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철 “언론 재갈 물리는 與”…민주당 “우리 고발조치 과도했음을 인정해”

임미리 교수의 "민주당 빼고 투표하자" 칼럼내용 ⓒ경향신문 캡처
임미리 교수의 "민주당 빼고 투표하자" 칼럼내용 ⓒ경향신문 캡처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임미리 고려대 한국사연구소 연구교수의 “민주당만 빼고 투표하자”는 지난달 경향신문 칼럼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공직선거법상 투표참여 권유활동 조항을 위반했다며 고소했다가 당 안팎으로 거센 후폭풍에 휩싸이자 14일 스스로 고소를 취하하는 촌극이 벌어졌다.

앞서 민주당은 이해찬 대표 명의로 지난주 임 교수와 경향신문을 검찰 고발했으나 야권에선 즉각 언론 탄압이라며 거세게 비판했는데, 한국당에선 14일 심재철 원내대표가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은 이름에만 민주가 들어있지 행태는 반민주적이다. 언론 표현의 자유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독재적 행태를 보인 것”이라며 “국민은 4월 총선에서 반민주 민주당을 심판할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 뿐 아니라 바른미래당에서도 같은 날 손학규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자신들에게 비판적인 논조의 신문 칼럼을 작성했다는 이유로 임 교수를 고발했는데 국민이 국정운영을 비판할 자유를 허락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으며 신당 창당 준비 중인 안철수 전 의원까지 13일 자신의 SNS를 통해 “민주당을 절대 찍지 맙시다.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 표현의 자유를 빼앗는 것이야말로 전체주의이자 민주주의의 적”이라며 “진중권 전 교수, 김경률 전 참여연대 집행위원장, 88만원 세대의 공동 저자 박권일 사회비평가에 이어 저도 이렇게 외친다. 나도 고발하라”라고 여당을 압박했다.

심지어 정의당조차 강민진 대변인 논평을 통해 “자당을 비판하는 칼럼이 나오자 고발로 대응한 민주당의 행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날선 비판을 가한 데 이어 민주당 내부에서마저 정성호 의원이 페이스북을 통해 “항상 겸손한 자세로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해야 한다”고 꼬집었으며 같은 당 홍의락 의원도 “어쩌다 이렇게 임 교수의 작은 핀잔도 못 견디고 듣기 싫어하는지 모르겠다. 교만은 패망의 선봉”이라고 일갈했는데, 급기야 서울 종로에 출마한 이낙연 전 총리까지 이날 민주당에 임 교수 고발을 취소하라는 의견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민주당 측은 14일 “우리의 고발조치가 과도했음을 인정하고 이에 유감을 표한다”며 임 교수와 경향신문에 대한 고발을 취하했는데, 다만 당초 고소했던 이유와 관련 “임 교수는 안철수의 싱크탱크 ‘내일’의 실행위원 출신으로 경향신문에 게재한 칼럼이 단순한 의견 개진을 넘어 분명한 정치적 목적이 있는 것으로 판단한 고발을 진행하게 되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