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5G(5세대 이동통신)를 상용화한지 어느덧 300일을 넘어 일주년을 바라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기준 5G 가입자는 466만8154명으로, 목표로 했던 500만명을 돌파하는 데는 실패했지만 전 세계 5G 가입자의 37%에 육박할 만큼 성장했다.

그러나 가입자들이 체감하는 5G 속도는 ‘느리다’를 넘어 심한 경우 ‘불통’에 이르고 있다. 참여연대에 따르면 최근 KT는 ‘5G 먹통 현상’을 호소하며 계약해지를 요구한 고객에게 32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했다. 이밖에도 5G 속도 품질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있는 고객들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렇듯 5G의 속도가 느린 이유는 기지국 수가 현저히 부족하기 때문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노웅래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5G 기지국은 9만2000개로, 80만개가 넘는 LTE 기지국에 비하면 여전히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이마저도 대부분 서울과 실외에 설치돼 가장 많은 기지국이 설치돼있는 서울에서조차 원활한 5G 무선데이터 서비스 이용이 불가능하다.

이와 관련해 국내 이동통신 3사는 5G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해 기지국 수 등을 놓고 경쟁을 펼치고 있다. 특히 지난해 LG유플러스를 시작으로 SK텔레콤, KT가 5G 속도 품질을 두고 곡개검증을 하자며 논쟁을 벌이기도 했지만 이렇다 할 기준이 없어 흐지부지 넘어갔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올해부터 5G 서비스에 대한 통신품질평가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용자에게 5G 통신상품 선택 및 이용을 위한 정보를 제공하고, 통신사의 5G 망 투자를 촉진해 세계 최고 5G 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5G 서비스 품질평가는 이용자의 이용이 많은 지역 위주로 평가해 실제 체감하는 품질을 평가하고, 보다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통신사업자의 5G 전국망 구축이 진행 중인 점을 감안해 1단계(2020년)에는 서울 및 6대 광역시, 85개시 주요 행정동을 평가하고, 2단계(2021∼22년)에는 85개시 전체 행정동, 3단계(2023년∼) 이후부터는 농어촌을 포함한 전국을 평가할 계획이다.

옥외·실내·유동인구 밀집지역으로 구분해 ▲평가지역에서의 5G 서비스 제공 여부 ▲통신품질 ▲5G 서비스 중 LTE 서비스로 전환되는 비율인 LTE 전환율에 대해 평가한다. 특히 이용자가 체감하는 통신품질을 평가하기 위해 대형건물, 도로 등 이용자가 스마트폰을 주로 이용하는 공간을 평가대상에 다수 포함할 계획이다.

과기정통부는 통신사업자가 품질평가 결과를 참고해 하반기 및 차년도 투자계획을 수립 할 수 있도록 상반기 평가결과는7월, 하반기 평가결과는 11월에 발표할 예정이다. 단 11월에는 유·무선 인터넷 등 타 서비스 평가 결과도 함께 발표할 계획이다.

이동통신 3사도 정부의 움직임에 발맞춰 5G 보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달 20일 국내 최초로 상용망에서 ‘5G SA’ 데이터 통신에 성공하며 5G SA 서비스 제공 준비를 마쳤다. 부산 지역 5G 상용망에서 삼성, 에릭슨 등의 5G 장비를 이용해 5G SA 통신을 구현했다. SK텔레콤은 올해 상반기 중 세계 최초로 '5G SA' 통신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다.

LG유플러스도 최근 5G SA 표준을 기반으로 다양한 장비회사에서 만든 코어장비와 기지국 장비, 부가 장비 등의 연동 테스트를 진행하고, 이를 통해 5G 서비스 시연에 성공했으며 KT는 지난해 12월 5G 핵심 기술 중 하나인 CUPS(Control & User Plane Separation)기술을 적용한 기업전용 5G 망을 국내 최초로 구축 완료했다.

이외에도 다양한 분야에 5G를 활용·적용하기 위해 열중하고 있다. 첫 돌을 두 달 가량 앞두고 있는 5G. 이제 슬슬 걸음마를 할 시기가 됐다. 그리고 ‘엄마’, ‘아빠’를 말할 때가 됐다.

“어머, 아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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