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임현지 기자] “내가 힘든데, 힘내라고 하면 힘이 납니까?”

직장인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사이다 발언으로 인기를 모은 캐릭터 ‘펭수’가 대한민국을 접수하고 있다. ‘스치기만 해도 대박’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매출이 급증해, 일찍이 협업을 진행한 브랜드들은 ‘펭수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모습이다.

GS25는 펭수와 협업을 본격화한 지난 1일부터 10일까지 관련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발렌타인펭수세트’ 3종은 10일 만에 총 준비 물량의 95%가 소진되며, 품귀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11일 밝혔다.

특히 펭수 쿠션 1만 개 증정 행사를 진행한 GS25 전용 애플리케이션인 ‘나만의 냉장고’ 이벤트 페이지 접속자 수는 전월 동기간 대비 12배 폭증했다. 펭수 쿠션 1만개는 5일 만에 소진돼 증정 행사는 조기 종료됐다.

같은 기간 GS25에서 판매하는 ▲참치마요네즈 ▲베이컨참치마요 등 참치를 주재료로 사용한 ‘참치주먹밥’ 6종 매출은 전년 동기간 대비 45% 이상 신장했다. 펭수가 지난 1월 31일 EBS 1TV ‘자이언트 펭TV’ 프로그램을 통해 참치주먹밥 300개를 단숨에 판매하는 에피소드가 공개되면서다. 

GS25 관계자는 “당사는 편의점 업계에서 유일하게 정식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발렌타인과 화이트데이 상품도 출시할 예정이라 펭수 특수는 3월에도 지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먼저 펭수와 협업을 진행한 SPA브랜드 ‘스파오’도 지난해 12월 출시한 펭수 파자마와 잡화류 등 11개 상품은 단 3시간 만에 품절되는 기록을 세웠다. 이에 지난 4일에는 기존에 공개되지 않았던 상품까지 전부 출시하는 ‘펭수옷장 대공개’ 행사를 진행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에 펭수는 유튜브를 넘어 일상생활 전반에서 만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생활용품은 물론 금융 상품까지 모습을 드러냈다.

LG생활건강은 섬유유연제 ‘샤프란 아우라’ 펭수 에디션을 선보인다. 총 4종으로 구성된 상품 각 패키지에는 펭수 특유의 몸짓을 담았다. KB국민카드도 오는 17일부터 카드 디자인에 펭수를 삽입하는 체크카드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에 펭수와 협업할 다음 타자도 주목된다. 자이언트 펭TV 프로그램안에서 등장한 브랜드들이 실제 협업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생기면서다. 펭수가 동원참치를 패러디한 가상식품 ‘남극참치’를 즐겨먹는 것으로 알려지며 동원F&B와 협업으로 연결, ‘남극펭귄참치’라는 실제 제품으로 구현되기도 했다.

하지만 높아진 인기만큼이나 올라간 몸값에 업계 관계자들은 ‘그림의 떡’이라는 입장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펭수를 마케팅에 활용해보자는 이야기는 종종 나오지만 몸값이 많이 올라 고심하고 있다”며 “광고 미팅에도 시간제한이 있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