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0일 당의 험지 출마 요구를 일축하고 있는 홍준표 전 대표와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를 향해 “가장 중요한 건 국민의 뜻”이라며 압박했다.

황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이 어떻게 하길 원하는지 이게 기준이 돼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오래 정치한 분들도 이 부분에 대해 잘 아시리라 생각하고 이런 힘을 모아서 한국당이 이번 총선에서 승리하는 선택을 해주리라고 생각한다”며 고향 출마 의사를 거두길 에둘러 촉구했다.

하지만 김 전 지사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께서 험지 출마 안 하면 공천 못 준다고 하신다”면서도 “저는 2011년 당의 부름을 받고 민주당의 성지처럼 불려지는 노무현 대통령의 고향 김해 봉하에서 사즉생으로 싸웠고 2018년에도 질 수밖에 없는 선거란 것을 알면서도 역시 당의 명령에 순순히 응해 죽음이 훤히 보이는 경남도지사 선거에 출진했다. 제가 험지전용 철새도 아닌데 이번만큼은 제가 사랑하고 저를 원하는 고향땅에서 일하고 싶다”고 여전히 고향 출마 의사를 고수했다.

여기에 홍 전 대표 역시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자의로 탈당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면서도 “나는 지난 25년간 흔들림 없이 이 당을 지켜왔고 당을 위해 수없는 희생적 결단을 해왔다. 고향 출마 한번쯤은 해도 될 자격이 있다고 본다”고 한 목소리로 당 지도부에 항변했다.

특히 그는 사실상 황교안 대표와 유승민 보수재건위원장을 겨냥 “일부 보수우파 진영에서 종로출마, 야당통합 결정을 희생으로 포장하고 나의 고향출마를 기득권 고수라고 비판하는 것은 참으로 유감”이라며 “어떤 사람은 탄핵에 앞장서 한국 보수 궤멸에 지대한 공헌을 했고 어떤 사람은 입당한지 1년 밖에 안 되어 당에 전혀 공헌한 바도 없다. 그분들의 결정은 당을 위한 희생적 결단이 아니라 당연한 수순”이라고 직격탄까지 날리기에 이르렀는데, 이처럼 험지 출마 요구를 강하게 거부하고 있는 만큼 공관위가 이들에 어떻게 대응할지도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