불공정으로 총선 구도를 끌고가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하지만 문제는 통합당의 조국사태 프레임이 대중들에게 먹혀드냐는 것이다.

민주당은 조국사태와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 등 그간의 수세를 코로나19 방역 대응으로 국면을 전환하는데 성공했다. 정당 지지율 조사에서 민주당과 통합당의 지지율 격차는 여전히 두자릿 수를 유지하고 있다.

6일 YTN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 30일~3일 5일 간 유권자 252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민주당의 지지도는 전주주간집계대비 1.4%포인트 내린 43.2%였다. 미래통합당의 지지도 역시 전주대비 1.2%포인트 내린 28.8%였다. 이는 통합당의 창당 이후 최저치 기록이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포인트,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아직까지 통합당의 ‘조국사태’ 프레임에 대중들이 반응하지 않는 가운데 대중들이 정권 심판론의 프레임을 선택할지, 코로나19 극복 프레임이 더 설득력 있다고 여길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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