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신당·미래한국당·안철수신당 등 총선 전 신당 붐, 새로운 선거 변수로

[시사포커스 / 백대호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심재철 원내대표,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가 5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미래한국당 중앙당 창당대회에 참석했다.
[시사포커스 / 백대호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심재철 원내대표,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가 5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미래한국당 중앙당 창당대회에 참석했다.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총선이 7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개정된 선거법 등을 비롯한 여러 이유로 야권에서 신당 창당에 본격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준연동형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한 선거법 개정 때문에 비례대표 득표 목적에서 자유한국당이 내놓은 미래한국당은 물론 새로운보수당 등과 보수통합을 위해 추진 중인 가칭 통합신당, 안철수 전 의원이 바른미래당을 나와 만들고 있는 안철수 신당부터 사실상 손학규 대표만 남게 된 바른미래당도 민주평화당, 대안신당과 통합하는 신당 준비에 돌입하는 등 최근 들어 야권발 정계개편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다양한 신당이 나오면서 21대 국회에선 다당제 구도가 확실하게 굳어질 것인지 벌써부터 세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현재 무당층도 상당한데다 일각에선 여당에 맞서기 위한 통합 차원에서 신당을 준비 중인 만큼 향후 원내가 어떤 방향으로 재편될 것인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통합신당부터 미래한국당까지…‘신당 출범’에 당력 쏟는 한국당

먼저 신당 열풍의 선두에는 보수통합을 위해 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을 중심으로 일찍이 논의되어온 ‘통합신당’(가칭)이 있다. 비록 통합신당이란 신당 명칭부터 한국당에서 정한데다 새보수당에선 하태경 책임대표가 지난 4일 “당명 협상도 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아직 양당 간 통합 논의가 세부적인 부분까지 진전된 것은 아니나 일단 보수부터 중도까지 포함한 통합을 염두에 두고 있는 혁신통합추진위원회에서도 한국당과 마찬가지로 오는 6일부터 통합신당 준비위원회를 출범시키며 열흘 내 신당 창당 작업을 매듭짓겠다는 방침이어서 통합열차는 이미 기호지세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주도권을 쥐기 위한 양당 간 신경전은 이미 핵심인 지도체제 형태나 구성을 놓고도 벌어지기 시작했는데, 우선 한국당에선 자당의 최고위원회와 공천관리위원회 자리를 일부 늘려 통합 세력에 나눠주겠다는 의견을 혁통위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황교안 대표도 5일 주요 당직자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그렇게 해야 통합을 할 수 있다”고 밝혔으나 자칫 흡수통합으로 비쳐질 수 있다 보니 새보수당에선 정운천 공동대표가 “그런 구상에 동의할 수 없다”고 단호히 일축했다.

심지어 새보수당 뿐 아니라 혁통위조차 한국당과 엇갈린 입장을 내놨는데, 박형준 혁통위원장은 “그런 것들은 앞으로 통합신당준비위원회에서 논의할 문제지 지금까지는 합의된 바 없다”면서 속도조절에 나섰으며 비단 지도체제 외에 통합신당준비위원회와 관련해서도 새보수당에선 하 책임대표가 4일 “양당 협의체가 구체화돼 합당하는 신설 정당을 만들 때는 법적으로 창준위(창당준비위원회)를 만들 필요 없다. 정당법 19조에 명확히 있다”고 주장하면서 6일로 예정된 한국당과 혁통위의 창당 일정에 맞출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당과 혁통위는 총선까지 이제 얼마 안 남았기에 당초 일정대로 6일 통준위를 발족할 계획인데, 일단 지도부는 4~5인 규모의 공동 위원장 체제가 될 가능성이 높으며 새보수당과 전진당의 이탈을 막고자 최고위원 2자리와 공관위원 2자리를 추가 배정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이와 별개로 양당 통합이 무산될 가능성도 고려해 새보수당이나 한국당 모두 자체적인 공천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선거 준비를 진행 중인데, 이 과정에서 한국당은 패스트트랙을 통해 개정된 선거법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포함하고 있어 거대정당인 자당에 이전보다 불리해진 만큼 별도의 비례대표 정당도 창당했는데, 선관위에서 불허한 ‘비례한국당’ 대신 새로 내놓은 미래한국당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던 한선교 의원을 대표로 내세운 미래한국당은 5일 오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창당대회를 개최하며 본격 출범했는데, 한국당 지도부가 총출동한 것은 물론 심재철 원내대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인해 탄생한 한국당의 자매정당”이라며 높은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고, 이미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의원들 중 조훈현 의원을 사무총장, 김성찬 의원을 최고위원에 내정하는 등 미래한국당으로 당적을 옮길 현역 의원 수를 후보자 등록 마감일인 내달 27일 이전까지 점점 늘려가 비례대표 투표용지에서 한국당과 동일한 두 번째 칸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위성정당을 활용하겠다는 한국당의 전략을 경계한 더불어민주당에선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가 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를 거론하면서 “이 와중에 미래한국당이 출범한다는데 정말 코미디 같은 정치현실에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 선거에 몰두하거나 진영을 통합할 때가 아니다”라고 견제구를 던지고 있는데, 설령 비례민주당을 출범시키고 싶어도 스스로 선거법 개정을 주도한 입장이다 보니 이를 무력화시키는 것과 다름없는 행보를 하다간 자칫 역풍을 맞을 수도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비례전용 정당의 출현을 바라보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한국당 역시 미래한국당이 비례대표 투표용지에서 기호 2번으로 올라가는 목표를 이루게 될지는 아직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인데, 현재까지 한선교 대표를 포함 4~5명의 현역 의원 외엔 불출마 선언을 한 의원들 중 적잖은 이들이 미래한국당으로 옮기는 데엔 난색을 표하는 것으로 알려져 알단 한국당은 투표용지가 확정된 다음 날인 내달 28일 미래한국당을 탈당해 다시 한국당으로 돌아올 수 있게 해주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또 다른 변수는 제3당의 규모인데, 기존에는 원내교섭단체 자격을 가진 바른미래당이 제3당이어서 미래한국당이 비례대표 투표용지에서 2번을 차지하려면 최소한 현역 의원이 20명 이상 한국당에서 당적을 옮겨야 하지만 현재 바른미래당에서 손학규 대표의 퇴진 거부 후폭풍으로 현역 의원들의 탈당 행렬이 이어지고 있어 총선 전까지 원내교섭단체 자격을 갖춘 제3당이 다시 나오기 어려워졌다는 점은 미래한국당에 어느 정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 安, 이름 건 ‘안철수 신당’으로 재기 도전…4번째 창당, 총선 파급력은?

[시사포커스 / 백대호 기자] 안철수 전 의원이 5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투쟁하는 중도,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시사포커스 / 백대호 기자] 안철수 전 의원이 5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투쟁하는 중도,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그동안 제3당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바른미래당이 최근 당권파까지 이탈하면서 스스로 무너지고 있어 현재로선 그 뒤를 이어 제3당이 될 가능성이 높은 정당 중 하나로 안철수 전 의원이 창당하려는 안철수 신당(가칭)이 유력하게 꼽히고 있는데, 실제로 바른미래당은 손 대표 측근이던 3선의 이찬열 의원부터 지난 4일 탈당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원내교섭단체 자격을 잃게 됐고, 5일엔 김성식 의원까지 “시대교체를 이루는 일에 무소속으로 작은 힘이라도 보탤 것”이라며 떠난 데다 패스트트랙 정국 당시 적극 앞장서면서 손 대표에 힘을 실어준 김관영 의원마저 오는 6일 탈당할 것으로 전해져 사실상 공중분해 수순을 밟고 있다.

이에 따라 이전까지만 해도 안철수계 의원 대다수가 비례대표 출신이란 점에서 의원직을 유지한 채 당적을 옮길 수 있게끔 제명될 수 있을지 여부가 우선 안 전 의원의 신당 규모를 결정짓는 주요 변수로 작용했으나 지금처럼 지역구 의원들이 계속 바른미래당을 탈당할 경우 비례대표 의원끼리 당에 남아 ‘셀프 제명’으로 출구를 모색할 수 있기에 안 전 의원으로선 세력을 보존한 채 신당을 만들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래선지 안 전 의원도 손 대표와 돌아선 이상 신당 창당을 위한 행보에 전력을 쏟고 있는데, 지난 2일 정치혁신 언론인 간담회를 열고 신당의 비전과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4일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작은 정당, 네트워크 정당, 공유정당, 혁신정당이 신당의 지향점임을 천명했으며 5일엔 국회 의원회관에서 ‘투쟁하는 중도,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토론회를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실용적 중도가 무엇인지 분명히 말씀드렸고 그 길을 꿋꿋이 가겠다”면서 기존의 진영정치와는 선을 긋겠다는 의지도 확실히 드러냈다.

한 발 더 나아가 안 전 대표 측에선 창당을 위한 구체적 일정도 내놓기 시작했는데, 김철근 전 국민의당 대변인은 지난 4일 안 전 대표의 신당 관련 기자회견 직후 “3월1일 목표로 창당을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중앙당 창당 과정에서 ‘안철수신당’을 쓰기로 결정했고 총선 때까지 (같은 당명으로) 계속 가는 것도 배제할 수 없다”며 오는 9일 1차 발기인 대회를 열고 창당준비위원회를 출범해 서울과 경기, 인천, 대전, 충북, 세종, 광주 등 7곳에서 시·도당을 창당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지난 3일엔 이태규 바른미래당 국회의원과 김경환 법무법인 민후 변호사를 신당 창당 추진기획단장으로 선임한 데 이어 다음 날인 4일엔 부단장(정책3실장 겸임)에 장환진 전 국민의당 기조위원장, 정세대응 기획1실장에 김윤 북촌학당 학장, 창당일정 조율 기획2실장에 이현웅 변호사, 공보실장에 김철근 전 대변인, 정책 일반 정책1실장에 김경순 전 정책네트워크 내일 수석연구원, 정강정책 정책2실장에 김현배 동국대 정외과 겸임교수 등 실무 인선까지 줄줄이 확정했다.

비록 바른미래당 의원들 중 당권파 일부는 무소속 출마를 택해 탈당 의원이 전부 안철수신당에 합류하는 것은 아니다 보니 총선 전 원내교섭단체 정당으로 키우기는 어렵겠지만 바른미래당 충북도당의 전 지역위원장 5명이 5일 탈당과 더불어 안철수신당 합류를 공식 선언하는 등 긍정적 신호도 이어지고 있어 안 전 대표의 신당이 향후 어느 정도로 성장하느냐 여부가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을 만든 한국당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 ‘나홀로 정당’ 위기 맞은 孫, ‘호남정당 통합’ 혈로 삼아

[시사포커스 / 오훈 기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국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시사포커스 / 오훈 기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국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당권파까지 등을 돌리면서 벼랑 끝으로 몰린 손학규 대표는 이미 배수진을 쳤다는 듯 당권을 놓기는커녕 자신에게 사퇴를 요구하며 당무 거부에 들어간 주요 당직자들을 모두 해임하는 등 한층 강경하게 대응했는데, 지난 4일 자신의 측근이던 장진영 당 대표 비서실장과 임재훈 사무총장, 이행자 사무부총장을 해임했고, 최고위원 역시 김관영·주승용 의원 대신 강석구 울산시당위원장과 김경민 김제부안위원장을 내정하는 초강수를 뒀다.

그러자 해임 통보를 받은 이 사무부총장은 즉각 탈당계를 제출했으며 임 사무총장도 입장문을 통해 “저와 당 재건을 위해 혼신을 다해온 중진들을 내쳐서 손 대표가 살 수 있는 길이 있다면 그 길은 다시 토담집으로 가는 길 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는데, 같은 날 당 사무처 부서장들이 당의 화합과 정상화를 촉구하는 성명서까지 당 대표실에 전달했음에도 손 대표는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는 대신 민주평화당, 대안신당 등 호남정당과 손을 잡는 방향으로 돌파구를 모색했다.

과거 유승민 의원 측의 의심어린 시선에도 줄곧 부인하는 듯했던 손 대표는 바른미래당의 창업주 격인 유 의원과 안 전 의원이 모두 탈당하자 거리낄 것 없이 호남정당들과의 재통합을 공식화했는데, 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그는 “한국 정치 구조를 바꾸기 위한 제3지대 중도 통합은 대안신당과 민주평화당 등 기존 정당들과의 통합만으로는 완성될 수 없지만 중도 실용을 추구하는 이들 정당과의 통합은 필수”라며 “제3지대 정당 통합과 새로운 미래 세대와의 통합이 끝나면 제 역할이 거기까지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하겠다. 내일이라도 당이 통합되면 당 대표를 안 할 것”이라고 다시금 자신의 사퇴를 전제로 공약을 내걸었다.

특히 손 대표는 이미 이들 정당과의 사전 논의가 진행돼 왔다는 듯 이날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 주 내 발표도) 가능하면 생각하고 있고 상당히 빨리 진행될 수 있다. 좀 더 속도를 내서 빠른 시일 내 가시적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는데, 자신의 대표직 사퇴와 관련해선 “총선 전에 통합이 돼야 하고 당이 통합되면 새롭게 당 대표가 만들어질 건데 그 대표를 안 한다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바른미래당과 대안신당, 민주평화당의 통합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규모 면에서 안 전 대표의 신당과 경쟁하게 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데, 다만 손 대표가 과거와 마찬가지로 이날 “날 나가라고 하는 사람들은 날짜를 잡아 놓고 무조건 나라가는 것인데 그게 아니란 얘기”라고 강조한데다 그간 통합이 성사되지 않은 이유와 관련해서도 “‘날짜를 일주일 안에 해라’, ‘열흘 안에 해라’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어서 거부했다”고 밝혀 안 전 의원 때처럼 양측 간 이견으로 불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손 대표는 통합 후 출마할 가능성에 대해선 “공짜로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한다는 생각은 안 한다. 많은 사람들이 지역구에 나가 앞장서 뛰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하지만 지금은 그런 말을 할 필요가 없다”며 향후 지역구 출마 가능성을 열어두는 듯한 모습도 보였는데, 자신의 사퇴 거부로 현역 의원들이 탈당하면서 나홀로 정당으로 전락한 만큼 그가 공천 받을 가능성을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도 없지 않지만 여전히 약 100억 원에 이르는 당 자산을 호남정당들과의 통합 과정에서 본인의 협상력으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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