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 3천명 넘어…사망자도 80명
고이즈미 전 총리 “아베 물러나야” 비판도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1일 마스크를 쓴 채 참의원 결산위원회에 참석했다. ⓒ뉴시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1일 마스크를 쓴 채 참의원 결산위원회에 참석했다. ⓒ뉴시스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일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휘청거리고 있다.이와 함께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입지도 흔들리고 있다.

2일 NHK에 따르면 전날 일본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66명 늘어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탑승자(712명)를 포함해 총 누적확진자는 3207명으로 늘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일본의 하루 확진자로는 최다 기록이며 확진자 중 사망자는 3명 늘어 80명이 됐다.

이에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코로나19의 유입·확산을 막기 위해 ‘입국거부’라는 특단의 카드를 꺼내들었다. 일본 정부는 앞서 한국의 대구광역시와 경상북도 청도군을 포함한 9개 지역, 중국의 후베이·저장성 등을 입국 거부 대상으로 지정했었는데 이번에 입국거부 대상을 한국과 중국 전역으로 확대한 것이다. 이로 인해 최근 2주 내 해당 지역에 체류한 이력이 있는 외국인의 일본 입국이 제한된다.

이번 조치는 오는 3일 0시부터 이달 말까지 적용되며, 입국 거부 대상에 오른 지역은 기존 23개국을 포함해 총 73개 국가·지역으로 늘었다.

또 아베 총리는 이날 관저에서 코로나19 정부 대책 본부 회의를 열고 전국 5000만 이상 가구에게 천 마스크 2개를 배부하겠다고 발표했다. 마스크 품귀 현상이 계속되자 긴급 조치를 실시한 것이다.

이 같은 대응에도 불구하고 아베의 정치적 입지는 흔들리는 모양새다.

아베의 정치적 스승이라 할 수 있는 고이즈미 전 총리가 31일 발매된 주간지 ‘슈칸아사히(週刊朝日)’와의 인터뷰에서 “(아베 총리는) 책임지고 그만둬야 한다”고 말한 것이다.

고이즈미 전 총리는 모리토모(森友)학원의 국유지 헐값 매입 의혹 및 관련 결재 서류 조작 사건 등을 거론하며 “당초 공문서를 고친 것은 아베 총리가 ‘나 자신이나 아내가 관여했다면 총리도 국회의원도 그만둔다’고 국회에서 말한 것에서 시작됐다”며 “총리가 관여했으면 그만둔다고 말했으니 결국 책임지고 그만두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아베 총리는 다음날 국회 참의원 결산위원회에서 “사퇴는 털끝만큼도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반박했다. 코로나19 대책에 모든 힘을 다하고 있는데, 지금 그걸 내팽개칠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고이즈미 전 총리가 문제 삼은 것은 사학 비리와 이에 대한 아베의 변명인데, 코로나19를 빌미로 질문을 받아넘겨 적절치 못한 답변이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위기 리더십을 통해 갖은 의혹을 무위로 돌리고 정치적 입지를 다시 닦으려는 것이다.

또 아베 총리는 일본의 ‘긴급사태’ 선포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는 이날 긴급사태 선언 여부에 대해 “지금은 (선언이) 나올 상황이 아니다”라며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최우선으로 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같은 사태에도 제21대 국회의원 재외선거를 위해 일본에서는 도쿄, 오사카, 고베, 나고야, 니가타, 센다이, 요코하마, 후쿠오카, 히로시마 등 10개 지역에서 설치된 재외 투표소에서 투표를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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