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무실’ 한강벨트? 與 우세 속 野 ‘단일화·샤이보수’ 힘입은 반전 여부 주목

(시계방향으로) 4.15총선에서 출마한 더불어민주당의 이낙연, 고민정, 이수진 후보와 나경원, 오세훈, 황교안 후보. ⓒ포토포커스DB
(시계방향으로) 4.15총선에서 출마한 더불어민주당의 이낙연, 고민정, 이수진 후보와 나경원, 오세훈, 황교안 후보. ⓒ포토포커스DB / 고민정, 이수진 후보 페이스북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4·15총선이 보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공식선거운동 시작일(4월2일)을 이틀 앞둔 여야는 선거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자당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며 제각기 지지세를 확대하는 데에 연일 주력하고 있다.

이와 함께 각 기관에서도 여론조사를 통해 선거 판세를 분석하고 있는데, 선거일 6일 전인 내달 9일부터나 결과 공표가 금지되는 만큼 아직 예단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없지 않으나 중간 평가 성격에서 본다면 여전히 범여권이 좀 더 앞서고 있는 상황이어서 야당이 이를 막판에 따라잡거나 넘어설 수도 있을 것인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황교안·오세훈·나경원 나선 통합당의 ‘한강벨트’, 효과 있나

먼저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도 지난 29일 “수도권 121개 선거구를 어떻게 갖느냐에 따라 전반적인 선거 승패가 좌우될 것”이라고 주장했을 만큼 이번 선거의 주요 지역으로 꼽히는 수도권에서 가장 주목 받는 곳은 통합당이 일찌감치 거물급 후보들을 배치한 이른바 ‘한강벨트’다.

대표적으로 꼽히는 곳은 황교안 통합당 대표가 출마한 서울 종로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나온 광진을, 나경원 의원이 수성에 나선 동작을 등인데, 일단 가장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를 기준으로 보면 일부 조사에서 광진을 정도가 박빙일 뿐 종로에선 여전히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앞서고 있으며 동작을에서도 민주당 후보인 이수진 전 부장판사가 통합당의 나 후보보다 지지율이 좀 더 높은 것으로 나오고 있다.

실제로 입소스가 SBS의 의뢰를 받아 지난 1월 28일부터 30일까지 종로구 거주 유권자 500명에게 조사해 31일 발표한 종로구 국회의원 후보 가상대결(95%신뢰수준±4.4%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서 민주당의 이 후보는 53.2%, 통합당의 황 후보는 26%로 집계됐으며 동 기관이 중앙일보의 의뢰로 지난 27~28일 동작을에서 진행한 총선 후보 가상대결(표본오차 상동)에선 민주당의 이 후보가 46.5%, 통합당의 나 후보가 36.9%로 나왔는데, 앞서 이 기관이 시행했던 1차 여론조사(13~14일)에선 이 후보가 36.2%, 나 후보가 36.6%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한강벨트가 기대한 만큼의 결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도 일부 나오고 있다.

다만 ‘지지 여부와 관계없이 누가 당선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나 후보가 41%, 이 후보가 40.9%로 나왔는데,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이 MBC의 의뢰로 동작을 유권자 503명에게 지난 28~29일 실시해 30일 밝힌 총선 후보 여론조사 결과(표본오차 동일, 중앙선거여론조사관리)에서도 후보 지지율은 이 후보가 48.5%, 나 후보가 36.6%로 집계됐으나 ‘지지 후보와 관계없이 누가 당선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엔 비록 오차범위 안이기는 해도 나 후보 44.3%, 이 후보 40.9%라는 상반된 결과가 나왔다.

여기에 또 다른 ‘빅매치’ 지역인 광진을은 매일경제·MBN의 의뢰로 알앤써치가 지난 23~25일 지역 유권자 522명에게 조사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95%신뢰수준±4.3%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선 민주당 고민정 후보(44.3%)와 통합당 오세훈 후보(43.9%)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집계되기도 했는데, 지난 27~28일 중앙일보의 의뢰로 입소스가 광진을 유권자 500명에게 조사해 30일 발표한 지역구 여론조사 결과(95%신뢰수준±4.4%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선 고 후보가 47.1%, 오 후보가 38.4%로 격차가 더 벌어진 것으로 나오기도 한 만큼 이곳 역시 통합당 후보가 당선을 자신하기엔 어려운 실정이다.

물론 거의 비슷한 기간에 실시된 조사임에도 조금씩 다른 조사결과가 나온다는 점에서 이 같은 결과만으로 당락 여부를 전망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없지 않은데, 당사자인 오 후보도 30일 유튜브 ‘시사 안드로메다’에 출연해 20대 총선 종로 여론조사 당시 자신이 정세균 후보에게 앞섰지만 실제 결과는 반대로 나왔던 점을 들어 “그 이후로 저는 여론조사를 안 믿는다”며 “여론조사를 자세히 보면 자체에 허점이 들어있다. 표본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들쭉날쭉할 뿐 여론조사의 law data, 그 바탕이 되는 자료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신빙성이 큰 자료들은 아니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거를 2주 남짓 남긴 시점에서 당장 수도권 선거를 승세로 이끌어도 모자랄 한강벨트가 별 힘을 못 쓰고 있다는 시선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데, 심지어 상기 거론한 여론조사 결과 중 중앙일보가 의뢰해 실시된 입소스 측 데이터에 따르면 전통적으로 ‘보수당 강세’인 강남갑조차 출마 후보에선 통합당의 태구민(태영호) 후보가 오차범위 밖으로 앞서나 ‘어느 정당이 승리하느냐’는 질문에선 민주당이 32.8%, 통합당이 29.1%란 비율을 기록했다는 점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 민주당, 격전지 상당수 우세? ‘무당층·단일화’ 등 변수 남아

회의 중인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의 모습. ⓒ포토포커스DB
회의 중인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의 모습. ⓒ포토포커스DB

급기야 매일경제·MBN의 의뢰를 받아 알앤써치가 조사한 상기 여론조사에선 격전지 12곳 중 10곳에서 민주당이 앞서고 있다는 결과를 내놓기도 했는데, 보수의 아성인 대구 수성갑에서 현역 4선인 민주당 김부겸 후보(29.2%)가 통합당 주호영 후보(52.5%)에 밀린 부분과 충남 공주·부여·청양에서 민주당 박수현 후보(35.3%)가 통합당 정진석 후보(43.5%)에 밀린 점을 제외하면 여당 후보를 이긴 곳이 없어 민주당이 우세하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심지어 대구 수성갑도 동아일보의 의뢰로 지난 28일 리서치앤리서치가 지역구 유권자 510명에게 조사해 30일 발표한 총선 가상대결 여론조사 결과(95%신뢰수준±4.3%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선 김 후보가 41.3%, 주 후보가 38.3%로 나오거나, 중앙일보가 지난 24~28일 입소스에 의뢰한 총선 격전지 10곳 여론조사 결과(표본오차 상동, 24~25일 양일간 502명 조사)에선 공주·부여·청양까지 박 후보(44.6%)가 정 후보(34.4%)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는 것으로 집계되는 등 조사기관마다 완전히 다른 결과가 나오기도 해 일부 자료만으로 예단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더구나 무당층 동향 역시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벌써부터 어느 정당이 우세하다는 평가는 섣부르다는 게 중론인데, ‘지지 후보를 바꿀 수 있다’는 유권자 비중도 무시할 수 없는 만큼 ‘막판 뒤집기’ 가능성은 여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이 많다.

민주당 후보인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에 대한 자객공천으로 통합당에서 3선의 김용태 의원을 내놓은 서울 구로을만 해도 시사저널이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3~24일 유권자 509명에게 조사한 결과(95%신뢰수준±4.3%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에 따르면 윤 후보가 46.8%, 김 후보가 28.8%로 오차범위 밖 격차를 보이고 있으나 ‘상황에 따라 투표 후보를 바꿀 수도 있다’란 응답이 32.4%나 나온 데다 중앙일보가 입소스에 의뢰해 지난 27~28일 지역 유권자 500명을 상대로 진행한 광진을 여론조사 역시 민주당의 고 후보가 통합당의 오 후보보다 높게 나왔음에도 18~29세 유권자들의 경우 61.9%가 ‘지지후보를 바꿀 수도 있다’고 응답하는 등 변동 가능성을 열어둔 바 있다.

이밖에 여권 비례정당 후보의 과거 발언으로 재조명되는 ‘조국 사태’ 여파도 불공정 문제에 민감한 20대 무당층 표심을 뒤흔들 것으로 관측되는데, 비록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여야 지지층이 결집하면서 무당층 비율은 줄어드는 추세라지만 그간 젊은 계층을 주요 지지기반 중 하나로 삼아왔던 민주당에선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 이들의 이탈 여부에 당장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울러 속속 이뤄지고 있는 야권 후보들 간 단일화도 이번 선거를 몇몇 여론조사 결과만으로 여당 우세라 판단할 수 없게 만드는 이유로 꼽히고 있는데, 앞서 거론한 서울 구로을에선 김용태 의원이 지난 27일 무소속 강요식 후보와 여론조사 경선을 통한 단일화에 전격 합의했으며 인천 서구을에선 통합당의 박종진 후보가 무소속 이행숙 후보와 단일화 경선에 이미 합의했다.

이 뿐 아니라 충남 천안에선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던 박찬주 전 육군대장이 통합당 이정만 후보로 단일화하는 데 합의하고, 영등포을에서도 이정현 무소속 후보와 통합당 박용찬 후보 간 단일화 논의가 진행 중이며 충남 당진에선 통합당 김동완 후보와 무소속 정용선 후보 사이에 단일화를 저울질하고 있는 등 보수야권 후보들을 중심으로 단일화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어 이 역시 여당 후보들을 긴장시키는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 비례정당 승부에선 與 ‘조국 논란’·野 ‘공천 파동’ 극복이 승패 가를 듯

[시사포커스 / 박상민 기자] 미래한국당 원유철 대표가 31일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1대 국회의원선거 미래한국당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 참석해 국민께 드리는 약속트리 앞에서 당 의원 및 비례대표 후보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시사포커스 / 박상민 기자] 미래한국당 원유철 대표가 31일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1대 국회의원선거 미래한국당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 참석해 국민께 드리는 약속트리 앞에서 당 의원 및 비례대표 후보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처럼 지역구 후보들 간 합종연횡이 이뤄지는 가운데 이번 총선에서 새로이 적용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부작용으로 나온 거대 양당의 비례정당 대결도 총선 승패를 가늠해볼 주요 관전포인트가 될 것으로 점쳐지는데, 일단 위성정당들의 지지율을 놓고 보면 범여권이 보수야권에 비해 앞서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SBS가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에 의뢰해 지난 28~29일 유권자 1001명에게 조사해 30일 발표한 비례정당 투표 조사 결과(95%신뢰수준±3.1%P), 단일정당으로는 보수정당인 미래한국당이 24.4%로 1위지만 여당 계열인 더불어시민당(20.4%)과 열린민주당(11.9%) 지지율을 합산할 경우 범여권은 32.3%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고 지역구와 비례 의석을 더한 최종 총선 결과에 대한 전망과 관련해선 여대야소가 될 거란 응답이 47%, 여소야대란 답변은 34.8%를 기록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경향신문>이 매트릭스리서치에 의뢰해 유권자 1000명 상대로 조사된 비례정당 여론조사(95% 신뢰수준±3.1%P)에서도 더시민(18.6%)과 열린민주당(11.8%)의 합산 지지율(30.4%)이 미래한국당(19.8%)을 앞선다는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한 발 더 나아가 YTN의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23~27일 유권자 2531명에게 조사해 30일 공개한 3월 4주차 비례대표 정당 지지율 집계 결과(95%신뢰수준±1.9%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서도 더시민은 29.8%, 미래한국당은 27.4%, 열린민주당 11.7% 순으로 나타나는 등 열린민주당으로 인한 여당 지지층 분열에도 불구하고 더시민이 1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올 만큼 우세한 모양새인데, 이는 미래한국당이 공천관리위원장까지 교체하는 공천 파동의 여파를 벗어나지 못한 데 따른 결과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여권 비례정당들도 문제는 안고 있는데, 비례정당이 미래한국당으로 거의 단일화된 보수진영과 달리 여권은 더시민과 열린민주당으로 분열됐다는 지적이 없지 않으나 ‘친문’ 성향 후보가 상당수 포진한 열린민주당이 친문 지지층의 표심을 가져가고, 중도 성향 유권자들은 민주당의 비례정당인 더시민이 포섭한다는 ‘투트랙 전략’으로 갈 수 있다는 점에서 도리어 이런 지적보단 ‘불공정 파문’으로 청년층의 반발까지 일어났던 ‘조국 후폭풍’이 이번 총선에도 영향을 미칠지 여부가 최대 관건이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자칫 ‘친조국’이란 인상을 줄수록 젊은 유권자들과 중도층의 외면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인데, 그렇다고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인 친문계 표심의 분산 가능성을 간과하기도 어려워 최근 불거진 더시민 비례후보 1번인 신현영 교수의 과거 조국 딸 특혜 비판 발언을 놓고도 딜레마에 빠져 있다.

일단 더시민에선 신 교수의 발언과 관련해 “언론에 드러난 것만 보면 누구나 박탈감을 느낄 상황이었지만 신 후보는 섣불리 단정 짓지 않고 신중하게 많은 단서를 달았으며 논문 문제를 섣불리 특혜로 규정한 게 아니다”라고 해명에 나섰으나 당장 보수야당인 미래한국당 측에선 선대위를 출범시킨 31일 박맹우 총괄선대본부장부터 “우리는 국민공천을 했지만 저쪽은 조국이 어떻고, 문재인이 어떻고 하는 사람들을 집어넣은 코드 인사”라며 자당에서의 공천 논란을 희석시키는 한편 ‘조국 프레임’으로 경쟁정당을 압박하는 공세에 돌입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모정당인 통합당에서는 김종인 선대위원장이 31일 “여론조사 하는 게 결정적이라고 생각하면 선거할 필요가 없다. 선거를 10번 해왔지만 여론조사에 대해선 신빙성을 두지 않는다”며 “국회 다수 의석을 차지하는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아예 원내 제1당 탈환을 확신하는 자신감까지 드러내고 있는데, 총선까지 2주 남짓 남은 상황에서 그의 말대로 ‘쫓아가는 사람이 유리한’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인지 정치권으로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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