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코로나 사태’에도 부정평가 하락…49% 유지

문재인 대통령./ⓒ청와대.

[시사포커스 / 박고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고 있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큰 변동 없이 전주와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는 여론조사가 20일 나왔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팬데믹’을 선언할 정도로 5년 전 메르스 사태보다 국내외 확산 정도와 영향력이 크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직무 평가가 크게 급락하지 않았다.

한국갤럽이 지난 17~19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에게 문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의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고 보는지, 잘못 수행하고 있다고 보는지 물은 결과, 49%가 긍정 평가했고 42%는 부정 평가했다. 9%는 의견을 유보했다(어느 쪽도 아님 4%, 모름/응답거절 5%).

대통령 직무 긍정률은 지난주와 같고, 부정률은 3%포인트 하락했다.

이번 주 연령별 긍/부정률은 18~29세(이하 '20대') 41%/43%, 30대 63%/33%, 40대 64%/31%, 50대 43%/50%, 60대+ 40%/49%다. 지난 2월 넷째 주 51%였던 대통령 직무 부정률이 3주 만에 9%포인트 하락했다.

성별로 보면 남성에서의 긍/부정률(45%/46%)이 비슷하고, 여성에서는 긍정률(53%)이 부정률(38%)보다 높다.

지지정당별로 보면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의 89%가 대통령 직무 수행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미래통합당 지지층은 87%가 부정적이며 지지정당이 없는 무당(無黨)층에서도 부정적 견해가 더 많았다(긍정 32%, 부정 49%).

대통령 직무 수행 긍정 평가자에게 그 이유를 물은 결과(492명, 자유응답) ‘코로나19 대처’(54%), ‘최선을 다함/열심히 한다’(10%), ‘전반적으로 잘한다’(6%), ‘복지 확대’, ‘정직함/솔직함/투명함’(이상 3%) 순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관련 응답은 7주째 긍정 평가 이유 1순위에 올라 있으며, 최근 3주 연속 그 비중이 늘었다(2월 4주 30% → 3월 1주 37% → 2주 44% → 3주 54%).

직무 수행 부정 평가자는 부정 평가 이유로(420명, 자유응답) '코로나19 대처 미흡'(30%), '경제/민생 문제 해결 부족'(23%), '전반적으로 부족하다'(11%), '외교 문제'(6%), '독단적/일방적/편파적'(4%), '신뢰할 수 없음/비호감', '리더십 부족/무능하다'(이상 3%) 등을 지적했다. 부정 평가 이유에서도 코로나19 관련 응답이 4주째 1순위지만 최근 그 비중은 줄고(3월 1주 50% → 2주 37% → 3주 30%), 경제 문제 언급이 늘었다(8% → 15% → 23%).

갤럽은 문 대통령의 직무평가가 메르스 때만큼 급락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5년 전에는 메르스 대응 관련 내용이 줄곧 대통령 부정 평가 이유로만 언급됐다”며 “당시 박 대통령 긍정 평가자도 잘하는 이유로 메르스 대응을 꼽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이번 코로나19 상황에서는 대통령 긍정 평가 이유에서 '대처 잘한다'가 7주 연속 1순위라는 점에서 다르다”며 “최근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긍정 평가가 늘었고(2월 4주 41% → 3월 2주 58%), 마스크 5부제에 관해서도 '적절하다'(58%)는 의견이 우세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5년 전보다 국내외 감염병 정보가 폭넓고 빠르게 공유·갱신된 점 ▲한국을 포함해 여러 나라의 검사 속도, 정보 공개, 감염(의심)자에 대한 의료·생계 지원 측면이 비교된 점 ▲ 2월 중순 신천지 대구교회 집단 감염을 기점으로 확진자가 급증해 사태 심화의 책임이 정부뿐 아니라 교단으로 분산된 점을 들었다.

하지만 갤럽은 “이는 어디까지나 현재까지의 상황일 뿐”이라며 “이제는 코로나19 방역 외 주요국 국가비상사태 선포, 국제유가·국내외 증시 동반 폭락 등 실물경제와 금융시장 동시 충격이라는 난관(難關)에 봉착했다”고 지지율 변동 가능성을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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