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주기기 제작에 참여하는 협력업체에 두산중공업이 발주해 준 금액 및 건수 급감
산자부 “실제 세계 석탄화력 신규발주는 감소 추세”

두산중공업 발전소 전경. ⓒ뉴시스
두산중공업 발전소 전경. ⓒ뉴시스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3년 만에 구조조정과 정부 긴급자금 대출을 받게 된 두산중공업의 협력업체 상황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미래통합당 윤한홍 의원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두산중공업 원전 주기기 제작에 참여하는 협력업체가 두산중공업으로부터 발주한 금액 및 건수가 탈원전 이전과 비교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발주금액은 2016년 3700억원에서 2019년 2600억원으로 29.7% 감소했고, 발주건수는 같은 기간 2800건에서 1100건으로 60.7%나 급감했다. 원전업계 일각에서는 신한울 3·4호기가 계획대로 2017년 수주됐다면 원전 협력업체의 발주금액은 오히려 증가했을 것이라 보고 있다.

또한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기 이전인 2016년 두산중공업 협력업체가 몰려있는 경남 270여개 원전 협력업체의 매출액은 16조1000억원이었으나, 2018년에는 10조4000억원으로 37.9% 감소했다. 협력업체의 고용인원도 같은 기간 2만3000여 명에서 1만9700여 명으로 14.3% 가량 줄었다. 경남에서만 약 3300명의 원전 일자리가 사라진 것이다. 이들 협력업체의 매출액 감소 비중은 두산중공업의 발주금액보다 더 컸는데, 이는 해당업체들에 조선·기계 등 연관산업과 경기 침체까지 겹쳐 상황이 더 악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경남에서도 원전업체가 밀집된 창원의 사정은 더 나빴다. 창원 소재 170여개 두산중공업 원전 협력업체의 매출은 같은 기간 14조5000억원에서 8조9000억원으로 38.6%나 줄었으며, 고용인원 역시 같은 기간 1만8500여 명에서 1만5800여 명으로 14.6%가 줄었다.

2016년 두산중공업의 매출은 5조6592억원으로 창원시 지역내 총생산의 15.4%를 차지했고, 수출액은 20.5%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2019년 두산중공업의 매출이 3조7000억원 수준으로 쪼그라들어 지역 내 협력업체 매출 감소는 물론 지역경제 침체의 주요원인으로 작용할까 우려된다.

관련해 창원시정연구원은 탈원전 정책 지속시, 2030년에는 2017년 대비 창원시 제조업 생산지수가 12.48% 감소, 지역내 총생산이 4.83% 감소할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윤 의원은 “탈원전 정책이 지속된다면 신고리 5·6호기가 국내 마지막 원전이 된다”며 “올해 주요 기자재 제작이 완료되면 2021년 부터는 두산중공업과 관련 협력사 모두의 일감이 사라져, 두산중공업은 물론 중소업체들의 연쇄도산이 크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정권의 탈원전 정책으로 창원 등 경남 지역경제가 큰 침체를 겪고 있다”며 “이번 총선에서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고 망국적 탈원전 정책을 하루빨리 폐기해 창원 등 경남 지역경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는 “두산중공업은 최근 수년간 세계 발전시장 침체와 특히 석탄화력 발주 감소로 인해 어려움을 겪은 것은 맞다”면서도 “한수원에 따르면 지난 2017년 10월 에너지전환 정책 이후 한수원이 두산중공업에 지급한 금액(국내 원전 매출로 추정)은 과거 대비 변화가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정부는 두산중공업 및 관련 협력사 등 원전기업들의 어려움을 지원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며 “해당 원전기업의 사업 다각화(가스터빈·풍력 분야 등) 지원, 원전기업들의 어려움을 지원하기 위한 보완대책 등을 지속 추진·강화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앞서 정부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을 통해 두산중공업에 신규 자금 1조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