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범대표, 조현식 부회장... 혐의 인정 선처 호소
오너일가의 구속 및 도덕성 논란... 경영위기 상황

[시사포커스/ 정유진 기자]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조양래 회장은 1937년생으로 82세 고령이다. 이에 따라 장남 조현식 부회장과 차남 조현범 대표의 경영권 승계가 진행되고 있다. 조현식 부회장이 그룹 지주사를, 조현범 대표는 주력 계열사인 한국타이어를 이끄는 ‘투톱 체제’를 유지했다.

사진 =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사진 =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하지만 지난해 11월 하청업체로부터 납품대가로 수억 원의 뒷돈을 챙긴 혐의 등으로 조현범대표가 구속되고, 조현식 부회장도 업무상 횡령혐의로 기소되어 재판을 받고 있다. 차남 조현범대표의 구속에 이어 장남 조현식 부회장까지 처벌을 받는다면 경영권 공백이 생길 수 있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부장판사 이상주)은 지난 8일 배임수재 및 업무상 횡령 혐의로 기소된 조현범 대표와 조현식 부회장, 협력사 대표 이 아무개 씨의 1차 공판을 진행했다. 조현범대표와 조현식 부회장은 이날 재판에서 혐의는 인정하면서 선처를 호소했다.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옛 한국타이어) 대표(48)는 금품을 받은 사실은 있지만 부정 청탁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누나 조희원씨에게 미국법인에 근무하는 것처럼 가장해 인건비 1억2000만원을 허위로 지급하여 ‘업무상 횡령 혐의’가 적용된 조현식 부회장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인정하고 선처를 구한다”면서도 “자세한 의견은 다음 기일에 말하겠다”고 밝혔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지난해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에서 한국테크놀로지그룹으로 사명을 변경하면서 ‘혁신’을 새 미션으로 선정했다. ‘미리 한계를 두지 않는 열린 마음으로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최첨단 기술을 융합하여 급변하는 미래에 맞서 반드시 혁신을 실현하겠다’며 ‘글로벌 Top Tier 혁신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을 목표로 하였다.

그러나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기업의 사회적 책임) 원칙을 근간으로 이해관계자에게 최고의 가치를 제공하고 산업 전반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리드하는 기업시민(Corporate Citizen)의 책임을 다하고자 한다는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경영원칙에도 불구하고 오너일가의구속 및 도덕성 논란으로 인한 경영위기 상황에 놓여있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부회장 및 대표가 잇따른 비리로 법정에 서면서 비상경영 상태에 돌입했다. 새로운 사업 추진 및 공격적 인수합병은 중단하고, 주력인 타이어 사업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실제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성장전략실(M&A 담당부서)을 전략혁신실에 편입하는 등 신사업 관련 부서를 축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테크놀로지 그룹의 경영실적 역시 상황이 좋지 않다. 핵심사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2016년 영업이익 1조 1032억 원을 기록했지만 2017년 7934억 원, 2018년 7027억 원으로 추락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은 4267억 원으로, 업계에서는 5000억 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오너리스크까지 점증되어 경영권 승계도 원활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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