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김남국, 금천 공천 유력 소식에 지역 여론 격앙…곳곳 반발 잇따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모습. 사진 / 이민준 기자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모습. 사진 / 이민준 기자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코로나19 사태 확산으로 연일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이 하락하고, ‘임미리 교수 고발 건’과 ‘대구·경북 지역 봉쇄 정책’ 발언 등 여당 내 잇따른 실책으로 총선 전망에 대한 민주당의 고심이 깊어가는 모양새다. 민주당은 1차 경선결과 발표 이후 현역 중진 의원들이 대거 교체됨으로써 시스템공천이 제대로 기능하고 있다고 자신하고 있지만, 각 지역에서 경선 불복과 전략공천을 둘러싼 잡음은 쉽사리 잠재워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지난 20대 총선에서 문재인 당시 당대표가 전면에 나서 신선한 인사를 영입함으로써 흥행을 일궈내고 ‘시스템공천’의 브랜드를 구축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는 영입인재 2호인 원종문씨의 미투 의혹을 시작으로 최근에는 영입인재 1호 최혜영 교수의 부정수급 논란 등으로 인해 검증 실패라는 비판과 영입기준 논란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더구나 연동형비례대표제의 도입으로 예상 비례대표 의석이 격감하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비례대표 전략공천 불가 해석으로 인해 영입인재 공천의 자리가 부족해지면서, 그들을 무리하게 지역에 전략공천한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특히, 지역 연고나 밀착도 없는 후보들이 전략공천 대상으로 오르내리면서, 지역정서를 배려하지 않은 일방적인 후보선정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자칫 지역 내 심각한 분열과 더불어, 민주당 총선 판세에 대한 악영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들린다.

그중 최근 가장 논란의 중심에 있는 인물은 ‘조국 백서’ 필진으로 알려진 김남국 변호사이다.

◆ ‘김남국 전략공천’과 당 내부 분열 조짐

김변호사는 ‘미투 논란’으로 낙마한 정봉주 전 의원 대신 금태섭 의원의 서울 강서갑 지역에 출마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이미 ‘미투 논란’으로 시끄러운 지역에 ‘조국 내전’까지 벌어져 혼란스러워질 것을 우려한 민주당 지도부는 21일 김변호사를 ‘전략지역’에 공천한다고 발표하였다.

김변호사의 전략공천 후보지로 사생활 논란으로 지난 19일 불출마를 선언한 이훈 의원의 지역인 서울 금천, 동작을, 중구성동을 등이 거론되었지만, 27일 이수진 전 판사와 최기상 전 판사를 각각 서울 동작을과 중구성동을에 전략배치했다고 알려짐으로써, 남은 김남국 변호사의 거취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남국 변호사가 국회 정론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입당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뉴시스
김남국 변호사가 국회 정론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입당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뉴시스

서울의 주요선거구들이 김남국 변호사의 전략공천 후보지로 언급될 때마다 지역구 권리당원 및 민주당 지지자들의 원성이 빗발쳐 왔다. 최근 타 지역 전략공천 후보들이 속속들이 윤곽을 드러내는 와중에, 금천이 유력한 전략공천 대상지로 떠올라 금천 지역내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 청년 정치에 대한 당 안팎에서의 쓴소리

이번 총선에서 김남국 변호사가 강서갑 금태섭 의원에게 도전장을 날리면서 ‘청년 정치인의 도전을 막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인 데 대해 쓴소리도 적지 않다. 이해찬 당대표는 김 후보의 젊은 나이와 전문성, 그리고 열정의 이유로 김변호사도 잃을 수 없는 ‘소중한 인재’라며 공천을 암시했다.

청년대표로서 김남국 변호사에 대한 청년들의 반응 또한 싸늘하다. 특히 청년 정치를 꿈꿔왔던 당안팎의 ‘정치 지망생’들에게는 이번 전략공천 논의 과정이 불공정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조국 백서’를 쓰고 조국수호 집회 나가서 마이크를 쥔 것 외에는 한 게 뭐냐‘는 젊은 보좌관·당직자들의 볼멘소리가 연이어 나오고 있다.

김 변호사의 전략 후보지로 언급되었던 지역구 중의 한 곳인 서울 금천구의 한 젊은 당원은 “김남국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조국키즈이고 대통령 아들의 변호사라서 낙하산으로 온다는 얘기가 있다”며, “또래 단톡방(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안그래도 정부여당 욕이 넘쳐나는데, 금천에서 김남국이 나오면 친구들한테 얼마나 조롱당할지 뻔하다”며 청년들의 거부감을 전했다.

더구나 김 변호사의 공천 대상지로 물망에 오르고 있는 서울 금천은 현재 조상호 변호사라는 청년 변호사가 예비후보로 등록하여 활동중이다. 조상호 예비후보는 지난 2월 27일 본인의 유튜브 계정에 ‘청년 조상호에게 경선할 기회를 주십시오’라는 영상을 통해 “문재인대통령은 ‘기회는 평등하게, 과정은 공정하게, 결과는 정의롭게’라고 말씀하셨다. 청년 조상호에게도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며 전략공천의 부당함을 주장했다.

김창남 미래통합당 예비후보가 김남국 변호사 출마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김창남 미래통합당 예비후보가 김남국 변호사 출마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 와중에 김남국 변호사가 ’청년정치‘를 명분으로 금천에 전략공천된다면, 김남국 변호사가 금태섭 의원을 향해 부르짖었던 “청년 정치인에게 최소한 경쟁의 기회라도 달라는 것”이라는 명분은 단순히 개인의 정치적 이익을 위한 가짜 명분에 지나지 않았다는 비판이 예상된다.

◆ 끊이지 않는 ‘조국 정국’

김남국 변호사의 전략공천에 대해 당안팎에서의 반응도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애초에 당 조국 지지세력을 의식해 김남국, 김용민을 영입한 게 패착이었다. 쓸 데 없이 초혼굿 벌여 무덤에 들어간 조국 망령을 다시 불러냈으니, 앞으로 골치 아플 것이다"라며, "중도층은 굳이 민주당 찍어줄 필요 없다"면서 "그 표 없어도 광신적 '문빠(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을 일컫는 말)'들만으로 얼마든지 이긴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이 김남국 변호사의 강서갑 경선을 만류하면서 전략공천대상으로 선택한 이유는, 이번 총선이 ‘조국 찬반’ 내전으로 격화되는 것을 우려한 전략적 판단에 기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같은 조치가 과연 조국 논란을 잠재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오히려 투명한 경선을 통한 결정이 아니라, 경쟁 없이 민주당 후보로 확정짓는 전략공천 방식을 택함으로써 오히려 야당의 공격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단순히 ‘조국 내전’이 아니라 ‘조국 외전’으로까지 번지게 되는 것이다. 이번 총선이 ‘코로나19’ 뿐 아니라 ‘조국 수호’까지 프레임이 씌워져 자충수가 될 거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민주당의 결정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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