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정부시절 청와대 비서실장과 공보수석을 역임하는 등 ‘최고의 실세’로 불렸던 박지원씨가 지난 11일 연세대 행정대학원에서 주최한 ‘비서실장론’을 강연하는 자리에서 노무현 정부의 언론정책에 대해 ‘쓴소리’를 가했다.

박 전 실장은 “청와대는 밤 10시부터 절애의 고도처럼 적막강산이 된다”며 “대통령은 밤 10시 이후 무엇을 하는지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시간에 옳지 않은 사람을 만나 좋지 않은 보고를 받으면 국정난맥이 초래될 수 있는 만큼 충고 가 되는 언론과 국정보고서를 대하면 바른 국정이 될 것이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김대중 전 대통령은 신문과 각종 보고서를 봤고, 김영삼 전 대통령은 알려진 대로 특정인(아들 현철씨)과 대화를 나눴다”며 “노무현 대통령은 인터넷을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꼬집었다.
박 전 실장은 재임시절 경험을 설명하며 “언론의 비판에 원망도 했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타고 넘어야 할 사항이었지 결코 무시하거나 회피해야 할 문제가 아니었다”며 “국정운영에도 많은 도움이 됐다”고 회고했다.

그는 “과거 비서실이 정책을 입 안하고 집행하는 최고의 권력기관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비서실의 불행을 가져온 적도 있었다”며 “비서는 비서일 뿐 정치인이 아닌 만큼 개인적 의견을 주장할 ‘정치적 입’은 없다는 생각”이라고 자신의 비서관을 밝혔다.

그는 “비서진은 시민사회, 학계 등 조화롭게 구성해야 하지만 측근도 꼭 있어야 한다”며 “측근은 때로는 대통령의 입을 손으로 막고, 차 앞에 드러누워 가지 못하게 하는 일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렇지만 레임덕도 가장 가까운 측근으로부터 나온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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