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승패는 수도권에서 갈린다…초반 판세 민주당 우세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지도부의 모습. ⓒ포토포커스DB

[시사포커스 / 박고은 기자] 공천을 마무리한 정치권이 본격적인 총선체제에 돌입했다. 이번 총선은 단순히 의회권력을 새로 선출하는 1차원적 의미를 넘어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치러진다는 점에서 사실상 대선의 1차 승부처로 여기고 있다. 또한 문재인 정부 후반기 국정운영과도 직결될 수밖에 없어 그 결과에 지대한 관심이 쏠린다.

◆초반 판세는 ‘민주당’ 우위

4·15 총선을 20여일 앞둔 26일 여야의 초반 판세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유리해 보인다.

이번 총선은 문재인 정부 후반기에 치러지는 선거라 현 정부의 중간평가를 묻는 성격으로 치러진다. 때문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속도로 확산 됐을 당시에만 해도 여당에게는 절대적인 악재로 인식, 정권 심판론 프레임이 대두됐다.

하지만 한국의 방역 사례가 전세계 방역 모델로 인정 된다거나 미 유력지인 뉴욕타임스(NYT)가 지난 23일 감염병을 성공적으로 억제한 사례로 한국을 꼽으며 “한국의 사례는 ‘경제를 포기하지 않고도 바이러스 억제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잘 보여 줬다”고 우리나라의 방역 대응을 높이 평가하면서 정권 심판론이 희석되고 있다.

무엇보다 당정청이 총선을 얼마 안남긴 상황에서 재난지원금을 포함한 대국민 직접지원 문제 거론, 4대 보험료와 전기료 등 공과금의 유예 또는 면제조치 시행 등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들을 마련하면서 여론을 우호적으로 조성해 나가 부정적 여론을 무마해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리얼미터가 26일 발표한 문재인 대통령 국정지지율은 올해 최대치인 52.5%로 집계됐다. 긍정평가는 올해 들어 최고 높은 수치로 1년 4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23~25일 18세 이상 유권자 1518명을 대상으로 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을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5%포인트)한 결과 긍정평가는 지난주 대비 3.2%p 오른 52.5%를 기록했고, 부정평가는 3.8%p 내린 44.1%로 나타났다. ‘모름/무응답’은 0.5%p 증가한 3.3%다.

30대를 제외한 모든 연령대에서 지지율이 상승했다. 연령별로 50대(5.2%p↑, 47.3%→52.5%), 40대(4.7%p↑, 60.9%→65.6%), 60대 이상(3.6%p↑, 39.1%→42.7%) 순으로 올랐다. 지역별로는 대전·세종·충청(46.7%→55.1%)과 대구·경북(33.3%→38.7%), 부산·울산·경남(36.8%→41.8%)의 지지율 상승이 눈에 띄었다.

리얼미터는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따른 긍정적인 평가가 지지율 상승을 이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정당 지지율도 전주보다 2.9%p 상승해 올해 최고치인 45.0%를 기록했다. 미래통합당은 5주간 이어오던 30%선 밀려난 29.8%로 민주당과 15.2%p 격차를 보였다.

통합당은 핵심 지지층인 보수층(59.1%, 5.9%p↓)과 60세 이상(37.4%, 7.0%p↓)에서 큰 폭으로 감소했다.

리얼미터는 대통령 긍정 평가에 대한 후광효과와 미래통합당이 비례정당을 통해 과반을 할 가능성에 따라 민주당 지지자들의 결집으로 보고 있다.(자세한 여론조사 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민주당이 코로나19 방역 대응으로 지지율을 회복한 데 반해 통합당의 경우 공천 파동으로 촉발된 내홍으로 상승세였던 지지도를 유지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까지의(26일 기준) 여론조사를 종합해보면 민주당이 우세해 보이지만 ‘정치는 살아있는 생물’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항상 변수가 존재해 예측이 불가능하다. 작은 돌발변수가 한두 개만 생겨도 판세가 뒤집힐 수 있어 초반전 판세는 상당히 유동적이다.

더구나 19대 총선과 18대 대선을 승리로 이끈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미래통합당 총선 사령탑을 맡게 되면서 총선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승패는 수도권에서 갈린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좌)와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우)가 4.15총선을 통해 서울 종로에서 맞붙게 된다. ⓒ포토포커스DB<br>
이낙연 전 국무총리(좌)와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우)가 4.15총선을 통해 서울 종로에서 맞붙게 된다. ⓒ포토포커스DB

문제는 당장의 정당 지지율보다 선수들이 뛰고 있는 지역구 여론이다. 특히나 서울은 총선의 승패를 좌우하는 곳이다. 민심의 바로미터이자 정국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역대 총선 결과가 이를 입증한다. 20대 총선에서 당시 민주당은 서울 지역구 49곳 중 35석을 석권했다. 전체 판세도 당연히 민주당의 승리로 이어졌다. 19대 총선에서는 민주통합당이 30석을 차지한 것에 비해 새누리당은 16석에 그쳤다. 19대 총선의 승리도 민주통합당에게 돌아갔다. 한나라당이 대승을 걷었던 18대 총선에서는 한나라당이 40석을 가져갔다. 이처럼 서울에서 승리한 정당이 원내 1당을 차지한다는 공식은 현재까지 이변이 없다.

서울에서도 가장 관심을 끄는 곳은 정치 1번지 종로일 것이다. 차기 대권 판도도 미리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종로에서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황교안 미래통합당 후보가 맞붙는다. 차기 대선주자들의 대결이라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고 있지만 현재까지 나온 여론조사를 종합해보면 이 후보가 우세하다. 지금까지 황 후보가 이 후보를 뒤집지 못했기 때문이다.

서울경제가 지난 22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엠브레인퍼블릭 의뢰, 20일 종로구 거주 18세 이상 남녀 503명 대상, 95% 신뢰수준에 ±4.4%)를 보면 이 후보가 52.3%, 황 후보가 29.3%를 얻었다.

중앙일보가 지난 16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입소스 의뢰, 10~11일 만 18세 이상 남녀 500명 대상, 표본 오차 95% 신뢰수준 ±4.4%포인트)도 이 후보가 50.5%, 황 후보가 30.2%를 기록했다.

특히나 최근(25일 기준) 나온 여론조사에서도 차기 대선주자 1위를 지키고 있는 이 후보와 달리 황 후보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에게 밀려 3위를 차지했다.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1~23일 만18세 이상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2%p)결과 보도에 따르면 이 후보가 28.0%로 1위를 차지했고,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3.5%, 황 후보는 10.1%를 기록했다.

황 후보는 이러한 여론조사 동향과 달리 “야구는 9회말 2아웃부터”라며 “역전은 얼마든지 가능하고 국민의 숨겨진 표가 드러나는 것은 한순간”이라고 말하고 있다.

물론 수도권은 ‘숨은 표’의 향배에 따라 승패가 뒤바뀔 가능성도 있다. 샤이보수나 조국사태로 이탈한 문재인 지지층으로 인해 여론조사 결과와 실제 선거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선거 결과에 따라 어느 한쪽은 적지 않은 상처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황 후보가 이 후보와의 맞대결에서 승리할 경우 취약한 당내 기반을 다질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은 물론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입지도 구축할 수 있게 된다. 흔들렸던 황교안 대세론이 다시 제자리를 찾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패배할 경우 황교안 대세론은 다시 시험대에 설 공산이 크다. 수도권 영향력이 미미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한국당 내부에서 대안 후보를 찾으려는 기류가 가시화될 수 있다.

이 후보도 마찬가지다. 당내 세력기반이 약한 이 총리가 공동선대위원장을 겸임하며 황 대표와의 대결에서 승리하게 된다면 당내지지 세력을 확보하는 계기는 물론 여권 잠룡군 내에서도 정치적 입지를 다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황 대표에게 패한다면 이 전 총리의 정치적 존재감은 크게 위축될 수 밖에 없다.

만약 황 후보가 종로 선거에서는 진다하더라도 전체 선거에서 통합당을 승리로 이끌 경우 상쇄할 수 있다. 반면 이 후보는 종로 선거에서 이긴다 하더라도 전국 선거에도 관여하기 때문에 전국 선거에서 성적이 좋지 못하면 정치적 입지가 흔들릴 것이라는 리스크가 존재한다.

서울 광진을 후보로 뛰는 민주당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 통합당 오세훈 전 서울시장.[사진 / 시사포커스 DB]

수도권 격전지 중 하나인 서울 광진을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5선을 지낸 곳으로 민주당은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을, 통합당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내보냈다.

광진을은 보수 험지로 분류된다. 14대 총선 이래 통합당 계열이 한번도 승리한 적 없는 지역이다.

동아일보가 지난 23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리서치앤리서치 의뢰, 17일~18일 광진구 을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502명 대상, 표본 오차 95% 신뢰수준 ±4.4%포인트) 고민정 후보가 43.2%, 오세훈 후보는 40.7%를 받았다. 오차범위내 접전이라 누가 앞섰다고 보기 어렵다.

전현직 여성 판사 간 대결이 펼쳐지는 서울 동작을도 관심지다. 나경원 통합당 후보가 버티고 있는 동작을엔 민주당이 박근혜 정부 '사법농단 의혹'을 폭로한 이수진 전 판사를 후보로 내세웠다.

여론조사 결과 4선의 나 후보가 정치신인인 이 후보에게 뒤지고 있는 모습이다. 동아일보가 지난 20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리서치앤리서치 의뢰, 17일~18일 동작구 을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502명 대상, 표본 오차 95% 신뢰수준 ±4.4%포인트)를 보면 이 후보가 47.1%, 나 후보는 35.4%로 나타났다.

다만 나 후보가 당선 가능성은 높다는 여론조사도 나와 판세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서울경제가 22일 보도한 여론조사 결과(엠브레인 의뢰, 20일~21일 동작구을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506명 대상,신뢰 수준 95% 표본오차±4.4%) 이 후보가 44%, 나 후보가 34.9%의 지지를 받았지만 당선 가능성에 대해서는 나 후보가 47%, 이 후보가 37.5%로 집계됐다.

때문에 선거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지역구였던 서울 구로을도 격전지 중 하나다. 구로을은 16대부터 20대 총선까지 다섯 번 내리 민주당이 이겼던 곳이다. 야권에서는 ‘험지가 아니다 사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대표적 ‘보수 험지’로 분류된다.

민주당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하는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내세웠고 통합당에서는 자객공천을 받은 김용태 의원이 나왔다.

구로을의 경우 동아일보가 지난 25일 발표한 여론조사(리서치앤리서치 의뢰, 22일~23일 구로구을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504명 대상, 신뢰 수준 95% 표본오차±4.4%)에 따르면 윤 후보가 43.3%로 김 후보(28.7%)를 14.6%포인트 앞섰다. 하지만 두 후보간 지지율 격차가 줄어들고 있어 어떤 후보가 승리할 지는 끝까지 알 수 없다.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 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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