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평균 1100만 개 생산에도 ‘품귀현상’
자매결연 중국에 마스크 수출?…국민 공분
26일부터 수출 제한·공적판매처 공급 결정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급증하고 있는 25일 오전 대구 북구 침산동 이마트에서 시민들이 우산을 쓰고 마스크를 구입하기 위해 줄지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급증하고 있는 25일 오전 대구 북구 침산동 이마트에서 시민들이 우산을 쓰고 마스크를 구입하기 위해 줄지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시사포커스 / 임현지 기자] 25일 전국에 빗방울이 떨어지는 날씨에도 대구와 경북 지역 대형마트에는 긴 행렬이 서 있다.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한 줄이다. 지난 24일 이마트가 감염 특별관리구역으로 지정된 대구·경북 지역에 마스크를 저렴한 가격에 대량 판매하기로 한 소식이 알려지면서, 대구 북구 칠성동과 서구 비산동 등에 위치한 점포 앞에는 수 백 미터 대기 줄이 생겼다. 인당 구매개수 30개 한정이지만 온라인으로도 구매가 어려운 만큼 시민들은 비가 내리는 쌀쌀한 날씨에 우산을 쓰고 대기하는 쪽을 택했다.

정부는 같은 날 국내 마스크 품귀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내일부터  마스크 수출 제한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한 지자체 자매결연에 따라 중국에 마스크를 수출·지원하기 위해 1억3000만 원을 썼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자국민 역차별 논란이 커지자 내린 조치로 풀이된다. 우정사업본부, 농협중앙회, 하나로마트, 공영홈쇼핑, 중소기업유통센터 등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정하는 공적판매업체를 통해 생산량 절반을 사용하겠다는 방안도 내놨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식약처와 관계부처는 이 조치가 현장에서 차질 없이 이행돼 마스크가 감염병 특별관리지역과 취약계층 등에 제때 공급되도록 관리해달라”며 “의료진에게는 100% 공급이 보장되도록 관리해 주시라”고 주문했다. 

이 같은 소식에 ‘뒷북 조치’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가 마스크 매점매석을 강력 처벌하겠다고 나섰지만, 정식 절차만 거치면 사실상 수출에는 아무 제한이 없었기 때문. 식약처는 국내 마스크 생산이 하루 1100만 개로 2주 전 보다 2배로 늘었다고 전했지만, 국민은 물론 기업들도 마스크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가 코로나19 대책으로 무상 마스크 지급 등을 거론했는데 만시지탄이지만 늦었다고 생각될 때가 가장 빠른 때”라면서도 “우리 국민들은 6500원을 주고도 마스크 한 장 구하기 어려운데 어떻게 지자체는 마스크를 1000원에 사서 보내줄 수 있으며 어떤 이유로 중국 측의 물품 확보까지 도와주는 것인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부에 ▲마스크 생산·유통에 대한 투명하고 정확한 정보 제공 ▲공권력을 투입해 마스크에 대한 매점매석 강력 단속 ▲마스크 수출 한시적 금지 ▲모든 국민이 소량이라도 골고루 살 수 있도록 공적 비상 유통망 가동 등을 요구했다.

국민들도 정부에게 마스크 수급 안정에 대한 요구를 하고 나섰다.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마스크 판매 정부에서 해주세요’, ‘마스크 판매업자 국민 가격 인증 및 세금 부가 처리 요청’ 등의 청원글이 게시됐다. 한시적으로라도 마스크 생산과 유통을 정부에서 맡아 가격 인상과 수급 불안정을 막아달라는 요청이다. 

이의경 식약처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국내 마스크 생산은 1일 1100만 개로 2주 전보다 2배 증가했지만 원활한 공급에 차질이 있다”며 “해외로 수출되는 물량을 제한해 국내 유통되는 물량으로 전환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선별진료소 등 일선에서 활동하는 의료인에 대해 마스크와 보호장구를 먼저 공급하고 취약계층, 취약사업장에도 우선 공급하도록 조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국내 코로나19 감염 확진 환자는 이날 오후 4시 기준 893명, 사망자는 9명이다. 대구·경북 지역에만 731명으로 집계됐으며, 검사를 진행하고 있는 사람은 1만3271명이다. 확진자가 대구 신천지 교회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지며 해당 지역을 중심으로 감염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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