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 높은 육체노동 시달리지만 처우 형편없어”
홈플러스 이어 롯데마트·쓱닷컴도 가입 확대 예정

지난해 11월 9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앞에서 열린 마트노동자 대회에서 노동조합원들이 ‘노조할 권리’, ‘상자에 손잡이’ 등을 요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2월 24일 마트산업노동조합은 대형마트 온라인 배송기사 노동조합을 결성했다.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페이지
24일 마트산업노동조합은 대형마트 온라인 배송기사 노동조합을 결성했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9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앞에서 열린 마트노동자 대회에서 노동조합원들이 ‘노조할 권리’, ‘상자에 손잡이’ 등을 요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는 모습.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페이지

[시사포커스 / 임현지 기자] 대형마트 온라인 매출 증가로 배송기사들의 고충이 가중되고 있지만, 처우 개선은 제자리걸음이다. 이에 홈플러스 온라인 배송기사들을 주축으로 대형마트 온라인 배송기사 노동조합이 처음으로 출범한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산하 마트산업노동조합(이하 마트노조)은 온라인배송지회준비위원회를 결성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들은 롯데마트와 쓱닷컴(SSG.COM)까지 가입을 확대하고, 대형마트와 교섭을 통해 배송기사 권익 실현을 위한 활동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마트노조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홈플러스는 현재 1000여 대의 차량을 운행하고 있으며 최근 코로나19 영향으로 온라인 매출은 특히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며 “하지만 온라인 시장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는 배송기사들의 현실은 열악하기 그지없다”고 지적했다. 

마트노조에 따르면 배송기사들은 오전 10시부터 저녁 10시까지인 배송시간에 맞추기 위해 하루 12시간씩 일한다. 하지만 휴식시간이 없고 식사 시간마저 부족해 허겁지겁 먹거나 아예 식사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입장이다. 휴게실도 없으며 주로 차에서 쉰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중량물 제한이 없어 무거운 물건을 쉼 없이 배송하며 매일 강도 높은 육체노동에 시달리고 있다”며 “일하다 다치거나 교통사고로 치료를 받기 위해 쉬려면 자기를 대신해서 일할 용차 비용을 기사들이 부담해야 하는데, 하루 15~20만원에 달하는 용차비용이 부담스러워 제대로 쉬지도 못한다”고 호소했다. 경조사와 예비군훈련, 민방위훈련도 개인 부담으로 용차를 써야 한다는 주장이다. 

노조는 낮은 급여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이들은 약 250만 원의 기본 운송료에 70만 원 차량 할부금과 20만 원 보험료 등을 제외하면 최저임금수준의 급여를 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차량구입비 등 이미 발생한 비용 때문에 쉽게 그만둘 수도 없다는 입장이다.

대형마트 온라인 배송기사는 대형마트의 업무 매뉴얼과 지시에 따라 일하는 사실상 대형마트에 속한 노동자지만 개인사업자라는 이유로 노동자로서의 권리는 배제되고 차별받고 있다. 하루 12시간, 주 6일 근무하지만 연장수당도 휴일근무수당도 없다. 

마트노조는 “지금 벌어지고 있는 코로나19 상황만 봐도 그렇다”며 “배송 물량이 증가하고 이에 따라 노동 강도도 심각하게 늘었지만 제대로 된 보상도 이들에 대한 보호 장치도 없다”고 꼬집었다.

온라인배송지회준비위원회는 상반기에 온라인배송지회를 정식 출범하고 대형마트와 교섭을 통해 온라인 배송기사의 권익을 실현하기 위한 활동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먼저 오는 26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대형마트 3사에 온라인 배송기사들에 대한 코로나19와 관련한 대책 수립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이다.

정민정 마트노조 사무처장은 “온라인배송지회준비위원회는 불합리한 배송기사들의 현실을 바꾸기 위해 출범했다”며 “대형마트에 당면한 코로나19와 관련한 대책수립을 비롯한 11대과제를 요구하고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요구하는 11대 과제는 ▲중량물제한 ▲운송료현실화 ▲경조사 및 공가 보장 ▲쉴 권리 보장 ▲갑질 근절 ▲교통사고 시 본인부담 최소화 ▲배송시간 개선 ▲원거리 배송 개선 ▲애플리케이션 개선 ▲광고비 지급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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