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간, 살해 그리고 잡아먹히기까지

아프리카의 난쟁이족 피그미족이 몰살위기에 처했다고 BBC인터넷 판이 7일 보도했다. 국제인권단체인 국제소수자인권그룹(MRG)은 지난 6일 헤이그에 있는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콩고민주공화국 내 피그미족에 대한 대량학살, 식인(食人), 강간 등에 대한 신뢰성 있는 증거를 제출하고 피그미족 말살정책에 대한 조사를 촉구했다. 콩고 동북부 이투리 삼림지대와 키부지역에 거주하는 60여만 명의 피그미족은 문명과 떨어져 사냥과 과일채집 등을 하며 살아 왔다. 피그미족은 평균 성인키가 남성은 144㎝, 여성은 137㎝밖에 되지 않는 ‘난쟁이족’으로도 유명하다. 많은 콩고인들이 피그미족을 인간으로 취급하지 않는다고 한다. 또 ‘피그미족의 살이 주술적 힘을 준다’ ‘피그미족 여인과 관계를 가지면 통증이 가신다’는 미신이 팽배해 식인과 강간이 정당화되고 있다. 대학살에서 살아남은 한 피그미 소녀는 MRG가 제출한 비디오 증언에서 “사람들이 한밤중에 마을에 들이닥쳐 우리를 향해 총을 난사하고 마을 전체를 불태웠다”며 “그들은 ‘너희는 짐승이야, 너희는 죽어야 돼, 우리는 너희를 먹을 거야’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MRG의 마크 래티머 회장은 “피그미족 말살의 주범은 콩고 동북부를 지배하는 반군세력”이라고 밝혔다. 반군세력 중 하나인 콩고해방운동(MLC)은 2002~2003년 이투리 지대 피그미족에 대해 ‘말살 작전’을 자행했다. 2002년 콩고민주공화국은 평화협정을 체결, ‘아프리카 1차대전’으로 불리는 5년간의 분쟁을 끝냈다. 그러나 실제 르완다, 우간다의 지원을 받는 MLC와 콩고민주연합(RCD) 등 반군세력이 북부와 동부를 그대로 점령하고 있어 정부군과의 충돌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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