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2월 對중국 방호복 수출량 270톤…최근 4년간 月평균 물량 대비 1352배 증가

의료진이 병실로 향하기 전 방호복을 착용하고 있다. ⓒ뉴시스
의료진이 병실로 향하기 전 방호복을 착용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코로나19 발생 이후 중국으로 수출한 방호복의 양이 폭증한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미래통합당 송언석 의원이 관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방호복의 월평균 대(對)중국 수출량이 1352배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송 의원에 따르면 지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4년간 우리나라에서 중국으로 수출한 방호복은 4.9톤으로 월평균 0.1톤(100kg)에 불과하다. 그러나 중국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올해 1월과 2월에만 각각 100톤과 170.4톤, 총 270.4톤(월평균 135.2톤)의 방호복이 중국으로 건너갔다. 지난 4년간 월평균 수출물량보다 무려 1300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시중 방호복 1벌당 무게를 약 195g 정도로 추산하면 약 138만벌이 중국으로 넘어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국내 의료진 중 일부는 방호복이 부족해 수술복과 비닐 옷으로 대처하고 있는 실정이다. 강원도는 지난 1월부터 질병관리본부에 방역복 1만3000벌이 필요하다고 공문을 5차례나 보냈지만, 확보한 방호복은 약 5000벌에 불과했다고 송의원은 설명했다.

코로나 확진자나 유증상자의 검사와 치료를 담당하는 의료진들은 감염 위험이 높은 환경에 노출돼 있기 때문에 방호복은 자신을 지킬 수 있는 마지막 수단이다. 특히 의료진 감염이 발생할 경우 의료체계 자체가 붕괴될 수도 있는 만큼 매우 의료진 감염차단은 방역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지난 2월 25일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선별진료소 등의 격리공간에서 검체 채취 시 방호복 대신 가운 사용을 권장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각 지방자치단체에 발송했다. 이에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는 “온전한 차폐가 불가능한 보호구로 방역의 일선에 서는 것은 소명을 다하는 의사를 사지로 내보내는 것과 다름없다”며 반발했다. 정부가 의료진에게 최소한의 자기보호 장비를 지원해 주지는 못할망정, 감염 우려가 높은 장비착용을 권고하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최근 중국은 “방호복 생산량은 수요보다 공급이 많을 정도로 충분하다”며 한국에 의료용 방호복 1만벌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중국 측에서 따뜻한 온정과 지지를 보내준데 대해 사의를 표한다”고 답했다. 1월과 2월에만 270톤의 방호복을 중국으로 보내놓고 1만벌의 방호복을 지원하겠다는 중국에 오히려 감사해 하는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송 의원은 지적했다..

독일과 러시아는 의료진의 안전을 위해 방호복 등 의료용품과 장비 수출을 금지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전 세계가 만성적인 방호복과 마스크, 장갑 부족 사태에 직면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송 의원은 “방호복 중국에 다 넘기고 우리 의료진에게는 가운을 입으라니, 도대체 어느 나라 정부인지 귀를 의심하게 만든다”며 “코로나와 사투를 벌이며 고군분투 중인 의료진들이 최선을 다해 환자들을 돌볼 수 있도록 방호복 등 의료장비 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수출금지, 생산량 증대, 비축물자 지정 등 신속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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