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갈등 수습부터 합당 마무리까지 빨라지는 총선시계…코로나19도 총선 영향↑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좌), 미래통합당에 입당한 이동섭 의원(중), 코로나19 추경 편성을 요구하며 21일 기자회견을 연 민주당 의원들. ⓒ포토포커스DB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좌), 미래통합당에 입당한 이동섭 의원(중), 코로나19 추경 편성을 요구하며 21일 기자회견을 연 민주당 의원들.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4·15총선이 54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각 정당들마다 선거 승리에 사활을 걸면서 합당이나 선거연대와 같은 합종연횡에 돌입한 것은 물론 유권자들에게 부정적으로 비칠 수 있는 당내 갈등에 대해서도 빠르게 수습하고 있는데, 갑자기 지역사회 감염 수준으로 확산된 코로나19 감염병 사태까지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면서 총선 정국을 한 치 앞도 예측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 여야, 당내 공천 갈등 봉합 수순…일부 재발 가능성도

더불어민주당에서 금태섭 의원과 김남국 변호사 사이에 서울 강서갑을 놓고 빚어졌던, 이른바 ‘조국내전’이란 공천 신경전은 유권자들의 부정적 반응을 우려한 당 지도부의 적극적인 대응으로 점차 봉합 국면에 접어드는 모양새다.

지도부의 출마 만류에도 불구하고 김 변호사가 끝내 공천 추가공모 마감일인 지난 19일 강서갑에 출마하겠다고 신청서를 제출할 당시만 해도 민주당 내부에서조차 한때 찬반을 놓고 의원들끼리 단체메시지 방에서 견해가 양분됐을 만큼 후폭풍이 거셌는데 이재정, 김영주, 김경협, 정은혜 의원은 사실상 금 의원을 비판한 반면 금 의원 본인이나 김병욱 의원은 이에 맞서는 등 날선 공방이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김 변호사의 공천 신청 강행 이후 아예 당 내홍 조짐까지 불거지자 난감해진 지도부에선 20일 박주민 최고위원이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김 변호사 행보가 당 지도부와 사전 협의했다거나 지도부 의사에 의한 것이 아니다. 김 변호사의 개인적 판단에 의한 것”이라고 일단 선을 그었는데, 같은 날 김 변호사는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당에서 ‘전체 선거에 부담돼 포기해 달라’고 부탁했다면 개인 승리보다 당의 승리가 중요해 포기할 마음도 있었는데 24시간동안 아무도 연락한 사람이 없었다”고 되려 맞받아쳤다.

자칫 이번 공방에 오히려 지도부까지 휘말릴 조짐이 보이자 20일 이해찬 대표는 당 대표 비서실장인 김성환 의원을 통해 “금 의원과 김 변호사 모두 다 우리 당의 소중한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두 훌륭한 재원들이 소중하게 쓰일 수 있도록 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보겠다”고 밝혔는데, 일단 김 변호사를 다른 지역으로 배치하는 ‘지역구 조정’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선 이 대표와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낙연 전 총리도 21일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정리 방법은 당에서 잘 연구했을 것이고 오래가지 않아 말끔하게 정리될 것”이라고 강조했는데, 이런 가운데 일부 언론에선 김 변호사를 다른 지역으로 출마시키는 대신 금 의원은 사과하는 입장을 표명하라고 지도부가 요구했다고 보도하기도 했으나 민주당 공보국은 21일 “이런 내용은 논의된 바 없다”며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일단 당사자인 김 변호사가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다른 지역 전략 받을 거냐고 묻는 분들이 많으신데 누구와 붙어도 지지 않을 자신있다”며 지역구 조정도 수용할 수 있단 가능성을 내비쳐 민주당 내 공천 갈등은 조금씩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고 있는데, 지도부로부터 공을 넘겨받은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날 지역구 공천 심사 회의를 통해 강서갑 논란을 최종 정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강서갑 외에도 민주당의 공천 작업이 진행될수록 잡음이 불거지는 지역이 늘고 있어 지도부에 또 다른 고민을 안겨주고 있는데, 지도부로부터 불출마 권유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청주 서원 지역구의 오제세 의원은 컷오프 시 무소속 출마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데다 이미 공천에서 탈락한 경기 고양을의 정재호 의원까지 재심 신청 의사를 표명하는 등 여전히 공천을 둘러싼 몇몇 불씨는 사그라지지 않은 실정이다.

한편 이언주 의원의 부산 중·영도구 전략공천 여부를 놓고 불거졌던 미래통합당 내 공천 갈등은 20일 황교안 대표가 “우리의 분열을 기다리는 세력들이 있다. 당내 작은 잡음도 큰 소음으로 울릴 수 있는 엄중한 시기”라고 경고성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표면상으로는 수면 아래로 잦아들고 있는데, 이 의원이 20일 부산 중·영도구에 추가 공천을 신청하기는 했으나 4파전 경선과 전략공천 모두 가능성이 여전히 열려 있는 만큼 당장 반발하기보단 관망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유승민 의원이 지난 19일 “김형오 공관위원장의 원칙이 뭐냐는 반발이 제기되고 있다. 이언주나 새로운보수당이나 통합은 마찬가지인데 이언주는 험지인 경기 광명 피해서 부산으로 단수공천 받고, 이혜훈은 컷오프, 지상욱·민현주는 수도권 경선, 하태경은 경선 등 이런 결과가 되면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유승민계 이혜훈 의원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내용이 공개되면서 이번엔 새보수당 의원들의 반발이란 새 변수도 떠오르고 있다.

심지어 새보수당 출신인 정병국 통합당 의원까지 20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모든 잣대는 똑같이 가야 한다. 저도 공천을 받아야 할 대상인데 불합리한 차별을 받는다고 하면 가만히 있을 수 없다”고 공관위에 경고했는데, 공천이 예상한 대로 되지 않을 경우 통합당 첫 의총에서 불만을 표했던 것처럼 행동할 것인지 묻는 질문엔 “그 정도 갖고 되겠나. 그 이상을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여 비단 이언주 의원 뿐 아니라 새보수당 의원들의 공천 역시 향후 당내를 뒤흔들 ‘뜨거운 감자’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 군소정당, 생존 위한 몸부림? 활발해진 합종연횡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와 김문수 자유통일당 대표 등 참석자들이 20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통합 추진 합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위) / 박주선 바른미래당 대통합추진위원장 등이 20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바른미래당 대안신당 민주평화당은 오는 24일까지 합당해 법적 절차를 마무리하겠다고 발표하고 있다.(아래) ⓒ포토포커스DB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와 김문수 자유통일당 대표 등 참석자들이 20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통합 추진 합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위) / 박주선 바른미래당 대통합추진위원장 등이 20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바른미래당 대안신당 민주평화당은 오는 24일까지 합당해 법적 절차를 마무리하겠다고 발표하고 있다.(아래) ⓒ시사포커스DB

이렇듯 공천 갈등 문제는 총선 승리를 위해 반드시 진화해야 하는 변수 중 하나로 꼽히고 있는데, 이게 정당에게 있어 부정적 측면에서의 선거 변수라면 승리할 확률을 높이고자 합종연횡하는 행태는 이를 추진하는 정당에 있어 긍정적 측면의 선거 변수로 해석될 수 있는데, 홀로 살아남기 쉽지 않은 군소정당들의 경우 이미 합당을 비롯해 적극 정계개편 움직임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일 우리공화당의 조원진 대표와 자유통일당의 김문수 대표가 국회 정론관에서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각 당 3명으로 양당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해 통합절차를 밟기로 했다. 오는 24일쯤 합당 절차를 밟겠다”며 양당 통합을 전격 발표했는데, 현재 불출마를 선언한 의원들 중 일부를 포함해 총선 전까지 30명을 확보하겠다는 포부를 밝히면서 미래통합당에는 선거 연대 가능성을 열어두는 모습도 보였다.

여기에 같은 날 오후엔 국회 정론관에서 바른미래당과 대안신당, 민주평화당의 통합추진위원장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마찬가지로 24일까지 합당절차를 마무리 짓겠다고 밝혔는데, 그동안 3당 합당 추인을 보류해온 손학규 대표까지 기자회견을 열고 537일 만에 대표직 사퇴 의사를 공식 표명하면서 오랜만에 원내교섭단체 요건을 갖춘 신당 탄생이 목전으로 다가왔다.

이밖에 또 다른 군소세력인 안철수계 의원들 역시 당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저마다 활로를 모색하고 있는데, 바른미래당에서 비례대표 의원직을 유지한 채 당적을 옮길 수 있도록 제명해주자마자 안철수계 의원 6명 중 김중로 의원이 20일 미래통합당에 입당했으며 염동열 통합당 인재영입위원장의 제안을 받은 안철수계 이동섭 의원마저 21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통합당에 입당한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도 이 의원은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권한대행을 하면서도 최소한 통합당과 연대 내지 통합해야 한다고 줄곧 말했고, 문재인 정권 심판을 위해선 같이 통합, 연대하지 않으면 어렵다”며 “안 대표님과 국민의당 의원님들이 말씀하시면 당연히 국민의당과 미래한국당이 연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게 역할이 주어진다면 할 것”이라고 강조했는데, 비록 안 대표는 이날 국민의당 창당준비위원회 중앙운영회의에서 “진영 정치가 아니라 민생 문제를 해결하는 실용정치로 전환하는 건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소중한 가치”라며 통합당과 손잡을 가능성에 선을 긋긴 했으나 “반문연대 주장에도 일리가 있다”고 일부 이해한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 코로나19 확산, 선거 유세 ‘걸림돌’이자 與에 직격탄

 

더불어민주당 김영진, 강병원, 박정, 기동민, 김병욱 의원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코로나19' 추경 편성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위) / 박능후 중앙사고수습본부장(보건복지부 장관)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미래통합당 심재철 원내대표를 찾아 코로나19 관련 보고를 하고 있다. (아래) 사진 / 오훈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영진, 강병원, 박정, 기동민, 김병욱 의원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코로나19' 추경 편성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위) / 박능후 중앙사고수습본부장(보건복지부 장관)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미래통합당 심재철 원내대표를 찾아 코로나19 관련 보고를 하고 있다. (아래) 사진 / 오훈 기자

이런 와중에 공천 잡음이나 정계개편만큼 선거에 여파를 미칠 대외 변수까지 불거졌는데, 한동안 확진자가 크게 늘지 않으면서 진정 국면으로 접어드는 듯 했었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다.

지난 18일 영남권에서 처음 나온 31번 환자와 연관성이 높은 확진자들이 신천지 대구교회 등에서 추가로 무더기 확인되면서 20일엔 처음으로 확진자가 100명을 넘어서고 21일엔 대구·경북에서만 100명을 훌쩍 넘겼을 뿐 아니라 이날 하루에만 확진자가 100명 추가되면서 국내 확진자는 200명선도 넘기에 이르렀다.

확인된 지역도 단지 대구·경북에만 한정된 게 아니라 호남부터 제주까지 사실상 전국적으로 전염병이 확산된 상황인데, 비단 민간에 그치지 않고 일부 군 장교들까지 확진자에 포함되면서 군 당국도 휴가, 외출, 면회를 통제하는 등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곧 종식될 것’이라던 당청의 기대와는 완전히 상반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그러다 보니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에선 코로나19 관련 추경 편성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는데, 당초 거듭된 추경 요구에 반대한다던 통합당조차 주요 지지기반인 대구·경북지역의 확진자 수가 전국 최고를 기록하면서 추경 협조 등 적극 힘을 보태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 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은 총선을 준비 중인 예비후보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이미 통합당은 20일 예정됐던 대구지역 공천 면접을 연기했으며 많은 인원이 모이는 재래시장 등의 일정을 취소했고, 민주당에서도 경북도당이 확진자 증가로 대면접촉 선거운동을 중단한 데 이어 서울 종로에 출마한 이낙연 전 총리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종로 노인종합복지관을 방문했던 전력 때문에 유세 일정을 모두 중단하고 21일 국립중앙의료원에서 검진 받는 등 여야를 막론하고 코로나19 때문에 유세는커녕 홍역을 치르고 있다.

급기야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21일 최고위 회의에서 “총선 연기도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는데, 총선 연기 여부는 차치하더라도 그간 코로나19 사태에 대해 보여온 청와대의 낙관적 태도로 인해 민주당은 향후 방역 성공 여부를 떠나 선거에 적잖은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없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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