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공중보건국 "잘못된 공포가 전자담배 전환 막아"
식약처, 폐손상 인과관계 규명 전까지 사용 자제 권고
필립모리스 '아이코스 메쉬' 올해 3분기 출시 '물음표'

국내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이 급격히 축소된 가운데, 잘못된 인식과 과도한 공포심이 오히려 금연을 방해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사진은 한국전자담배협회 회원들이 지난해 11월 6일 국회의사당역 앞에서 담배사업법 일부개정안에 대한 반대 집회를 여는 모습. ⓒ오훈 기자
국내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이 급격히 축소된 가운데, 잘못된 인식과 과도한 공포심이 오히려 금연을 방해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사진은 한국전자담배협회 회원들이 지난해 11월 6일 국회의사당역 앞에서 담배사업법 일부개정안에 대한 반대 집회를 여는 모습. ⓒ오훈 기자

[시사포커스 / 임현지 기자] 국내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이 급격히 축소된 가운데, 잘못된 인식과 과도한 공포심이 오히려 금연을 방해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흡연자들에겐 금연이 최선이지만 액상담배가 일반 담배만큼 나쁘다는 인식은 바로잡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16일 영국 공중보건국(PHE)은 최근 전자담배 사용에 관한 새로운 연구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발간, 소비자들 사이에 퍼진 잘못된 정보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이번 보고서는 ‘금연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흡연자들에게 전자담배로의 전환을 권고해야 한다’는 주장과 동일 선상에 있다. 전자담배가 무해한 것은 아니지만 흡연자들이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와 동일하게 유해하거나, 더 유해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이 문제라는 의미다.

보고서는 미국에서 발생했던 폐질환 사례는 대마 성분인 THC 함유 액상형 전자담배에 사용된 ‘비타민 E 아세테이트’가 주원이라고 말했다. 해당 성분은 영국에서 니코틴 함유 제품에 사용하는 것이 이미 금지돼 있어 영국 액상형 전자담배에서는 폐질환이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또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보다 흡연 관련 질병을 유발하는 유해물질을 훨씬 적게 포함하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히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PHE는 “흡연자들 사이에 퍼진 전자담배에 대한 ‘잘못된 공포’는 일부 전문가나 단체가 신빙성이 결여된 정보를 대중들에게 전달했기 때문”이라며 “소비자들이 과학적 사실에 입각한 정보와 인식을 갖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국 정부 의료부문 최고책임자인 크리스 위티 교수는 “흡연자들이 건강을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완전히 금연하는 것이지만, 전자담배는 일반 담배보다 안전한 대안 제품으로 사람들의 금연을 도울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은 지난해 10월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보건복지부 등이 폐 손상 및 사망사례 발생을 이유로 사용중지 권고를 내리면서 사실상 편의점과 면세점에서 퇴출 수순을 밟았다. 정부는 지난해 12월에는 국내 유통되는 153개 액상형 전자담배 중 일부에서 비타민 E 아세테이트 성분과, 폐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고 보고된 가향물질이 검출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당시 식약처는 “검출된 성분을 유력한 폐손상 의심물질로 보고 있으나 원인 규명 중이며 아직 확정 단계는 아니다”라면서도 “폐손상과의 인과관계가 규명되기 전까지 제품 사용을 자제토록 하는 권고 내용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정부는 이같은 결과에 따라 유해성 여부에 대한 연구를 올해 상반기까지 마무리 짓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국내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은 이미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5월 국내에 상륙한 미국 액상형 전자담배 회사 ‘쥴랩스’는 론칭 1년도 채 되지 않아 플래그십 스토어 3곳(세로수길· 광화문·연남)을 영업 종료하고 대대적인 조직개편에 돌입했다. 

한국전자담배산업협회도 당시 기자회견을 열고 즉각 반발했다. 협회는 “식약처 검사 결과 미국 사례와는 다르게 위험 물질이 아예 없거나 극소량 검출됐음에도 사용 금지 권고를 유지하는 것은 국민 혼란을 가중하고 부정적 여론을 조장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필립모리스 인터네셔널에서 영국에 판매중인 액상형 전자담배 ‘아이코스 메쉬’. 올 3분기 10개국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한국에 출시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필립모리스 제공
필립모리스 인터네셔널에서 영국에 판매중인 액상형 전자담배 ‘아이코스 메쉬’. 올 3분기 10개국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한국에 출시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필립모리스 제공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PMI) 액상형 전자담배 ‘아이코스 메쉬(IQOS MESH)’도 국내 출시에 확답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올해 3분기 중 10개 국가에 출시하겠다는 의사를 PMI 공식 홈페이지 등을 통해 전했지만, 한국이 포함될지 여부에는 물음표를 남겼다. 현재 필립모리스는 지난해 10월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3 듀오(IQOS3 DUO)’출시를 끝으로 국내에 신제품을 출시하지 않고 있다. 

아이코스 메쉬는 작은 구멍이 뚫린 금속 메쉬에 액체 캡슐인 ‘비브(VEEV)’를 가열해 액상을 뿜어내는 새로운 형식의 제품이다. 현재는 영국에서만 출시, 판매되고 있다. 필립모리스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제품에는 폐손상 의심물질인 비타민E 아세테이트가 전혀 함유돼 있지 않다.

필립모리스 관계자는 “올해 3분기 10개국에 아이코스 메쉬를 출시한다는 내용은 공식적으로 사실이지만 어떤 국가에서 구체적으로 언제가 될지는 정해진바 없다”며 “이에 한국 출시에 대해서도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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