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옥중 편지’ 보수진영 결집 원동력
장고하는 진보세력…선서연대 등 떠밀어준 ‘박근혜 옥중 편지’

이해찬 대표가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 오훈 기자]
이해찬 대표가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 오훈 기자]

[시사포커스 / 박고은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총선을 40여일 앞두고 범보수 진영의 ‘대통합’을 강조하는 옥중 편지를 내놓으면서 보수진영의 통합 논의가 가속도를 보이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의 탄핵 사건을 두고 미래통합당과 대립각을 보이던 자유공화당도 박 전 대통령 옥중 편지 공개 직후 ‘통합’ 가능성을 열어두었고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도 ‘천금같은 말씀’이라며 통합 메시지에 화답했다.

박 전 대통령의 옥중 편지가 보수진영 결집의 원동력이 되는 모습이다.

이에 반해 범진보의 연대 움직임은 꽁꽁 얼어붙어 있다. 정의당, 민생당, 녹색당 등이 비례대표용 연합정당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정의당의 경우 비례대표용 연합정당에 대해 원칙적으로 부정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더불어민주당이 걱정하고 있는 미래통합당 비례대표 위성정당의 ‘비례대표 의석 독식’ 상황을 막아야 한다는 데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 미래통합당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이 이번 총선에서 20여석, 민주당은 7석 정도를 얻을 것이라고 점쳐지면서 민주당을 비롯한 정의당 등 진보군소정당에서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애초 진보진영이 미래통합당의 비례정당 창당을 ‘꼼수’라고 비판했기 때문에 미래한국당에 대응하기 위해 비례대표용 연합정당을 창당하기도 어렵고, 보수 세력에게 과반수를 뺏길 수도 없는 난처한 상황에 처해있다.

◆장고하는 진보세력…명분·실리 찾을 수 있는 묘수는?

전략적 분할투표를 제안하는 정의당 지도부.[사진 / 시사포커스 DB]

현재 민주당이 이해찬 대표 지시로 선거연합정당 참여 대상과 방식 등에 대한 세부안을 만들고 전날 오후에는 비공식 회의를 여는 등 직접 비례정당 창당을 챙기는 상황이다.

해당 안과 관련해서는 취재를 종합하면 비례대표후보를 파견하는 방안, 범진보 통합 비례당을 창당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하지만 정의당은 범진보 통합비례당에 대해 “비례연합당과 관련해서는 정의당뿐만 아니라 선거제도 개혁 입법 공조를 함께 해온 정당들 중 민주당만 제외하고 모두 반대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유상진 정의당 대변인은 5일 브리핑을 통해 “비례정당 관련 정의당이 논의 가능하다는 식으로 기사가 나가고 있는데 이는 정의당의 상황과 전혀 맞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다만 유 대변인은 브리핑 직후 기자들과 만나 “선거 연대는 할 수 있지만 선거용 정당을 만들어서 써 먹는 건 안 된다”고 여지를 남겼다.

정의당에서는 선거 연대를 위한 아이디어로 ‘전략적 분할투표’를 제시하고 있다. 전략적 분할투표는 민주당이 비례대표를 내지 않고 비례대표 정당투표를 정의당, 민중당, 녹색당 등 군소 진보정당에 몰아주는 방식이다.

이에 대해 이정미 정의당 전 대표는 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민주당은 비례 대표를 내지 말고 정의당, 민생당, 미래당, 녹색당 등에게 비례 대표 투표를 하게 되면 기본적인 3% 의석을 초과하면 비례 의석을 몇 석을 다 가질 수가 있다”며 “이렇게 의석 전체의 파이를 늘려나가면 연합정치를 펼쳐나갈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비례 위성 정당에 대응하기 위한 연합 정치의 가능성은 폭을 열어두고 예를 들어서 민주 개혁 세력의 파이를 최대화하기 위해서 비례 투표와 지역구 선거에 대한 전체적인 연합 정치의 논의의 틀이 만들어진다면 그 안에서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자체적으로는 손해일 수 있지만 손해를 감수하게 된다면 범여권 파이가 커져 보수진영의 과반수를 막을 수 있다는 방안으로 분석된다.

양측의 입장이 팽팽할 것으로 보이지만 물리적으로 총선이 얼마 안남은 만큼 민주당과 정의당 각기 어떤 안으로 선거 연대를 할지는 늦어도 다음주 말까지 결단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과 정의당이 협상을 보게 되면 선거 연대의 핵심 골격이 나타날 전망이다. 반면 끝내 협상이 결렬된다면 범여권은 각자도생에 나설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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