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임현지 기자] CJ제일제당이 처음으로 매출 20조 원을 달성했다. 가정간편식(HMR) 판매 호조 등으로 식품사업부문 매출이 상승하면서다. 4분기부터 호전된 수익성으로 영업이익도 7.7% 늘어났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에 비해 19.7% 성장한 22조3525억 원, 영업이익은 7.7% 늘어난 8969억 원(연결기준)을 달성했다고 12일 밝혔다. 

먼저 식품사업부문은 전년 동기 대비 51.9% 증가한 8조105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2분기부터 미국 자회사 ‘슈완스’ 실적이 본격 반영됐다. 아울러 국내외 주력 제품 매출이 늘며 큰 폭으로 성장했다는 평이다.

글로벌 가공식품 매출은 전년 대비 약 4배 이상 늘어난 3조 1539억 원을 기록했다. 슈완스(매출 약 2.2조 원)를 제외한 나머지 글로벌 가공식품 매출도 중국과 베트남 등의 호실적으로 40% 이상 늘었다. 이에 지난해 식품 글로벌 매출 비중은 50%를 넘어섰다.

국내에서는 가정간편식(HMR) 1위 자리를 지켰다. ‘비비고 죽’과 ‘비비고 국물요리’ 등 최근 출시한 주요 가정간편식을 비롯해, 햇반 등 핵심 제품 매출이 평균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사료용 아미노산과 식품조미소재 등이 주력인 바이오사업부문은 소폭 증가한 2조7631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고부가가치 품목인 식품조미소재 ’핵산’은 압도적 글로벌 1위 지위를 한층 강화하며 판매량과 판가가 모두 상승했고, ‘알지닌’ 등 스페셜티 제품의 판매 기반이 확대됐다. 바이오사업 영업이익은 전년 비 약 20% 늘어난 2327억 원을 시현하며 전체 사업부문 중 가장 높은 8.4%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와 글로벌 시황 악화로 주력 품목 중 하나인 라이신을 전략적으로 감산(減産)했지만, 고수익 제품 중심의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전년에 비해 수익성이 한층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하반기 총력을 기울였던 재무구조 개선 분야에서도 괄목할만한 성과가 나왔다. 물류부문(CJ대한통운)을 제외한 CJ제일제당의 2019년 말 기준 순차입금은 약 4조8000억 원으로, 3분기 말 기준 6조9000억 원에 비해 2조원 이상 감소했다. 이는 슈완스 인수 이전인 2018년 말 기준 순차입금인 4조5000조 원에 가까운 수준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가양동 부지를 비롯한 유휴 자산을 높은 가치로 유동화했고, 해외 자회사의 자본성 조달도 성공적으로 진행되며 재무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올해 수익성 강화와 함께 초격차 경쟁력을 바탕으로 ‘혁신성장’에 주력할 예정이다. 질적 성장으로 경영 패러다임을 바꾸고, 핵심 제품과 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식품사업에는 ‘선택과 집중’에 입각한 사업구조 개선에 방점을 두고 글로벌에서는 슈완스와 시너지를 통해 인수 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바이오사업부문도 핵산과 트립토판 등 고수익 군 제품의 생산 및 판매를 확대하고, 라이신과 메치오닌 등 대형 제품은 글로벌 최고 수준의 연구개발(R&D) 경쟁력을 바탕으로 원가 경쟁력 강화에 주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