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더라 만큼 무서운 것이 없는 것 같다. 요즘 우한 폐렴이라 부르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창궐하는데 그 확산되는 규모만큼이나 확인되지 않은 괴담들도 많다는 게 참 안타깝다.

심지어 이 와중에 마스크나 세정제를 가지고 사기를 치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정말 인피를 쓴 괴수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이렇듯 우한 폐렴 문제로 국내외가 시끄러운 시기에도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자마자 많은 매체들이 반응할 만큼 더 잘나가는 듯하다.

한마디로 자기편이라 생각했던 조국 전 법무부장관과 문재인 정권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진 전 교수의 모습들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사이다가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진 전 교수의 글이나 언행을 볼 때 마다 ‘역겨워 보이고 교언영색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게 나만의 편견일까’ 라며 거듭 자문해 보았음에도 ‘결론은 버킹검’이었다.

예전에는 대한민국 지도자들이 많이들 취득하는 박사 학위도 없이 촌철살인 하시는 모습에 동질감을 느꼈지만 최근 들어 진 전 교수의 행태는 또 다른 하나의 ‘내로남불’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얼마 전 진 전 교수는 “황운하 전 청장을 보면 지난 정권에서 김용판 전 서울청장이 했던 역할이 떠오른다”라고 황 전 청장을 비판 하면서 김 전 청장까지 싸잡아 비하했었다.

이에 그치지 않고 그는 김 전 청장이 대구에서 출마 준비하는 데 대해서도 “아니나 다를까 대구에서 출마를 출마 준비를 하는 모양”이라며 모욕했다. 이는 사건의 본질도 잘 모르고 가만히 있는 김 전 청장을 폄훼한 것인데 적어도 올바른 인간이라면 당연히 사과를 해야 할 터이나 사과는 커녕 오히려 자신의 잘못도 전혀 모르는 듯 태연하다.

이 같은 진 전 교수의 모습을 보면서 불현 듯 지난달 28일 불출마 선언한 이완구 전 국무총리의 메시지가 떠올랐다.

당시 이 전 총리는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세대교체와 함께 인재충원의 기회를 활짝 열어주는 데 미력이나마 기여하고자 한다”며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은 상생과 협치의 가치구현을 통해 국민 통합에 매진해주길 당부한다. 아울러 야권도 타협과 똘레랑스 가치를 되살려야 한다”고 강조했었다.

적어도 아직 충남에서는 맹주라 지칭할 수 있고 국회에서 해야 할 역할이 있다는 여론 역시 상당했음에도 전격 불출마란 결단을 내리시고 야권에 똘레랑스의 가치를 되살려야 한다고 고언까지 해주셨다.

이 전 총리가 당부한 똘레랑스를 생각해 보다 보면 이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는데, 중국 전국시대 진나라의 뛰어난 정치가였던 상앙은 제2차 변법을 만들어 나라를 부강하게 만들었으나 가혹할 정도로 엄정하게 법을 집행하여 백성과 귀족들의 원성이 빗발치고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그러나 상앙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오히려 변법에 반대하는 사람들과 법 위반자들에 대해 강력한 엄벌주의로 대처했는데, 결국 그는 새로 즉위한 왕의 명으로 말년에 자신이 만든 법에 의해 사지가 찢어져 죽고야 만다.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이 만든 법으로 자신이 죽게 돼 자승자박인 셈인데, 이런 사례를 보면 프랑스인들이 보편적으로 생각하는 똘레랑스 문화, 즉 관용의 자세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새삼 일깨워 준다.

하지만 지금 우리나라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이상으로 서로를 못 잡아먹어 안달이 나 있고 총선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한층 격화되어가는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우리는 분명 한민족일진데 적어도 상대에게 상식과 품격을 갖추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출처 불분명한 이야기로 침소봉대하고 사실과 다르게 호도한다면 결국 나라의 미래는 암울해질 것이다.

특히 모범을 보여야 하는 지도자들이 그래서는 더더욱 안 될 것이다. 먼저 책임을 다하는 노블리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의 자세로 국민들을 이끌어 가야 할 것이다.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고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는 성경 말씀처럼 남을 비판하기에 앞서 자신을 먼저 돌아보는 자세를 갖추고, 똘레랑스의 가치를 실천해보길 ‘진중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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