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전 직원 내달도 15일 무급휴직
이스타 “자금 확보 어려워…월급 못 준다”

여객 수요 감소를 견디지 못하고 항공업계가 무급휴직, 셧다운에 돌입하고 있다. 사진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텅 빈 인천공항 모습. ⓒ임현지 기자
여객 수요 감소를 견디지 못하고 항공업계가 무급휴직, 셧다운에 돌입하고 있다. 사진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텅 빈 인천공항 모습. ⓒ임현지 기자

[시사포커스 / 임현지 기자] 항공업계 날개가 꺾이고 있다. 저비용항공사(LCC) 이스타항공이 여객 수요 감소를 견디지 못하고 이날부터 국내·국제선 운항을 모두 중단한다. 코로나19 사태로 촉발된 항공업계 첫 셧다운이다. 아시아나항공도 전 직원에게 내달 무급휴직을 공지하고 인건비 절반을 줄이는 초강수 자구책을 내놨다.

2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이날부터 국내·국제 항공 총 23대 항공기를 모두 멈추는 ‘셧다운’ 상태에 돌입했다. 국내선은 이스타항공을 인수하기로 한 제주항공을 대체 편으로 제공한다. 국제선은 이미 지난 9일부터 멈춘 상태다.  

운영 중단과 함께 오는 25일로 예정된 급여 지급도 미뤄지게 됐다. 이스타항공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던 지난 2월에도 임직원 급여를 40%만 지급한 바 있다.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는 지난 23일 사내 게시판을 통해 “국내 LCC들과 힘을 모아 정부의 긴급운영자금 지원 요청 등 특단의 대책을 찾아봤지만 현재까지 가시적인 성과가 없어 부득이하게 이달 25일 예정됐던 급여 지급이 어렵게 됐다”며 “내부 자구노력과 최소한의 영업활동만으로는 기본적인 운영자금 확보가 어려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과의 인수전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경영 정상화를 통해 미지급된 급여를 정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최 대표가 “기재 조기 반납과 사업량 감소로 발생한 유휴 인력에 대한 조정 작업이 불가피하다”고 공지한 만큼 구조조정도 함께 이뤄질 것으로 점쳐진다. 

아시아나항공도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무급휴직으로 인건비를 삭감하는 등 특단의 조치를 마련했다. 이에 전 직원이 다음 달 최소 15일 이상 무급 휴직에 들어간다. 무급 휴직은 쉬는 날짜만큼 급여를 받지 못하는 방식이다. 전 직원이 한 달 중 보름을 쉬게 되니 인건비 50%가 줄어드는 셈이다. 임원들은 급여 10%를 추가 반납해 총 60%를 반납하기로 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이달 10일을 쉬면서 급여의 33%를 받지 못했는데 내달 15일의 무급휴가 공지가 내려왔다”며 “사태가 나아질 거라고 서로 위로하고 있지만 막상 자녀가 있는 선후배들의 상황이 걱정 된다”고 말했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은 내달 예약률은 전년 대비 90%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 여객 노선 역시 공급좌석 기준 85% 축소됐다. 지난해 4274억 원의 적자를 내는 등 실적이 좋지 못한 상황에서 코로나19 여파까지 더해져 설상가상 위기를 겪고 있다.

이에 지난 1월부터는 임원 및 팀장 20명으로 구성된 ‘코로나19 대책본부’를 가동했으며, 2월부터는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한창수 아시아나 사장을 비롯한 임원들이 급여를 20~40%를 반납하기도 했다. 지난 2월 14일 예정된 창립 32주년 기념식도 취소하고 직원 포상도 중단했다. 

임원 사직서 제출 및 급여 반납은 LCC 항공도 마찬가지. 업계 1위인 제주항공도 위기경영체제에 돌입하면서 경영진 임금을 30% 반납했다. 에어서울과 에어부산 역시 대표이사를 포함한 전 임원이 사표를 내고 급여를 일부 반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업계는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아시아나는 화물기 14대를 탄력적으로 운영하며 국제 화물 수요를 공략하기로 했다. 호찌민과 타이베이 노선 여객기를 활용해 화물을 운송하는 벨리 카고(Belly Cargo) 영업을 실시 중이며 추가 노선 확대도 검토하고 있다. 또 이번 위기를 항공기 정비 강화 기회로 삼고 항공기 정비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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