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개토대왕함이 자이툰부대 수송선 호위

이슬람 테러 단체들의 한국 국적 선박 테러 위협에 이어 지난 11일 인천국제공항에 미국행 항공기 폭파 협박 편지가 도착하는 등 테러 위협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자이툰부대의 군수 물자 수송을 맡게 될 선박 안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자이툰부대 물자 수송에 2만5000톤급 민간 상선 2척이 이용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가운데 선박과 물자 보호를 위해 3800톤급 광개토대왕함이 투입된다. 해군의 전투함이 해외에서 훈련이 아닌 작전을 펼치는 것은 베트남전 이후 처음. 특히 원거리 호송 작전도 해군 작전 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이라크 현지에서 사용하게 될 각종 물자를 싣고 이달 중순 부산항을 출발하게 되는 수송 선박은 약 1만2000km를 항해해 내달중 쿠웨이트에 도착할 예정이다. 항해 도중 발생할 테러 등 각종 위협에 대비, 중무장한 광개토대왕함이 호위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예상되는 위협은 아라비아해·말라카해협에서의 해상 테러, 소형 선박을 이용한 자살 폭탄 테러 등이 가장 큰 위협이다. 또 말라카해협에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해적들의 해상 약탈도 간과할 수 없는 위협이다. 1993년 6월과 98년 10월 대만 인근 해상, 94년 2월 홍콩 해역, 2003년 6월 방글라데시 근해를 항해중이던 한국 국적 화물선에 총기로 무장한 해적들이 강제 승선한 사례와 2003년 2월 말라카해협에서 강제 승선을 시도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전세계 해상 테러의 70% 이상이 한국 선박이 주로 이용하는 동남아해역과 인도양해역 등에서 벌어진다는 정부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한 한·일간 신문의 보도도 이를 뒷받침한다. 특히 말라카해협과 인도네시아 주변은 통과하는 선박은 많지만 수로가 좁고 수많은 섬이 산재해 있어 해적 등 테러리스트들의 온상이 되고 있는 현실이다. 이들은 자동소총은 물론 로켓포 등 중화기로 무장하고 비무장 상태의 선박을 공격, 선적된 화물을 국제 암시장에 내다 팔고 선박을 통째로 나포해 해체하거나 개조한 뒤 파는 등 날로 대담한 수법을 선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광개토대왕함은 하푼 대함미사일·시스패로 함대공미사일·해상초계와 소형 선박에 대한 대응력이 높은 슈퍼링스(Lynx) 헬기 등을 탑재하고, 혹시 있을지 모르는 만약의 사태에 철저히 대비할 계획이다. 또 127mm 함포는 분당 43발을 발사할 수 있는 위력을 갖고 있고, 30mm 근접 방어 무기 체계인 골키퍼·어뢰 등은 테러 위협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특히 광개토대왕함에는 수중 폭파와 대테러 작전 임무 수행이 가능한 최정예 해군특수전여단(UDT/SEAL) 요원들이 탑승해 테러 공격 징후가 포착되면 헬기를 이용, 수송선 갑판에 내려 테러범들을 진압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광개토대왕함은 미 해군정보국(ONI)이 개발, 해군이 도입·운영중인 첨단 해양감시정보체계(KOED)를 통해 미 태평양군사령부·중부군사령부로부터 실시간으로 해상 테러와 관련한 정보도 수신할 계획이다. 더불어 해상수송작전기간에 주한 무관·해외 파견 무관을 통해 수송선이 지나는 인근 국가의 해군·해상 치안 기관과의 24시간 연락·협력이 가능한 비상망을 구축, 유사시 정보 교류 등 협력 체제를 가동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이미 테러에 대비한 각종 훈련과 함정 정비 등 출항 준비는 모두 마친 상태"라며 "창군 이후 첫 장거리 호송 작전인 만큼 한치의 오차도 없이 완벽한 임무를 수행해 대양 해군의 면모를 보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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