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들어선지 어느덧 3년이 다 되어간다. 많은 사람들이 피로감을 호소하고 좌절과 분노를 드러내고 있다. 경제는 망가지고, 살림살이는 어렵고, 국론은 분열되고, 나라 위신은 떨어지고...

‘희망이 없다’는 사람들이 주변에 너무나 많다. 이런저런 얘기를 들으면서 “문재인 정부를 가만히 들여다보니 중국의 마오쩌둥 시절을 닮았구나”는 생각이 들었다

#장면 1 - 허황된 약속들

중국 공산당의 역사는 ‘허황된 약속 그리고 약속 파기’로 점철된 역사다.

마오쩌둥은 모든 세력에게 그들이 원하는 것을 약속함으로써 정권을 잡았다. 농민에게는 땅을, 소수민족에게는 독립을, 기업인에게는 사유재산의 보호를 약속했다. 지식인에게는 자유를, 노동자에게는 보다 높은 생활수준이 있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중국 공산당은 ‘新(신)민주주의’라는 기치아래, 즉 가장 강력한 적들을 제외한 모든 세력에게 협력을 약속함으로써 다수를 자기편으로 끌어들였다. 마오쩌둥의 약속을 믿은 민주당 같은 수많은 비공산주의 조직들이 공산당의 지배를 받으며 정권에 동조했다.

중국에서는 결과적으로 농민은 땅을, 소수민족은 독립을, 기업인 재산을 잃었다. 지식인은 자유를 박탈당했고 노동자는 공산당의 종이 되어 죽도록 일만 해야 했다. 중국 인민의 삶은 ‘비참한 노예의 삶’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 모두가 잘 사는 나라를 약속했다.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라는 게 문재인 정부의 국정철학이었다. 문 대통령은 심지어 “경제는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과는 전혀 다르다. 성장률은 2017년 3.2%에서 2018년 2.7%로 낮아지더니 지난해에는 2.0%가 됐다. 그마저도 나랏돈(국민이 낸 세금+국민이 앞으로 갚아야 할 빚)을 마구 풀어 2.0%의 성장률을 달성했다. 국민들의 돈을 가져가다 마구 쓰고 빚(지난해 재정적자만 50조원 이상,국민 1인당 100만원)마저 안기면서도 “선방했다”고 자화자찬했다. 실질 국내총소득(GNI)는 외환위기 시절(1998년) 이후 21년 만에 ‘감소’를 나타냈다. 실질 GDI는 국민들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데이게 ‘마이너스 0.4%’를 보인 것이다. 국민 지갑을 홀쭉하게 만들어놓고도 ‘경제가 올바른 방향’이라니 참으로 기가 찰 노릇이다.

공정과 정의가 그렇게 강조되는데도 문재인 정부 들어서 ‘아빠 찬스, 엄마 찬스, 할아버지 찬스, 대통령 찬스’ 등은 왜 그렇게 많아졌는지 제대로 설명하는 사람이 없다. 하기야 누가 봐도 범법자인 ‘조국 수호와 조국 대변인’ 노릇에 대통령이 앞장서는 형국이니 ‘공정과 정의’가 어디에 발을 붙일 수 있을까.

문재인 정부는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고, 노동을 존중하고, 사회적 평등을 추구하고, 개인보다 사회의 이익 증진을 우선해야한다’는 방향으로 나라를 이끌어 가고 있다. 많은 국민들은 이러한 약속들이 ‘좌파 사회주의 국가의 구호’이며, 이 모든 걸 한 단어로 ‘사회주의’라고 한다는 사실을 잘 모르는 것 같다.

#장면 2 – 홍위병들과 문빠들

마오쩌둥은 권력의 화신이었다. 1950년대 말 자신이 주도하던 ‘대약진 운동’이 4천만 명 이상의 사망이라는 대실패로 끝나자 당내에서 권위가 크게 흔들렸다. 권력에 위기를 느낀 마오쩌둥은 ‘국가와 사회의 구조, 개개인의 정신 개조’를 주장하면서 ‘구사상, 구문화, 구풍속, 구관습’을 자본주의와 봉건주의의 유물로 규정하고 이를 타파하자고 주장했다. 선봉장으로 중학생부터 대학생까지로 구성된 홍위병이 동원됐다.

생각이 없는 어린 홍위병들은 오로지 ‘마오쩌둥만이 진실’이라고 주장하는 무리였다. 마오쩌둥은 베이징에서 무려 1,200만 명의 홍위병을 사열하며 이들이 각 지역의 당 지도자들과 교사, 지식인 등을 괴롭히고 처형하도록 사주했다. ‘마오쩌둥 어록’에 세뇌당한 홍위병들의 활약으로 자신의 권력 기반이 탄탄해지자 마오쩌둥은 1967년 홍위병 해산을 명령하고 군대를 투입했다. 권력의 충견 노릇을 했던 홍위병들은 내팽개침을 당한 이후에야 “자신들이 너무 어리석었다”고 자책했다.

문재인 지지자들은 스스로를 “우리 문파(文派)" "우리 오소리(문 대통령 지지자를 지칭)"라고 부른다. 그들은 1월 18일 토요일에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조국 수호' 집회를 열었다. 그러면서도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이제는 국민도 조 전 장관을 놓아주자“고 말하는 것에 호응해 앞으로 집회를 열지 않기로 했다. 그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생일(이달 24일)을 앞두고 생일 케이크를 자르고 축하 노래도 합창했다. 그들의 언행을 보면 홍위병의 모습이 연상된다. 자기 생각이니 비판의식은 전혀 없이 ”문재인 대통령은 모두 옳다“는 생각만 갖고 있기 때문이다. 스스로를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적 노예’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그들을 보는 많은 사람들이 ‘오르지 박근혜만 외치는 박빠 태극기부대와 뭐가 다른가”라고 반문하는 것을 그들은 알까. 아마 세월이 흐르면 자신들이 연 ’조국 수호‘ 집회를 참으로 부끄러워 할 것 같다.

장면 # - 그래도 희망을 거는 바보 같은 사람들

삶이 너무나 고단하고 힘들 때 유일한 탈출구는 희망이다. 비록 그 희망이 ‘희망 고문’에 불과할지라도.

중국 공산당은 마오쩌둥 시절 “마오쩌둥은 진심으로 인민의 최상의 이익을 생각한다”고 가르쳤다. 옛날에 ‘황제나 왕은 자애로우나 그 신하들이 무능력하고 부패해 백성들의 삶이 힘든 것이다.’는 생각을 주입시키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실제로 마오쩌둥 시절 중국에서도 부패한 간부가 자애로운 주석의 명령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는 믿음이 널리 퍼져 있었다. 마오쩌둥이라는 반신(半神) 즉 신격화된 존재는 착한 편이었다. 마오쩌둥이 극악무도하고 ‘권력의 화신’임을 몰랐으며, 설령 알았더라도 애써 외면했다. 마오쩌둥이 모든 문제의 근원임을 일부러 부정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설을 앞둔 23일 ”올해는 국민 모두가 확실한 변화를 체감하면서 희망을 키울 수 있도록 더 부지런히 뛰겠다”고 인사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새해인사 영상에서 “대한민국은 작지만 강한 나라다. 우리의 빠른 성장과 역동성, 높은 시민의식과 한류 문화에 세계가 경탄하고 있다”며 이렇게 희망을 얘기했다.

전형적인 문빠들과 친정부 세력들은 문재인 대통령을 보면서 “마음은 착하고 사심이 없잖아. 그 밑에 사람들이 제대로 못해서 그렇지”라고 희망을 거는 것 같다. 전형적인 착각이 아닐 수 없다. 문제의 근원은 대통령이고, 그가 단행한 ‘엉터리 인사, 측근 챙기기 인사’와 그가 고집스레 밀어붙이고 있는 ‘소득주도성장, 탈원전, 친노조-반기업 정책, 세금 퍼붓기 포퓰리즘’이 경제와 민생을 망가뜨리고 있음을 애써 외면하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야말로 ‘권력의 화신이자 오로지 자기편만 바라보고 챙기는 정치인’임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한다. 마치 마오쩌둥 시대의 중국인들처럼.

마오쩌둥 시대의 중국인들은 오랜 세월이 흐르고서야 착각에서 벗어났고, 자신들이 ‘마오쩌둥의 권력을 위한 도구에 불과했으며, 개돼지보다 못한 존재’라는 사실을 인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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