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집중제 창안자는 레닌 ? 공산당이 권력을 운용하는 핵심 원칙이었다.
민주는 당원이 당 지도부를 선출한다는 것, 실상은 권력자가 상부에서 지명
‘집중제’는 당 결정에 무조건 복종해야 한다는 규정으로 절대 독재자 출현의 기반
공산당의 원칙 “절대 도전하지 마라” - 더불어민주당이 공산당 사고방식을 적용했나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15 총선 후보를 결정하는 서울 강서갑의 당내 경선에서 탈락했다. 강선우 전 사우스다코타 주립대 교수가 권리당원(65.15%)과 일반국민(64.3%) 여론조사에서 모두 이겼다.

언론들은 금태섭 의원이 조국 전 법무장관을 비판하고 공수처 도입 등의 당론에 반대하면서 친문(親文)세력에 ‘미운털’이 박힌 결과라도 해석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강선우 전 교수가 ‘조국 키즈(kids)’라면서 강 교수의 페북에 이렇게 쓰여 있다고 소개했다.

"청문회 당시 금 의원은 조국은 이런 사람이라고 만인이 보는 앞에서 딱지를 붙였다. ...당의 뜻이 결정됐을 때는 거기에 따르는 것이 당인(黨人)의 자세인데, 금 의원은 공수처 설치에 기권했다....금 의원의 일성은 '조국 대 반(反)조국’이었다. 비틀지 마라. 수구를 척결하는 시대적 과제에 ‘기권’한 것 아닌가."

진중권은 금태섭 의원의 탈락에 대해 다음과 같이 해석했다.

“친문 팬덤정치의 폐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죠. 바로 이래서 의원들이 당에 쓴 소리를 못하는 겁니다. 괜히 다른 소리 했다가는 문재인 친위대들에게 조리돌림 당하다가 결국 이런 꼴이 되니까요. 홍위병 이용해 공포정치를 하는 문화혁명이 일상화한 겁니다.”

진중권은 이어 “강 교수의 발언을 보면 한 사람, 한 사람 개인의 의견을 존중하는 자유주의 정당에서는 나올 수 없는 얘기이죠. 당과 단 하나라도 견해가 다르면 바로 제거당합니다. 옛날 운동권에서 '민주집중제'라 불렀던 작풍. 그 전체주의 정당문화가 민주당을 삼켜 버린 거죠.”라고 지적했다.

여기서 진중권이 말한 민주집중제란 무엇일까.

민주집중제의 창안자는 소련을 공산화시킨 레닌이다. 레닌은 “목적은 수단을 정당화 한다. 혁명을 위해서는 거짓말해도 괜찮다. 거짓말은 혁명을 위한 가장 강력한 수단이며, 거짓말을 백번하면 참말이 된다. 공산혁명이 성공할 때까지 민주화란 단어를 포기해서는 안된다”라는 어록을 남겼다.

레닌이 성공시킨 사회주의 국가의 본질은 계획경제가 아니다. 사회주의 국가는 공산당이 모든 것을 장악하는 독재 체제로서 모든 것의 핵심은 공산당이다. 공산당이 권력을 운용하는 핵심 원칙이 바로 민주집중제였다.

여기서 ‘민주’란 공산당이 권력을 구성하는 방식이다. 공산당은 상명하복 구조로 되어 있다. 소련의 경우 지구당 위원회 지역 당위원회 - 중앙위원회 – 연방중앙위원회가 피라미드 구조로 되어 있다. 연방중앙위원회 위에는 정예의 정치위원회(소련은 정치국)이 있다. 공식적으로 당 지도부는 당원에 의해 선출된다. 그래서 공산당들은 ‘당원 선출에 의한 지도부 구성’이라는 측면에서 자신들의 제도가 민주적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실상을 보면 ‘반(反)민주’의 극치를 보여준다. 실제 선거를 보면 당의 권력자들이 다음 선거에서 뽑힐 사람을 미리 결정하고, 당원들은 거수기 역할만 하게 된다. 당 권력자가 누구를 당에 가입시킬지, 누구를 당직자로 임명하고 승진시킬 지, 그리고 누구를 당원이나 어떤 직위에서 추방시킬 지를 결정한다. 당원들은 자신의 마음대로 사실상 권력자를 뽑을 권한이 전혀 없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사회주의 국가에서 투표는 거의 예외 없이 ‘당 결정에 대해 100% 찬성’이란 결과를 낳았다.

비민주의 극치는 ‘집중제’에서 엿볼 수 있다. 상위 당 기구의 결정은 하위 당 기구가 의무적으로 지켜야 하며 궁극적으로 모든 당원들이 강제적으로 준수해야 한다. 당의 문제는 결정되기 전까지는 논쟁 대상이 될 수 있지만, 결정된 이후에는 논쟁이나 저항을 하면 안 된다. 잘못된 결정이라도 수정될 수 없으며, 결정에 저항하면 반동분자가 된다.

결론적으로 민주집중제의 겉모습만 보면 결정권은 오로지 선거로 선출된 기구에 있다. 당 지도자는 이러한 결정을 집행하는 사람일 뿐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군대처럼 ‘상명하복 구조’이기 때문에 당 최고권력자의 수중에 거대한 권력이 집중되어 있다. 이러한 권력구조 때문에 모든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늘 ‘절대 권력의 독재’가 출현하게 되는 것이다. 스탈린, 마오쩌둥, 김일성, 카스트로 등 예외가 없었다.

중국 공산당도 우파 세력, 반대 세력에 대해 다음과 같이 규정했다.

‘사회주의 문화에 반대하거나, 사회주의 경제 및 정치제도에 반대하거나, 정부의 기본 정책에 반대하거나, 인민민주주의 혁명과 사회주의 혁명 그리고 사회주의 건설에 따른 성과를 부정하거나, 공산당의 지배에 반대하는 등의 행위는 모두 반동 행위이므로 강력히 처벌되어야 한다.’

중국에서 ‘공산당 독재’의 본질을 극단적으로 보여준 게 1989년 일어난 천안문 사태였다. 덩샤오핑이 이끄는 공산당은 탱크로 시위대를 진압하면서 중국인들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절대, 절대, 공산당의 독재에 도전하지 말라”

과거 옳은 소리를 참 잘했던 조국 전 법무장관도 2013년 12월 9일에 쓴 페북에서 다음과 같이 얘기했다.

“독재국가에선 ‘최고 존엄’에 대한 비판과 반대는 가혹한 제재와 처벌 대상이다. 민주국가에선 ‘’최고 존엄‘에 대한 가혹한 비판과 반대가 헌법적 기본권이다.”

그런데 묘하게도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문재인 대통령과 당에 대한 조그마한 도전이라도 절대 용납되지 않는다. 그게 금태섭 의원이 당내 경선에서 패한 근본적인 요인이었다.

하기야 한 연예인이 신종코로나를 보고 “이건 재앙이야”라고 썼다가 SNS 테러를 당했다. 재앙이 문재인 대통령을 비하하는 표현(문재앙)을 연상시킨다는 게 이유였다. 너무나도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 벌어지는 대한민국이다. 홍위병을 연상시키는 친문 세력은 이 글을 읽었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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